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화요일 저녁, 제77회 평화나눔 정책포럼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김성경 평화나눔센터 소장(북한대학원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는 이정철 서울대 교수가 발제를 맡고, 김태경 국회미래연구원 박사와 손종도 사무국장이 지정 토론자로 함께 했습니다.
이정철 교수는 지난 7월 김여정 부부장의 “대한민국” 발언으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것을 북이 이제 ‘두 개의 코리아’ 정책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인지, 단순히 남측에 대한 강한 반감의 표시인지 확언할 수 없지만, “이제 남측에 대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공공재의 부족과 비용 분담 요구 증대, 전쟁 가능한 국제 체제의 현실화, 북한 붕괴론의 붕괴와 정보실패, 미국의 인-태 및 동아시아집단방어체제 구축, 미국의 전략 구축을 위한 한일 정권에 대한 지지라는 글로벌 정책 환경을 소개 했습니다. 이렇듯 변화된 국제 환경으로 인해 안보 위기감이 증대되며 한미일 군사동맹이 가시화되고 있으나, 균형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이정철 교수는 얘기합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군비통제(arms control)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디.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까지도 군비통제를 이야기하면 ‘북핵을 용인한다는 것이냐’며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교수는 군비통제를 (군비통제의 작은 일부인) 핵군축으로만 접근하는 프레임을 깨야 한다면서 군비통제 입구론 – 비핵화 출구론을 제시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태경 박사는 우리 사회는 군사 부문에 치중한 미국의 인태전략에 익숙하지만, 사실 유럽 및 여타 국가들의 인태전략은 경제협력, 통합안보, 재난과 위기 대응 등 매우 다양한 비군사적 부문을 비중있게 다룬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손종도 국장은 ‘외교’는 ‘소프트 옵션(soft option)’이지만 ‘올바른 선택지’라고 한 영국 헤이즐 스미스 교수의 주장을 소개하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화와 외교의 길을 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정철 교수는 ‘군비통제’ 논의, ‘(구체적인) 평화경제’ 전략, 그리고 ‘다자주의’ 접근법을 통해 한반도 평화구축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민사회단체, 학계, 정부, 그리고 일반 시민들이 함께 논의를 본격화하며 구체적인 평화 로드맵을 그려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70년 이상 이어진 분단과 정전을 평화로 돌리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