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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한 두가지 역할과 하나의 빛 - 차소민 인턴의 영화 <크로싱즈> 상영회 참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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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Date
2022-10-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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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0
10월 4일, 우리민족 사무처 활동가들은 영화 <크로싱즈(Crossings)> 상영회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영화 <크로싱즈>는 지난 2015년 북에서 남으로 DMZ를 건넌 'Women Cross DMZ' 프로젝트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입니다. 상영회에는 프로젝트 기획자인 크리스틴 안 WCD 사무총장, 메가폰을 잡은 디엔  림, 그리고 한미미 세계YWCA 부회장이 참석해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영화 <크로싱즈>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에서 트레일러를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상영회에 참여한 차소민 인턴의 감상문을 공유합니다 🙂

>영화 <크로싱즈(Crossings)> 예고편 보러 가기<




 

지난 10월 4일, 우리민족 사무처 식구들과 다큐멘터리 영화 <크로싱즈(Crossings)>의 상영회에 다녀왔습니다. 영화는 한반도 평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담고 있었습니다. <크로싱즈>는 ‘Women Cross DMZ’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실천 이후까지의 과정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Women Cross DMZ’ 는 2015년 전세계의 저명한 여성 운동가들이 모여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평양에서 파주까지, 걸어서 DMZ와 판문점을 횡단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지구 상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인 DMZ를 가로질러 평화를 외치는 여정인 것이죠. 물론, 그 여정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평화로운 미래를 향해 걸어가고, 앞으로도 함께 하자고 말합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성 평화 운동가들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나는 전쟁의 진실을 말하는 Truth Teller이고, 다른 하나는 직접 평화를 만들어가는 Peace Builder입니다. 그들이 이 여정에서 가장 처음 마주한 질문은 '왜 여성인가?' 였습니다. 그들은 '진실을 말하는 주체로서 여성들의 활동은 계속 이어져왔다'고 답변해 북측 정부의 승인을 받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전 세계 23명의 여성들이 한반도를 찾아 전쟁의 참상과 피해 상황을 조사하였던 과거의 활동 덕분이었죠. 2015년의 여정에서도, 여성 평화 운동가들은 평양에서 북측의 여성들과 전쟁 피해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보며, 전쟁의 참혹한 진실을 말하고 기억하는(Truth Teller) 역할은 단순히 과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님을 느꼈습니다. ‘전쟁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일‘이라는 당연하지만 무서운 진실은 갈등과 승패에 쉽게 가려지지만,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전쟁과 평화에 대한 지금의 논의에 이러한 진실이 더욱 중요하게 다뤄지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DMZ를 걸어서 건너는 것에 성공했을까요? 그들은 평화를 촉구하기 위해 행동하는 Peace Builder의 역할을 해나갑니다. 친북 논란과 많은 역경 속에서도 그들은 북에서 남으로 국경을 건너오는 데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당초 판문점을 통해 걸어서 남으로 내려오겠다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합니다. 당시 남측 정부의 승인이 나지 않았고, 유엔사도 국경을 걸어서 건너는 것에 반대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현재의 어려움과 매우 닮아있죠. 특히 국경을 걸어서 넘겠다는 협상을 할 때, ‘한국이 아니라 유엔사가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졌다‘는 활동가의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한반도 문제는 쉽게 남북만의 문제로 받아들여지지만, 한반도의 평화는 남과 북 외의 다른 나라들도 깊이 얽혀있는 문제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사진] 관객과의 대화 시간. 왼쪽부터 크리스틴 안 WCD 사무총장, 디엔 림 감독, 한미미 세계YWCA 부회장

 

영화를 본 직후, 시간이 남아 어느 백화점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1차 세계 대전 속 무기와 병사들을 미니어처로 재현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라는 엄청난 무기와 병력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라는 식의 설명에 무언가 기시감이 들었습니다. 전쟁의 승리는 사실 어떤 이의 죽음과 같은 말이라는 걸, 영화를 통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평화를 위한 노력과 달리, 일상 속에서 흔하게 마주하는 군사 훈련, 방위 산업, 군대에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습니다. 특히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분단된 지 100년도 되지 않은, 같은 민족 간의 죽고 죽이는 전쟁이 되겠지요. 전쟁을 멈추려는 노력하기보다 전쟁을 준비하는 것, 나아가 전쟁 끝에 승리하는 것. 그것은 정말 평화를 이루는 일일까요?

마지막으로, 평화를 이뤄가는 일은 ‘비관주의 속으로 들어가 빛 하나 찾고, 그 빛을 쫓아 가는 일‘이라는 영화 속 활동가 분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를 포함한 한반도의 평화를 꿈꾸는 모든 이들이 아무리 어둡고 투박하더라도 지금 지켜야 하는 평화란 무엇이며 따라가야 할 빛이 무엇인지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Women Cross DMZ의 활동가들을 포함해 평화를 위해 직접 기획하고, 행동하고, 기록을 남기고, 알리는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이 끝나지 않은 여정을 만들어오셨고, 만들어가고 계신 활동가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사진] 상영회에 참석한 차소민 인턴(왼쪽에서 두 번째)과 사무처 식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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