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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지원 인명진 상임공동대표 한국일보 인터뷰 [등록일 :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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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Date
2017-03-2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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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북 수해지원 현장에서 발언하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인명진 상임공동대표]

인명진 갈릴리교회 원로목사ㆍ경실련 공동대표 

“2년 3개월 임기 공약하는 대선 후보 도울 것”

 인명진(70) 목사는 1970, 80년대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헌신했고, 이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통해 활발한 시민운동을 펼치다, 2006년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는 등 보수 진보 양 진영에서 두루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회관에서 인 목사를 만난 건 더는 악화할 수 없을 것 같은 남북 관계와 여야 갈등을 풀어낼 방안이 있을지 묻고 싶어서다.

_목사님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최근 북한으로부터 지원요청을 받으셨다는데, 북한 수해 상황은 얼마나 심각한가.

“수재로 어려움에 빠진 이웃을 돕는 일이 시빗거리가 되는 현실이 참담하다. 5차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을 돕자고 말도 꺼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지난 20년간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해왔다. 이명박 정부 이후 북한에 대한 지원이 막혔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북한 접경 지역 아이들에게 식량을 보내자는 밥(BABㆍBread and Balance 빵과 생활필수품 지원운동) 캠페인을 계속해왔다. 남북 양 정부의 묵인 속에 기부자 1인당 한 달에 1만원씩 6,000명에게 성금을 받아 북한 어린이들을 지원했다. 그런데 우리가 지원하던 바로 그 지역에 수재가 났다. 상황은 우리가 뉴스 등을 통해 아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듯하다. 마을 하나가 없어졌다든지 지형이 바뀌었다든지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더 심각한 건 전염병이다. 콜레라 같은 질병 때문에 약품을 긴급하게 요청한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중국 대표에게 북한에서 직접 지원요청이 들어왔는데, 특별히 비닐장판을 10만㎡를 요청했다. 중국에서 장판을 사 북한에 보내기 위해 성금을 모으고 있는데 지금까지 6만㎡ 어치를 모았다. 1억원 정도다. 수해 지역은 최근 아침 기온이 영상 2도까지 떨어졌다. 가재도구를 다 잃어버렸으니 당장 담요나 이불, 방한복도 필요하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돈이 모이질 않는다. 이렇게 안 모아지는 건 처음이다.

남북관계가 이 지경이 된 것은 물론 북한의 책임이 크지만 남한 정부도 책임이 적지 않다. 진보정권 시절 북한에 돈을 줘서 북이 핵 개발을 시작했기 때문에 보수정권이 들어선 뒤 안보위기가 커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진보정권이 초래한 핵 문제를 보수 정권 8년 동안 왜 해결하지 못하고 계속 안보위기라고 말하나. 북한 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걸 확인했으면,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 아닌가. 햇볕정책도 북한제재도 모두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북한 핵 포기를 대가로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에너지를 지원한다’고 합의한 2005년 9ㆍ19 공동성명의 정신으로 되돌아가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 정부는 북한이 무너질 거라는 북한붕괴론을 흘리고 있다.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다수 전문가가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쉽게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북한 주민을 향해 남으로 내려오라고 한다. 그건 북한 붕괴를 전제로 한 얘기다. 하지만 막상 북한 주민들이 대거 내려오면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묻고 싶다. 걱정되는 게 하나 더 있다. 역사상 대부분 전쟁은 사소한 일을 계기로 촉발된다. 춥고 배고픈 북한 주민들에게 ‘따뜻하고 쌀이 남아도는 남쪽으로 내려오라’고 하는 건 약 올리는 짓이다. 그런 말을 대통령이 하면 안 된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감정적으로 도발하다,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이다.”

_이번 북한 수해에 남한이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면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반전시킬 계기가 될 수도 있을 텐데.

