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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위기관리가 중요한 시기" - 2023년 북한 신년 메세지 분석과 정세 전망 토론회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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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Date
2023-01-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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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월요일이었던 1월 2일,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과 공동으로 <2023년 북한 신년 메시지 분석과 정세 전망>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종각역 인근의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본 토론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되었으며, 도합 300여 명이 관심을 갖고 참석 및 시청해주셨습니다. 두 기관은 2008년부터 작년까지 '북한 신년사'라는 이름으로 토론회를 진행하였으며, 북한에서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지 4년째인 올해부터 '북한 신년 메세지'로 토론회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사진] (왼쪽) 인사말 중인 최완규 상임공동대표, (오른쪽) 전체 사회를 진행하는 손종도 사무국장

최완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는 토론회를 여는 인사말에서 "올 한해는 토끼의 지혜를 빌어, 남과 북, 여야, 진보와 보수 진영 간에도 소통과 화해, 넉넉한 포용을 통해 평화를 정착시키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요한 바오로 2세가 쿠바 방문 당시 했던 "쿠바가 세계에게 문을 열어야 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먼저 세계가 쿠바에게 문을 열어야 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본 토론회에서 북한이 세계를 향해 마음 놓고 문을 열 수 있는 길을 찾길 바란다"는 말로 인사말을 마무리했습니다.

[사진] (왼쪽) 최용환 책임연구위원, (오른쪽) 이해정 통일경제센터장

정치군사 측면의 발제를 맡은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8기 6차 전원회의 보고에서는 북한이 처한 상황에 대한 위기 의식과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서의 자신감이 교차하고 있다면서, 북은 협상을 통한 핵폐기 가능성을 일축하고 한미일의 행보를 비난하며 핵무력 강화 및 공세적 활용을 공언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대남부분에 있어 원칙적 수준에 머물렀던 22년 8기 4~5차 전원회의와 달리, 금번 보고에서는 대남 적대감이 극명하게 표출되며 상당 분량을 할애했다는 점, 전원회의 기간 연이은 발사체 시험이 대남용이었음을 공개하는 등 전원회의와 미사일 발사를 연계했다는 점을 이례적인 특징으로 언급했습니다. 이후 '강대강' 대치 국면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북한의 도발이 다양한 방식과 높은 수위로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 정부는 '9.19 군사합의' 등 기존합의 이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남북관계에서의 명분 확보와 중장기적 견지에서의 남북간 신뢰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한, 핵사용은 북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지이기 때문에 군사적·비군사적 분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지적하며, 핵위협에 지나치게 집중하여 다른 부분을 놓치지 않도록 종합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은 경제사회 부문에 대한 발제에서, 북한은 2022년 예산수입 증가율 0.8%, 예산지출 증가율 1.1%로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재정 상황을 돌파하고자 지방정부 간 경쟁을 고취시키는 등 각 경제주체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주요 경제 성과로 의식주 중 '주'와 관련된 건설 부문의 성과만이 언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2023년은 당 제8차대회에서 제시된 5개년계획 3년차로, 5개년계획 실현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임을 북 또한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이 박사는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에도 자력갱생 기조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며, 북·중무역의 확대와 북한의 위드코로나 정책 선택 여부가 경제에 있어 주요 변수인 바, 국경 개방 속도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왼쪽) 신종호 교수, (오른쪽) 홍상영 사무총장

