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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北, 경제계 인사에 유독 관심 많아…대북지원도 변화 필요” 북한전문가 최완규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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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Date
2018-11-2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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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제계 인사에 유독 관심 많아…대북지원도 변화 필요”


북한전문가 최완규 대표 인터뷰


201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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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방한한 카탈리나 젤버거 전 스위스개발청 북한사무소장은 “과거 20년 전과 현재 북한이 달라진 건 ‘6M’”이라고 말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주관해 지난 2일 열린 ‘2018 대북지원 국제회의’에 참석해서다.

젤버거 전 소장은 1993년 북한을 처음 방문한 후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평양에 체류하며 대북지원 활동을 했다. 현재는 대북 지원 NGO인 코에이드(KorAid)를 운영 중이다. 그는 방한 전인 지난 9월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경제 정책과 주민들의 변화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그가 오랜 ‘경험’을 토대로 북한의 변화상으로 꼽은 6M은 돈(Money), 시장(Market), 휴대폰(Mobile), 차(Motor car), 중산층(Middle class), 마음가짐(Mind-set)이다. 그는 “특히 청년세대의 마인드가 많이 바뀌었는데 그들은 국가에서 모든 걸 제공한다는 생각이 없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여긴다”고 했다. 그만큼 북한에서도 시장경제가 발달하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변한 만큼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방식과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문이다. 증상이 달라졌으니 처방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젤버거 소장의 평가는 한국에도 적용된다. 남북 교류가 중단되면서 북한에 대한 정보 역시 10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은 평양의 전력 사정, 주민들의 삶의 질이 과거보다 개선됐다고 입을 모은다. 지방 역시 더디긴 하지만 변화의 움직임이 엿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변화에 국제사회, 특히 한국의 도움이 더해진다면 변화의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기존에 구호성 지원을 탈피해 개발협력과 경제협력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 역시 한국과의 경협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번 회의를 주최한 최완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 현장에서 경협에 대한 북측의 적극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40년간 북한연구를 해오고, 지난 9월 정상회담 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최 상임대표로부터 북한경제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 등을 들어봤다.
Q:북한이 변했던가.
A:10년 전 평양 고려호텔 방안에 걸려있던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도 없어졌다. 샴푸와 린스의 질도 상당히 좋아졌다. 신의주화장품 공장 제품인데 향도 좋았다. 길거리엔 반미구호 대신 교육과 과학 구호가 많이 보였다. 그리고 북한이 (정상회담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에게 유독 많은 관심을 보였다.


Q:구체적으로 어떤 반응을 보였나
A:9월 19일엔 대동강 수산물식당에서 수행단 전원이 만찬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장소가 고려호텔로 바뀌었다고 하더라. 나중에 보니 북측이 경제계 인사들과 정상 내외 등 일부만 수산물 식당으로 ‘모신’ 것이었다. 북측에서 경제계 인사들만 따로 불러 이야기한 거였다. 북측이 경제계 인사들만 모아두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Q:직접 본 김정은 위원장의 느낌은 어땠나

A:만찬 때 에일리, 알리, 지코가 공연했다. 김정은 위원장 내외가 호기심을 가지고 유심히 보더라. 젊다 보니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가 아버지 세대와는 다르다. 동시에 젊은 나이에 비해 말투 등이 안정적이었다. 나이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자뻘인데 트럼프 대통령과 맞짱 뜨는 걸 보면 독재자지만 어쨌든 지도자는 지도자다.



Q:김정은 시대 대북지원사업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A:북한에선 이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를 ‘지원단체’라고 안 하고 ‘경제단체’라고 칭하더라. 북한이 경제를 중시하는 만큼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다. 북한을 수혜 대상으로 보는 ‘지원사업’이 아닌 동반자로 보고 ‘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Q:대북협력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A:신뢰는 자주 교류를 해야 쌓인다. 자꾸 만나고 교류협력을 활성화하는 것이 평화로 가는 길이다. 일반 국민도 진짜 북한의 모습을 모른 채 색안경을 쓰고 들여다본다. 특히 탈북자 진술에 의존한 북한의 이해는 위험하다. 내가 청와대 근처 삼청동에 30년 넘게 있었어도 청와대 내부 사정은 모른다. 그런데 청진, 혜산, 양강도에 살았던 사람들이 평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한다.



Q:미국의 제재로 대북 지원 및 교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A:미국의 대북제재는 상수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운명을 별자리에 물어보지 말라’고 했다. 우리 운명을 왜 미국에 물어보나. 이런 국면일수록 남북한이 먼저 한 발짝 앞서가야 한다. 지난번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 앞에서 했던 이야기를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시민 앞에서 하고, 핵시설 신고ㆍ유엔 산하 기구를 통한 핵시설 사찰 허용을 우리 정부와 약속해 이 내용을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반도 문제를 우리가 선점할 수 있다.



Q:앞으로 대북지원의 구체적 계획은
A:10여년간 거의 교류가 끊겼기 때문에 이제 다시 시작이다. 이번 달 14~17일 북한을 방문해서 과거 협력 사업했던 당곡리 협동농장, 사동지역 돼지농장, 뜨락또르(트랙터) 수리공장 등을 점검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국제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한 개 이상 금융 채널을 개설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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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제계 인사에 유독 관심 많아…대북지원도 변화 필요” 북한전문가 최완규 대표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