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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대통령의 대북발언 관련성명서(경실련)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7-03-22 14:18
조회/Views
712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는 부시대통령의 대북강경발언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 미국은 강경발언철회하고 무조건적인 북미대화에 나서라 -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 국민은 국가적인 대사의 성공적 수행과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통한 한반도평화정착의 큰 소망을 가지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간주하며 나온 일련의 발언과 이를 뒷받침하는 부시정부내 외교정책 담당자들의 발언으로 다시금 한반도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걱정과 불안이 높아져가고 있다.
한차례의 전쟁을 겪은 우리민족은 그 이후에도 남북간의 대립과 갈등이 얼마나 많은 사회적혼란과 국가적 손실을 끼치는지 잘 알고 있다. 근간에는 남북정상회담으로 긴장이 완화되고 교류가 진전되어 과거의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다. 일례로 최근 미국의 의한 대 테러전쟁속에서 외국의 한반도 전쟁가능성의 걱정과 달리 우리국민은 평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며 국가신인도의 계속적인 상승을 가져왔다. 이처럼 남과 북의 관계는 공동운명체의 성격을 가져 어느 일방의 위험이 그 일방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의 공히 영향을 끼치게 된다..

부시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 으로 지칭한 것은 조건없는 대화를 내세운 부시정부의 대북방침과 모순되고 있다. 표현자체만 볼 때 악이란 제거 대상이지 협상을 통해 공존하려는 대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협상 테이블에 불러들이려는 상대의 대한 고려없는 이러한 표현은 북미관계를 협상을 통해 진전시키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또한 북측이 남측의 대북 정책에 전혀 호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최근 북측의 자세 변화에 대한 평가가 전혀 없는 일방적인 판단이다. 이미 작년 9월이래 북측은 남북대화에 나서고 있으며 기복은 있으나 올해 초 당국 및 민간대화를 진행시켜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더욱이 월드컵 행사에 맞추어 아리랑축제를 설정하고 남측 관광객을 북으로 모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월드컵 행사의 평화적 개최에 협력하며 외화벌이를 위해 일정한 개방을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테러와 관련하여 북측은 2000년 10월 북미 공동코뮈니케에서 미국과 함께 테러 중지를 선언하였고 90년대 이후 국제적 테러 조직에 지원을 한 증거는 없을뿐더러 최근에는 테러 반대 국제조약에 가입함으로써 반테러에 협력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북측의 재래식 군사위협 문제를 거론하며 휴전선에 전진 배치된 북 군사력의 일방적 후방배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남북한 사이에 협의되어야 할 사안이다. 이미 남북기본합의서에는 군사적 신뢰구축과 긴장완화, 나아가 군축을 위하여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를 협의해 가기로 하고 있다. 이 문제를 미국이 직접 거론한다면 북측은 바로 주한 미군의 변화를 요구할 것이란 점에서 미국만이 일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안이 아닌것이다.

강대국으로서 자국의 이익에 급급해 다른 나라를 위협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부시행정부는 우선 대북강경발언을 철회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와 관련, 클린턴 행정부 하에서 일정한 진전을 보인 바 있는 북미 협상을 이어받아 이를 지속시키길 바란다. 과거에 이루어진 성과를 완전 무시하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자세는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으며 더욱이 북측의 일방적인 양보만을 요구하는 자세로는 협상 타개를 어렵게 할 것이다.

한국정부는 부시 방한에 맞추어 미국의 대북 인식, 정책에 대하여 의연하고 자신 있는 태도를 견지할 것을 바란다. 미국의 강경정책의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하고 합리적인 논리를 가지고 미국을 설득해내야 할 것이며. 미국이 계속해서 북미 관계를 악화시킨다면 한반도 문제를 남북이 주도하여 풀어갈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남북은 이미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육로 관광, 경의선 연결, 개성 공단 등 현안을 예정대로 실행해 나감으로써 서로 간에 신뢰를 굳혀 가야 한다. 특히 월드컵 행사와 아리랑 축제의 보완적 개최를 성사시킴으로써 전 세계에 평화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남북 간의 화해-협력이야말로 부시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길임을 인식하고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북측은 부시행정부의 태도에 대한 과잉 반응을 삼가며 냉정하게 대처하면서 남북간의 합의를 성실히 지켜 가야 할 것이다.

전쟁위기를 넘어 평화와 화해, 협력으로 나아가기 위한 민족의 슬기로운 대처가 요구된다. 이념과 정파의 이익을 뒤로하고 한반도의 전쟁을 조장하고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방해하는 그 어떠한 세력과도 맞서 우리민족의 굳건한 평화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등록일 : 200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