“지금 남북 정권은 서로 주워 담기 힘든 막말을 하고, 그로 인해 감정이 격화돼 있다. 다툼은 힘이 있는 사람이 먼저 굽혀야 좋게 마무리된다. 남한이 북한에 대해 뭐든 우위에 있지 않나. 이번 수해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향후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수재를 당해 먹을 것도 없고 전염병이 돌고 추위에 떨고 있는데, 이걸 ‘도와주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 일단 지원한 후에 핵 문제를 따지면 된다. 보통 사람들도 어려울 때 외면당하면 오랫동안 나쁜 감정이 남는다. 북한 주민들은 언젠가 같이 살아야 할 동포들인데, 통일 후 ‘그때 남한사람들이 우리의 어려움을 외면했다’는 기억을 심어줘서야 하겠는가.

우리 사이에 북한 주민을 동포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고, 원수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성경은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고,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라고 했다. 예수 믿는 사람이 북한을 안 도우면 예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이다. 불교도 마찬가지다. 불자는 생명을 소중히 여겨 벌레도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죽어가는 인간을 외면하는 건 위선 아닌가. 중국도 수해지역에 물품을 지원하고 유엔도 돕는데 동포인 우리가 돕지 않으면 세계가 우리를 어떻게 보겠나. 우리 민족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_정치문제로 넘어가 보자. 20대 국회가 3당 체제로 구성되자, 당대당 협력할 수 밖에 없어 19대 국회보다 덜 부딪힐 거란 기대가 있었는데 실제론 양당 체제보다 더 갈등이 심하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3당 체제를 만들어 어떤 당이든 혼자 국정을 끌고 갈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 의미는 분명하다. 협력하라는 것이다. 국민은 우리나라가 한 사람이나 한 정파가 도맡아서 운영하기엔 이미 너무 크고 복잡해졌다는 걸 알고 있다. 최소한 두 당이 힘을 합치라는 것이 20대 국회에 주어진 임무이다. 그런데 협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 틀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총선 이후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국무위원을 의석수에 맞춰 각 당에 나눠줄 것을 제안한 것이다.

그건 현행 헌법에서도 가능하다. 그래야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새누리당에 협력할 명분이 생기는 거 아니겠나. 김재수 장관 해임안 처리과정을 보면, 3당 모두 잘못 판단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힘으로 저지하려는 것을 보면 아직도 자신들이 과반 정당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의회 권력을 장악한 두 야당도 문제가 많다. 국민이 야당에 힘을 실어준 건 세월호, 백남기 사인, 미르재단, 검찰개혁 등 중대 사안을 제대로 처리하라는 주문인데, 이는 뒤로 미룬 채 야당 공조 첫 작품이 엉뚱하게도 김재수 장관 해임이었다. 전략 부재다. 더 큰 비극은 국회가 이런 상태라면 국정 마비 상황이 박근혜 정권의 남은 1년여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가 차기 정권을 잡던 여당은 소수당일 수밖에 없어, 차기 대통령 임기 전반기를 여소야대 국회와 씨름하느라 허비할 수 밖에 없다.”

_개헌 필요성을 지적하시는 것 같다. 최근 김종인 의원 등이 만든 ‘나라 살리는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에 참여하셨다.

“오래전부터 개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개헌에 찬성을 표명한 의원이 190명으로, 개헌 의결정족수에 10명 정도 모자란다. 박 대통령도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개헌에 찬성할 거라 본다. 다만 현재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반대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4월까지는 개헌안이 발의돼야 할 텐데, 대선과 겹쳐 박근혜 정부 임기 내 개헌작업이 완료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이번 대선에 다음 총선 실시 시기까지 2년 3개월만 대통령 임무를 수행하며 개헌과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는 후보를 옹립하는 것이다. 개헌만 해선 안 되고 정당법도 선거법도 선거구도 고쳐야 한다.

지난 대선 직전 문재인 후보에게서 연락이 와 만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당선되려면 ‘노무현 전대통령의 유지에 따라 정치개혁을 성취하고 헌법 개정을 위해 다음 총선 시기까지인 3년 6개월만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는 카드를 쥐고 있다 결정적일 때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만큼 오래 생각을 발전시켜온 방안이다. 현 정부 임기 내에 개헌이 안 되면, 2년 3개월 임기를 공약으로 내세울 후보를 찾을 것이고, 그걸 고리로 해서 소위 ‘제3지대’가 만들어질 거라고 본다. 김종인 의원은 공개적으로 동의했고, 안철수 의원도 결국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손학규, 남경필 등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바람이 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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