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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곡리 협동농장에 벼베기를 다녀왔습니다. [등록일 : 2006-10-26]

[스토리]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7-03-24 11:53
조회/Views
1839
당곡리 협동농장에 벼베기를 다녀왔습니다.

지난 9월28일 당곡리 협동농장에서는 남북 공동 벼베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경기도가 북측의 당곡리협동농장과 벼농사 공동협력사업으로 재배한 벼를 처음으로 수확하는 자리였습니다.

9월말 당곡리 들판은 황금빛으로 변해 있습니다. 지난 5월말 보행이앙기를 이용해서 처음 모내기를 할 때 당곡리 주민들의 불안해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불과 15cm 정도의 조그만 어린모를 이앙기가 심어가는 꼴이 미덥지가 못했던 겁니다. 게다가 손으로 모내기 한 것처럼 모가 제대로 꼽혀 있는 것도 아니고 모내기한 논은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벼농사는 1년에 한번 재배합니다. 그러니 어찌 걱정스럽지가 않겠습니까.

하지만 주민들의 마음은 20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가면서 “불안”이 “다행”으로 다시 “안심”으로 바뀌어 가다 수확기가 다가오자 “기쁨”으로 변해 갔습니다. 엉성하던 모들이 땅내음을 맡으면서 단단하게 뿌리를 박더니만 시간이 지날수록 포기가 커지기 시작합니다. 한포기당 4-5개씩 심었던 이삭수가 16개에서 19개정도로 늘어나면서 수확량 증대가 눈앞에 보이는 것입니다.

벼가 익어 갈수록 남측 방문단에 대한 대접이 달라졌습니다.

금년 농사를 지으면서 남측 방문단은 한 달에 평균 1-2회 당곡리를 찾았습니다. 남측에서 보낸 물자를 확인하고 농사 작황을 살피고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방문단이 당곡리에 가면 시간절약을 위해 점심을 현장에서 먹습니다. 처음에는 호텔에서 도시락을 준비해 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 당곡리 협동농장에서 점심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당곡리 아주머니 몇 분이 식사를 준비해서 들판으로 가져다주는데 시간이 가면서 점심을 준비하는 내용이 달라져 갔습니다. 처음에는 조용히 집에서 식사를 준비해서 날라다 주었습니다. 그러다 7월초 방북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동안 방북이 뜸하다 한 달 보름 쯤 지나 지난 8월30일 당곡리를 갔을 때는 들판 현장에 솥을 걸어놓고 닭백숙을 해먹었습니다. 그리고 9월16일 방북 때는 닭백숙과 함께 아주머니 몇 분이 아예 들판에다 임시 화덕을 만들어 무쇠솥뚜껑을 걸어놓고는 햇강냉이와 햇녹두로 만든 지짐이를 구워 주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우리의 대북지원이 당곡리 주민들에게 맛나고 비싼 음식을 대접받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분들의 마음과 정성의 대접은 받고 싶습니다. 햇강냉이와 녹두를 곱게 갈아 반죽해서 불판을 앞에 놓고 지짐이를 구어 주던 그 정성이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큰 대접이 아니겠습니까?

중참 값은 해야 합니다.

자 다시 벼베기 소식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지난 9월28일 오전, 당곡리 2반 앞 들판에는 벼베기 일꾼들이 모였습니다. 남북의 벼베기 일꾼들입니다.

권두현 행정부지사를 포함해서 경기도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서 벼베기 행사를 위해 40여명의 일꾼들이 당곡리를 방문하였습니다. 북측에서는 김영일 당곡리 협동농장 관리위원장과 당곡리 주민들이 참여했고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에서도 이충복 부회장과 함께 참사들 여러 명이 모였습니다.

일꾼들이 수확해야 할 면적은 1000여 평. 이중 200평은 재래식 방법인 낫으로 나머지는 콤바인을 사용했습니다. 콤바인은 남측에서 100정보 수확을 위해 3대를 지원했습니다.

