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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제회의 이모저모 1) 최완규 상임공동대표의 개회사 전문

[스토리]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9-11-12 13:53
조회/Views
5573
2019년 11월 1일과 2일 진행된 <2019 대북협력 국제회의>는 최완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의 개회사로 시작되었습니다.

최완규 상임공동대표는 개회사에서 이번 국제회의의 명칭을 이전의 '대북지원 국제회의'에서 '대북협력 국제회의'로 바꾸었다고 했습니다. 이제 더이상 북한을 단순한 수혜국으로 보는 모델은 효력을 가지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동등한 입장에서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공동 번영의 길을 추구해야 한다고 '협력'의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또한, 현재 대북인도지원을 가로막고 있는 유엔의 제재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유엔 제제의 '의도하지 않은 영향'(unintended impacts of the sanctions)이 북한의 주민들을 고통받게 하고 있으며 제재 자체가 남한과 세계의 인도지원 단체들의 행동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최완규 대표는 남한의 인도지원 비상주기구들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가 유엔 제재를 돌파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개회사에서 역설했습니다.

아래는 최완규 상임공동대표의 2019 대북협력 국제회의 개회사 전문입니다.



2019 대북협력 국제회의 개회사


최완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2019년 대북협력 국제회의 참석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최완규입니다.

이곳 뉴욕도 서울처럼 단풍 황홀함이 절정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 끝자락의 아주 의미 있는 자리에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고 또 회의를 여는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을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먼저 오늘과 내일 이틀간 이곳 뉴욕에서 열리는 국제회의가 성사될 수 있도록 힘써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경기도는 오랫동안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더불어 북쪽에서 협력 사업을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이 회의에도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갖고 항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신명섭 경기도 평화국장님과 관계자 여러분들께 제 마음을 다한 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편 올해 국제회의가 이곳 뉴욕에서 열릴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전미북한위원회(NCNK)의 덕분입니다. 케이스 루스 사무총장님은 이 국제회의가 과거 서울에서 열릴 때 여러 번 찾아주셨고, 저희들이 올해 국제회의를 이곳 뉴욕에서 열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을 때 기꺼이 협조해 주시기로 하고 공동 주최 기관으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9 대북협력 국제회의 참석자 여러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경기도 및 여러 유관단체들은 이번 뉴욕 국제회의에 각별한 관심과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대북지원 국제회의(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itarian and Development Assistance to the DPRK)’를 처음 개최한 것은 2009년입니다. 지금까지 10번의 회의가 서울과 북경, 방콕 등에서 열렸습니다. 그 결과 이 회의는 이제 대북지원과 협력에 관한 한, 자타가 인정하는 국제회의로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번 회의의 명칭을 대북협력 국제회의(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itarian Cooperation and Peaceful Development on the Korean Peninsula)’로 바꾸었습니다. ‘지원(Assistance)’을‘협력(Cooperation)’으로 대체했고 ‘평화로운 발전(Peaceful Development)’이란 개념을 새롭게 사용했습니다. 또한 ‘북한에 대한(to the DPRK)’이란 표현을 ‘한반도에서(on the Korean Peninsula)’로 대체시켰습니다.

저는 이미 2018년 서울에서 열린 국제회의 개회사에서 평화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맞이하면서 남한의 대북 지원 단체는 물론이고 국제기구나 해외의 민간 대북 지원 단체의 지원사업도 새롭게 재구성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때론 단체의 명칭이 그 단체의 성격과 역할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원사업 발상을 협력사업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젠 북한을 단순한 지원 사업의 대상으로만 간주하는 사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수혜국을 사업의 파트너보다는 수혜자라는 일방적 대상으로 여기면 그 사업은 실패하기 마련입니다.

또한 남한의 대북협력사업과 국제사회의 대북 협력 사업은 구분되어야 할 것입니다. 보편적 인권과 인류애라는 차원에서 추진되어 온 국제사회의 인도 지원 사업과 달리 남한의 대북 협력 사업은 민족 혹은 동포 사이의 사업과 함께 두 국가 차원의 사업이 다소 모순적으로 결합된 특수 관계를 내포하고 있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이번 회의를 뉴욕에서 개최한 가장 큰 목적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와 미국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번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미간의 대화와 신뢰구축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의 화해 협력을 바라는 우리의 목소리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진행되어 온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지원과 협력 사업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적대관계 해소에 큰 기여를 한 사실을 여러분들에게 상기시켜 드리고 싶었습니다.

참석자 여러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지난 20여년간 북쪽을 직접 오가며 협력사업을 해 왔습니다. 우리가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 여러분들과 논의하고 싶은 것은 인도적 지원 및 개발협력 사업입니다. 북한의 인구는 2,500만 명입니다. 유엔이 지난 3월 공개한 보고서 ‘필요와 우선순위(Needs and Priorities)’에 따르면 북한 전체 인구의 43.4%에 해당하는 1,090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영양 부족 상태입니다.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이들은 식량과 영양, 보건의료, 물과 위생(WASH)과 관련한 인도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북한의 식량 생산이 지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미국의 농무부도 인정한 바 있습니다. 미 농무부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 ‘국제 식량안보 평가 2019-2029’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의 식량 상황이 현재는 물론 10년 뒤에도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인도적 필요가 있는 곳에는 인도적 지원 활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세계식량계획(WFP)과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 등의 유엔 기구들이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평양에 상주하면서 인도적 활동을 펼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유엔은 지난 2016년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와 2030 의제(Agenda 2030)를 발표하면서 Leave No One Behind!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평양에 상주하는 유엔 기구들과 유럽의 국제기구들도 북한에서 인도적 활동을 펼쳐 나가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북한에 대한 제재가 ‘의도하지 않은 영향(Unintended impact of sanctions)’을 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유엔과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조치는 핵개발 등 북한의 군사적 도발의 억제라는 원래의 목적 달성보다는 북한주민의 생활고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원이 다른 가치를 등가로 교환할 수 있다는 오만이 초래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대북 제재를 결의한 유엔 결의안은 제재 조치가 “북한의 주민들에게 불리한 인도주의적 결과를 가져오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결의안은 또한 제재 조치가 “북한에서 주민의 이익을 위해서 원조와 구호 활동을 수행하는 국제 및 비정부기구의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제 구호활동을 펼치는 유엔 기구들과 유럽의 국제기구들은 북한에서 인도적 활동을 전개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실토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북협력 민간단체들은 더 큰 난관에 봉착해 있습니다. 유엔 기구들의 노력으로 지난해 여름 유엔 제재면제 신청 절차가 정비되고 이에 따라 유엔 및 국제기구들은 인도적 활동과 관련해 제재 면제를 받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민간단체들이 제재 면제를 받은 사례는 아직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지역적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과 비상주 기구가 가지는 한계 등 여러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대북 제재가 유엔 기구는 물론 한국의 민간단체들이 인도적 활동을 펼쳐 나가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행히도 지난 3월 공개된 유엔 1718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서술하면서 화이트 리스트 등의 권고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올해 국제회의를 이곳 뉴욕에서 개최하려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사안들을 좀 더 허심탄회하게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논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1998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쿠바를 방문해서 쿠바가 세계를 향해 문을 열어야 하지만 세계도 쿠바에게 문을 열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이제부터 북한은 세계를 향해서 세계는 북한에게 문을 활짝 열어 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오늘 내일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회의가 북한에서 인도적 활동을 추진하는 여러 기관들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모든 참석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9년 11월 1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최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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