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7월 북한 전역에 발생한 태풍과 집중호우로 북한은 큰 인적•물적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이어진 폭우로 560여명이 사망•실종되고 144명이 다쳤으며 주택 8천600여 동이 파괴되고 4만 3천 700여 세대가 침수돼 21만 2천 2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농경지를 비롯한 생산건물의 파괴 및 유실의 규모 또한 클 것으로 추정되어 가뜩이나 힘겨운 북한의 식량상황이 더 악화되었다는 분석도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예년과 달리 올해 수해 피해상황을 구체적으로 또 즉각적으로 보도한 점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그만큼 북한지역에 올 여름 수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방증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국기상청도 지난 8월 7일 북한 강수량이 1973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7월 30일 UN에 수해 이재민 구호와 피해복구를 위한 식량과 연료 지원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평양주재 UN 기구들과 국제적십자사, 비정부기구들은 북한의 홍수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천내군과 평양남도 성천군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이후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UNICEF) 등 유엔기구들은 수해지원을 위해 39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 세계식량계획(WFP)는 지난 8월 4일 336톤의 곡물을 홍수피해가 가장 큰 북한 내 16개 군에 긴급 지원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제적십자사연맹(IFRC)도 북한 적십자회가 수해를 당한 2천500가구, 주민 1만명을 즉각 지원할 수 있도록 약 30만 8천 달러를 책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유럽에 본부를 둔 구호 단체들도 북한주민 지원에 나섰습니다. ‘저먼 애그로 액션’(German Agro Action)과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 ‘셸터박스’(Shelter Box) 등도 북한에 지원할 계획이 있음을 알렸습니다. 이미 독일의 민간 구호단체인 ‘캅 아나무르’는 이미 미화 31만 달러 상당의 구호물품을 황해남도 해주에 보낸바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수해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인도적 지원 움직임을 분주하게 가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재 유엔상주조정관실의 분석은 올해 북한 수해 복구에 총 470만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였습니다. 북한 수재를 정상화하는 데는 여전히 많은 지원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통일부는 인도적 지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현재로선 정부차원의 수해 지원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남한 내에서 정부차원의 지원 여부와는 별도로 민간차원에서 북한주민들의 수해를 돕기 위한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9월까지 수해 지원 모금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53개 대북지원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또한 지원 의사를 밝히고 9월 16~18일 수해지원 모금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매년 빈번하게 발생하는 수해는 북한주민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수해의 1차적 피해 즉 식량부족 및 주거공간 손실보다 수해로 인한 위생문제, 즉 전염병 및 수인성 질환의 확산 등과 같은 2차, 3차의 피해가 더 북한주민들에게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긴급구호 성격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북한 주민의 조속한 일상으로 복귀를 위해서라도 점진적이며 지속적인 지원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모쪼록 남한 내 북한 주민들을 돕고자 하는 민간의 움직임이 국제사회와 발맞추어 함께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