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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협와 함께 갔다 온 북-중-러 방문 연수 (댄 가즌)

[스토리]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9-11-29 16:18
조회/Views
3093
[편집자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댄 가즌 전문위원이 9월18일 부터 21일까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의 회원단체 실무자 북-중-러 방문 연수에 참여했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크라스키노, 핫산, 그리고 중국 훈춘, 도문, 용정, 연길에 단녔습니다. 다녀오고 나서 소감글을 썼습니다.

댄가즌의 소감글 내용이 <민족화해> 101호(11/12월)에 실렸습니다. <민족화해>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의 소식지 입니다.

안중근 의사 단지 동맹비에서. 맨 왼쪽이 댄가즌 



그들은 용간한 사람들이었다


제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서 일하면서 해외동포지원사업과 관련된 이야기는 종종 들었지만, 가본 적이 없어 늘 궁금한 분야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민화협 회원단체 방문연수를 통해 북중러 지역에 갈 수 있다기에 “이 때다!” 싶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꽤 오랫동안 살고 있는 외국인으로서, 한국의 문화, 전통, 역사를 이해하고 배우는 과정은 매일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그 배움은 자연스레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었고, 저는 한국을 무척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애정을 기반으로 영국에 있는 친척과 지인들에게도 한국의 식민지와 독립 역사, 한일 갈등에 대해서 제가 아는 한에서 이야기해주곤 했습니다. 특히 국가차원에서 일본은 제가 왔던 유럽의 독일과는 다르게 주변 국가와 화해하는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는 것도 이야기 합니다.

한국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저는 애국주의에 대해 거부감이 있습니다. 제가 영국에서 자라면서 배운 개념 즉 국가주의보다 국제주의, 민족주의가 아닌 다문화주의는 제 도덕적 나침반을 만드는데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제가 어렸을 때 극우파 인종차별주의 단체와 아일랜드의 통일을 반대하는 운동가들이 영국 국기를 남용한 사례를 자주 봤기 때문에 애국주의에 대한 위험성도 느꼈습니다.

푸른 눈과 갈색 머리를 가진 저는 한국 사회에서 영원히 ‘외부인’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독립운동 역사는 당연히 저의 역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고민은 4일 동안 제 머릿속을 맴돌면서 블라디보스톡 신한촌기념비, 안중근 의사 단지 동맹비, 중국에 있는 윤동주 생가, 명동학교, 일송정 등 여러 독립 순례 유적지를 다녔습니다.

다녀오고 나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아무리 나의 역사가 아니더라도, 그 운동가들은 외세의 억압과 지배에 맞서 싸우기 위해 어마어마한 희생을 했구나. 그들은 굉장히 용감한 사람들이구나’ 이였습니다. 한국인은 아니지만, 외국인인 제게도 한국의 독립 운동가들이 압제에 저항하고 맞서 싸운 것은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독립운동, 민주운동, 반전운동, 노동자의 권리운동 또한 마찬가지겠지요? 지구 곳곳에서 이 다양한 운동의 연결고리를 찾고 연대한다는 건 모든 억압을 반대하는 국제주의 운동의 기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수많은 민족해방운동가, 항일투사와 학자 문인을 배출한 명동학교



눈으로 확인한 통일 한반도의 미래 


이번 연수는 독립 운동 역사뿐만 아니라 앞으로 국경지역에서 북·중·러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고,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많이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투어였습니다. 북중러 접경지역 주변의 인프라도 잘 되어 있어서 언젠가 이 길을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다닐 거라는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중국과 북한 간 경협을 이룰 수 있는 기반 또한 많이 갖춰진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길 지역에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고, 접경 지역 근처에 있는 도시에서 개성공단이 아닌 또 다른 남북경협의 새로운 모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남북 교류는 경제적 이익은 물론 여러 다른 이익도 있습니다. 특히 사람 사이의 관계는 갈등의 원인인 동시에 해법이기도 합니다. 지속적인 남북 교류를 통해 서로 신뢰를 쌓고, 남북한의 격차 해소와 균형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기억 속 외신 언론에선 북한은 아주 신비로운 나라로 표현되고, 북쪽 국경은 아주 황량하고 적막한 풍경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직접 보니 그냥 흔하디 흔한 시골 풍경이었습니다. 나무, 식물, 농작물 그리고 건물들, 최첨단은 아니지만 아주 허름하지는 않은 모습 이였습니다. 접경지에서 북쪽 땅을 바라봤을 때 일반 주민이 사는 작은 도시이고, 연변에서 북쪽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 역시 평범한 보통 사람이죠. 우리는 서로를 다르다고 구분 짓는 거보다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단을 넘어 평화의 플랫폼으로


이미 굳어진 갈등에는 새로운 관계를 상상하고 실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간 차원에서 끌어가는 교류가 그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분단을 넘어 서로 만나는 것을 반복한다면,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가 생기고 관계를 발전할 수 있는 평화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평화 플랫폼은 평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남북 정상과 고위급 회담처럼 지도층의 대화가 활기찰 때,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교류도 잘 되어야 합니다. 남북 관계의 부침이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민간 교류를 할 수 있다면 평화과정에 도움이 되고 남측 갈등에도 평화와 희망의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남측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대북 사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면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평화 구축은 더디긴 하지만 분명히 확산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뜻깊은 방문연수를 기획하고 진행해주신 민화협 실무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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