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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 20년,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할 것인가? [등록일 : 201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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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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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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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 20,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할 것인가?

손종도 (기획홍보팀 부장)

2015년 올해는 분단 70년,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다. 분단과 함께 맞이한 광복이 70년을 넘고 있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그리고 남과 북은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가? 무거운 질문으로 글머리를 연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단체들은 2015년 올해를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올해가 대북 인도지원이 20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대북 인도지원 단체들은 20년 전인 1995년을 대북 인도지원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물론 95년 이전에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사업이 일부 있었다. 국내 일부 단체들이 1994년 북한에 의료 기자재를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1995년에는 종교계에서 옥수수 500톤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인도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은 1995년 9월 이후로 보고 있다. 북한의 수해 발생과 국제사회에 대한 지원 호소를 계기로 1995년 9월부터 대북 인도적 지원이 사회적 의제로 설정되었으며 또한 실제적인 지원운동으로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1996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비롯, 대북 지원을 주력으로 하는 단체들이 창립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인도적 대북지원이 이제 20년을 맞았다.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더해져야 하는가?

인도주의와 동포애 차원에서 시작된 국내의 대북지원은 지난 20년 동안 북한의 식량난 해소는 물론 농업축산, 보건의료, 산림녹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어 북한의 인도적 상황 개선에 기여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이 점차 개발협력 분야로까지 확대되면서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통일 기반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서의 역할이 모색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남북 당국간 정치적 사안으로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북지원은 남북관계의 상황 요인과 국내외 정치적 환경에 따라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기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대북 인도지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위축된 대북지원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별다른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벌써 5년이 넘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우선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점은 대북지원의 실제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가령 물자 분배와 관련한 모니터링 논란은 실제 인도적 대북지원을 펼쳐왔던 민간단체의 입장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민간단체 사업의 경우 1회적인 지원으로 그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정부의 식량 지원과는 달리 민간단체들은 개발지원의 양태를 띠며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이에 따라 물자 전용의 우려나 모니터링의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 유엔 기구나 유럽의 국제 NGO들은 평양 상주를 통해, 남쪽의 민간단체들은 거의 1주일 단위로 이어지는 잦은 사업 현장 방문을 통해 모니터링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개발지원 방식의 사업 특성상 남쪽에서 지원한 물자가 현장에 없을 경우 더 이상의 사업 진전이 어려운 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또 하나 들 수 있는 것은 우리 남쪽의 대북지원이 북한의 인도상황 개선에만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연관되어 있다. 국내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이 북한 주민들의 삶 개선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남과 북의 동질성 회복에도 상당한 역할을 했는데, 그러한 점들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동안의 인도적 대북지원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되었던 이러한 내용의 실마리를 우리는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신년구상 발표 및 기자회견 자리에서 “남북한의 주민들이 그동안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서로 다른 체제 속에 살았기 때문에 이것이 우리가 과연 같은 민족이냐 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생각하는 방식이라든가 생활방식이 너무나도 달라졌습니다.…… (유럽의) NGO들과 한국의 NGO들이 힘을 합해서 북한의 농업이라든가 또는 축산업, 이런 것을 지원한다면 이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도 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북한 주민에 대한 이해라든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3월에는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씨뿌리기에서부터 추수까지 전 과정에서 남북한이 협력한다면, 그 수확물뿐만 아니라 서로의 마음까지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사실 국내 대북지원 단체들이 그동안 펼쳐온 활동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북한의 한 협동농장에서 3년간 북한 주민들과 농사를 같이 지었으며 그 과정에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소중한 경험들을 해왔다.

국내 민간단체들이 지난 20년간 진행했던 대북 인도지원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서는 최근 학계에서도 새로운 시각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미시연구소는 지난해 ‘접촉지대’를 화두로 삼아 “대북 인도적 지원과 남북한 마음의 통합”이라는 제목의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향후 이러한 내용의 연구는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한편 지난 20년간 진행된 대북지원의 경험은 한반도 갈등 상황의 진전 없이 북한의 인도적 상황이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다분히 대북 인도지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국제사회는 다른 저개발 지역에 비해 분쟁 지역에서의 인도적 지원 및 개발협력 사업의 효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을 주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적원조비용(ODA)의 약 37%가 분쟁 국가를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들 중 어느 한 국가도 단 하나의 새천년개발목표(MDGs)조차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는 인도적 지원을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이들 지역의 분쟁 및 국내외 정치적 상황은 지원의 효과성을 저해하는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인도지원, 개발협력과 지역의 평화를 연계하는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평화를 고려한 지원 전략을 통해 분쟁지역에서 인도적 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의 대북지원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북한의 인도적 상황이 여전히 큰 폭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한반도 갈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 물자지원을 넘어 북한이 가진 인도적 문제의 포괄적 원인과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갈등 요소들을 고려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인도지원 NGO, 평화 NGO, 남북통합 NGO를 지향하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앞으로 이러한 전략 수립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이러한 일은 2016년 창립 20주년을 맞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향후 20년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는 초석이 될 것이다.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소식지 제86호에 실린 글을 홈페이지에 다시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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