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간 홍대·상수 주변에 위치한 프로타주 갤러리에서 남북평화사진전 “사진에 담긴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사진전은 남북의 평화를 다시 이야기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자리로 북녘의 일상과 남북의 만남, 남북교류의 역사를 담았습니다.
전시장에서 먼저 반기는 대상은 계단에서 한 손을 들고 웃는 북녘 소년이었습니다. 북녘 소년의 기분 좋은 마중을 받으며 들어선 전시장 입구에는 “같이 걸을까?”라는 문구 위로 한 개의 우산을 들고 비바람을 피해 나란히 걷는 두 소녀가 보였습니다. 그 사진을 보니 10여 년 전, 어려운 상황에도 교류협력을 이어가던 남북의 모습이 개인적으로 오버랩되었습니다.
첫 번째 전시구역에는 <평범한 삶과 북녘의 소소한 이야기>를 테마로 북녘의 일상 모습이 전시되었습니다. 자전거 출근길 모습부터 아침 운동하는 할아버지와 손자, 마트에서 장을 보는 아주머니, 퇴근 후 대동강에서 음료를 마시는 모습까지 우리의 일상과 다른 점을 찾기가 어려웠는지 “여기가 다 북한이예요?”라고 묻는 20대부터 사진 속의 산 지형을 보며 인왕산과 비슷하다고 “나중에 꼭 등산가고 싶다”고 말하는 50대 관람객까지 그 반응들 또한 다양했습니다.
나머지 공간에는 남북교류협력의 역사를 농·축산, 산림, 보건의료로 구분하여 전시하였습니다. 벼베기하며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남북사업 관계자, 민둥산에 나무심기를 진행하는 신혼부부, 북측에 병원을 짓는 남측 기술자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과거에 한마음으로 협력했던 마음이 현재의 나에게까지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전시장 한 켠에는 평화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아빠 손을 잡고 관람 온 6살 꼬마숙녀부터 20대 커플, 다정한 노부부, 한반도평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다른 바람과 내용을 한 쪽 벽면에 가득 채워주었습니다.
남과 북의 교류협력은 10여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먼저 만남을 이야기하고 공유되고 공감이 확산되면 남과 북, 한반도의 평화가 우리 주변에 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이번에 사진전을 개최한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일반 시민들이 북에 대해 알고 이해할 수 있는 남북문화 소통의 자리를 많이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후원자 이상호 님의 관람소감] 남북평화사진전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다녀와서
남북평화사진전에서 나는 ‘남북의 무엇이 같은가?’에 초점을 맞춰 관람하였다. ‘50년을 함께 한 아내와 살면서도 여전히 다른 것이 많은데...’ 하는 내 마음의 소리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시된 사진들을 보며 나는 다소의 시차는 있을지라도, 남북의 아이들이 닮았고, 어른들도 닮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방진 깔개 한 장씩을 가지고 박연폭포에서 썰매를 타는 아이들은 미끄러운 비료포대를 타고 앉아 비탈 진 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며 깔깔대던 내 어린 시절과 닮았다.
사반세기의 긴 세월동안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한반도의 안팎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소망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협력의 손길로 쌓아올린 부동의 탑이다. 이런저런 어려움들이 있지만, 함께 힘을 합쳐 쌓아올린 공든 탑이기에 무너질 수가 없고, 무너져서도 안 된다.
다른 듯 닮은 남과 북. 우리는 본래 하나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시금 하나 될 그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