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만성영양실조(stunting, 키성장 지연) 아동 비율이 2012년의 28%에서 2017년 19%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6월 20일 유니세프가 공개한 북한의 다중지표군조사(MICS; Multiple Indicator Cluster Survey)에서 나타난 것이다. 북한에서의 MICS 조사는 지난 2009년에 이어 8년만인 지난 2017년에 실행됐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이번 MICS는 지난해 북한의 통계 당국과 함께 8,500가구를 대상으로 여성과 어린이의 영양 상태 등을 조사한 것이다. MICS는 유니세프가 지난 20년 동안 빈곤 국가 어린이, 여성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해 온 조사 방법으로 현재 전세계 100여개 이상 국가에서 실시되고 있다.
유니세프가 지난 6월 20일 공개한 보고서(The 2017 DPR Korea MICS Survey Findings Report)에 따르면 북한의 만성영양실조 아동 비율이 1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9년의 조사 당시 28%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와 관련, 유니세프는 북한의 아동 영양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평양과 그 외 지역의 어린이 영양 상태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평양은 만성영양실조 아동 비율이 10%에 그쳤지만 양강도에서는 3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어린이 10명 중 한 명은 설사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사로 인한 탈수증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경구보급염(ORS) 사용 비율은 2009년 67%에 그쳤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7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가구 중 1/3은 여전히 오염된 식수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고 이런 상황은 시골로 갈수록 더 나빴다. 시골 지역 어린이들은 절반이 질병과 영양실조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보고서는 또 82% 가량의 북한 아동과 가족들이 적어도 기본적인 위생 서비스에 접근하고 있지만 배설물 처리가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인분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식수 오염과 아동들의 질병이 계속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니세프의 카린 헐쇼프(Karin Hulshof) 동아시아태평양지역 국장은 “좋은 데이터는 좋은 인도적 지원활동의 기초가 되고 데이터 조사는 생명을 살리는 기본 활동”이라면서 “이번 MICS 결과를 철저히 분석하는 작업을 곧 마무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세프측은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북한 여성과 어린이의 삶에 변화를 주고 있다”면서도 “북한 어린이들이 온전히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당국도 이번 MICS 결과에 대해 공개했다. 지난 6월 21일자 노동신문은 6월 20일 대동강외교단회관에서 ‘2017년 전국다지표조사결과발표회’가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번 다지표조사사업이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한 공화국 정부의 정책 작성과 국제적인 지속개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계획을 실행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