대외 환경에 대해 발제를 맡은 신종호 한양대학교 ERICA 중국학과 교수는, 이번 전원회의 보고 내용에서 북한이 대외환경에 대한 인식을 '신랭전', '다극화' 등 구체적인 개념으로 규정하고 또 정책적 원칙과 기본 방향 또한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지적했습니다. 북미 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의 대미 불신이 여전하고 또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낮은 상황에서 2024년 미국 대선 국면 전까지는 비핵화 협상을 위한 대화 분위기 형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략적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러시아와도 국제 제재 탈피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등, 강대국 정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중 전략 경쟁 문제에 남북 관계가 종속변수가 되고 있음을 다시금 언급하며, 한국 정부는 어느 한 쪽에 올인하기 보다 '분리' 또는 '균형'의 측면에서 정책 방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남북교류협력의 현황에 대하여 '출구가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우려로 시중은행들이 제재 대상이 아닌 인도협력 사업을 위한 송금 서비스조차 해주지 않고 있는 점을 주요 장애물로 지적했습니다. 다만 지난 12월, ‘지원과 관련된 송금 서비스는 자산 동결 조치에 배치되지 않는다’는 요지를 담은 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664호와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정책 발표에 대해 언급하며, 이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북한 지도부 내에서 남북관계 개선이나 남북협력의 필요성을 제기할 명분과 분위기를 외부에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향후 중국의 위드코로나 정책을 통해 일반인의 방문이 가능해진다면 중국에서 북측 카운터파트와의 협력 창구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더불어 국제기구와 국제NGO, 해외동포들이 먼저 북한 사업을 재개할 경우, 이들과 연계하고 협력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 (왼쪽) 이정철 교수, (오른쪽) 정승호 교수

발제 후에는 네 분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 토론자인 이정철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이 2022년 9월 발표한 핵무력정책법에 대하여 ‘참수 작전’에 대한 경고 차원일 것이라며, 2013년의 비슷한 상황을 예로 들며 이 법의 존재만으로 비핵화 논의가 끝났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미대화·통미봉남·쌍중단 등 어려운 조건들을 전제하고는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협상의 여지를 남겨 두고 있으며 미국에 대해 극단적인 도발은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가 평화 관리 정책을 더 펼쳐야 한다고 밝히면서, 이른바 3D로 일컬어지는 핵 억제(Deterrence), 핵 단념(Dissuasion), 대화(Dialogue)를 병행하면서 유연하게 적용한다면 그게 곧 평화 관리 정책이라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습니다.

정승호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경제상황과 관련하여, 지난 1년간 매우 강조해왔던 농업 생산 및 농업 관리에 대해 성과조차 발표하지 못한 것은 북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또한 이후 북한이 자력갱생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하며, 이 과정에서 시장화도 일정 부분 후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 재정권을 부여하고, 시장 판매까지 포함해 조세를 걷는 등의 법 개정을 볼 때 과거와 같이 반시장 정책으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알려지지 않은 ‘침묵의 기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국제연대를 통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왼쪽) 이혜정 교수, (오른쪽) 엄주현 사무처장

대외 환경에 대해 토론을 맡은 이혜정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현재의 상태가 ‘냉전’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냉전'이라는 것은 양극체제이면서 두 진영간 대결이고, 서로 절연된 한편, 진영 내부는 결속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언급하며, 북한 입장에서는 현 상황을 ‘냉전’으로 볼 요소가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 중국과 절연할 수 없기 때문에 ‘냉전’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최근 20년 간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있을 때마다 그 상황을 어떻게 협상 국면으로 전환했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엄주현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사무처장은 북한이 이번 6차 전원회의를 통해 패배주의와 기술신비주의 등 낡은 사상 경향이 고질병처럼 잠복해있다고 비판하면서 남쪽의 기술 의존을 털어버려야 한다고 언급한 내용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내부 단속은 8차 당대회 기간인 202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며, 이는 2019년 12월 당중앙위원회 자력갱생의 최대 목표인 장기적 버티기 전략을 성공하기 위해서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남한의 민간단체가 남북교류사업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평화운동이자 전쟁반대 운동이 되는 상황 속에서, 2023년에는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남과 북 모두에 전쟁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최대석 명예교수

사회를 맡은 최대석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명예교수는, 오늘 토론회에서 아직까지 북한이 협상의 여지를 두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공통적으로 나왔다고 짚었습니다. 더불어, 우리 사회의 남남 갈등을 관리하는 것 또한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임을 강조하며 토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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