벼베기 하기 전 남측 참가자들의 의욕은 대단했습니다. 북측에서 너무 작은 논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걱정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벼베기가 시작되자 일꾼들 땀만 흐르고 면적은 줄어들지가 않았습니다. 점점 벼베는 일꾼보다 서있는 일꾼들이 많아져갈 즈음 누군가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당곡리 주민들이 마련한 중참 값은 해야 합니다.”

겨우 낫으로 벼베기를 마칠 즈음 콤바인이 수확을 시작했습니다. 40여명(물론 초보자가 대부분이지만)이 1시간정도 헉헉대며 200평을 수확했습니다. 그런데 콤바인 1대가 800평을 수확하는 데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탈곡까지 되어 나옵니다. 참석한 사람들의 감탄이 절로 나오고 한편으로 허탈하기 했습니다. 아마 그 기분은 콤바인 옆에서 낫으로 벼베기를 해 본 사람이면 알 겁니다.

감탄의 눈으로 콤바인을 바라보던 당곡리 주민들의 모습을 생각해 보십시오.
콤바인은 당곡리 협동농장의 벼 수확량 증대와 벼 수확 후 밀을 심는 이모작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벼를 손으로 베어 말리고 다시 운반해서 탈곡기를 이용해서 타작을 하면 그 과정에서 수확량의 10%정도가 감소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콤바인을 이용하면 오히려 10%정도 증산효과가 있는 것이지요.

햇곡식으로 빚은 송편 맛 보시라우요.

벼베기를 끝낼 즈음 당곡리 아주머니 몇 분이 중참을 준비해서 들판에 펼쳐 놓기 시작했습니다. “남쪽 손님들 이리로 오시라우요.”
“금년에 농사한 것입니다. 맛이나 보십시오”
비닐 깔판위에 놓인 고구마, 옥수수, 아가씨토마토, 떡이 그렇게 먹음직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모두들 자리를 잡고 앉자 김영일 관리위원장이 떡이 담긴 접시를 들었습니다.
“여기 놓인 것들은 금년에 저희가 수확한 것입니다.”
“특히 이 떡은 금년에 수확한 쌀로 만든 송편입니다.”
“남측 손님들이 오신다 해서 무얼 준비할까 하다가 추석도 가까워 오고해서 송편을 준비했습니다.”
“차린 것은 없더라도 정성이라 생각하고 많이 들어 주십시오.”
“여러분들의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당곡리 들판에서 먹는 송편이 참 맛있었습니다. 거기에 당곡리 주민들이 직접 빚은 강냉이 술도 한잔하면서…….

당곡리는 지금 변하고 있습니다. 3700여 평의 비닐하우스에는 방울토마토, 오이, 호박을 심어 소득을 올렸습니다. 금년 가을에는 남측 원예전문가와 협의하여 양파를 심었습니다. 마을앞 도로는 포장이 거의 끝났습니다. 비가와도 질퍽거리는 길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 이상 먼지를 맡으며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도정공장 건립도 한창입니다. 도정공장이 완공되면 올가을부터는 벼를 깨끗하게 도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규모가 넉넉하니 다른 지역 벼도 도정을 해 줄 수 있습니다. 물론 공짜는 아니고 사용료를 받으면서요.

당곡리 주민들은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남과 북의 협력은 당곡리 주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영글어 가게하고 있습니다.

아가씨 토마토
방울토마토가 북으로 가서 아가씨토마토가 되었습니다. 아가씨들이 한입에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부릅니다. 북에서 방울토마토는 생소한 과일입니다. 북측에 따르면 당곡리에서 처음 재배하는 거랍니다. 물론 일부 호텔 음식점에 가면 초크전구 형태의 조그만 방울토마토가 음식에 섞여 나오기도 합니다. 유럽에서 들여와 심은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음식 재료로만 사용하지 바로 먹지는 않습니다. 당도가 높지도 않습니다. 당연히 일반에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수확해서 바로 먹는 조그만 토마토는 북측에서는 생소한 과일입니다. 방울토마토를 수확해서 평양시내 시장에 첫선을 보였더니 처음에는 반응이 신통찮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아가씨들이 먹기 좋다며 반응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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