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공지

전쟁의 비극, 고려인 가족의 부서진 집과 끝나지 않는 피난 생활

[스토리]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24-12-24 19:17
조회/Views
2946
[편집자 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고려인동포를 돕기 위한 긴급구호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현지 고려인단체 ‘아사달’과 협력하여 어려움에 처한 고려인 동포들에게 생필품과 의약품 기타 구호물품을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포화속에서 힘겹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고려인 동포들의 이야기를 ‘아사달’ 대표 박표트르가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사달’ 대표 박표트르입니다.


전쟁은 언제나 파괴와 죽음, 그리고 고통을 가져옵니다. 특히 최전선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 자포리자시와 같은 도시의 고려인 가족들에게 그 고통은 더욱 심각합니다.

자포리자시는 자포리자주의 중심 도시로, 전선에서 불과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최전선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2024년 가을부터 이 도시는 유도 폭탄과 드론 공격에 점점 더 많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전선이 가까운 탓에 미사일과 다른 파괴적인 무기들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도시를 타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 속에서, 차이 타티아나와 그녀의 세 자녀는 결국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9월, 그녀는 가족과 함께 우크라이나 중부 지역 키이우주 부챠시로 피난을 떠났습니다. “아이들이 폭격 소리에 시달리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너무 걱정됩니다.”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지도)

한편, 전 뱌체슬라브는 가족과 함께 자포리자시에 있는 한 기업소 건물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4년 11월 22일, 그가 일하던 기업소가 유도탄 공격을 받았습니다. 강력한 폭발로 건물의 유리창은 모두 깨졌고, 벽에는 큰 금이 갔습니다. 그의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이제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시청에 도움을 호소했지만, 너무 많은 주민들이 같은 요청을 해서 시청에서도 도와줄 자원이 없다고 합니다.”



위 사진속 부서진 건물은 전 뱌체슬라브 가족이 살며 일하던 곳입니다.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고려인들 중 많은 이들이 전쟁으로 인해 집을 잃거나 고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들은 낯선 지역에서 집을 빌려서 생계를 이어가야 하지만, 이런 생활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막막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과 혼자 사는 노인들은 더 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정부는 많은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 시설이 부족해 학교와 병원 같은 공공시설을 임시 대피소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1956년생 김 타마라와 1952년생 리 트로핌 부부는 각각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났습니다. 소련 붕괴 이후인 1993년, 이들은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으로 이주해 정착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2월 24일 전쟁이 발발하며, 심한 폭격으로 그들이 살던 마을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많은 집이 완전히 혹은 부분적으로 파괴되었고, 이들 부부의 집도 심하게 부서져 결국 정든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이들은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 지역의 한 병원 건물에 머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에 수용되었다가 두 달 뒤 이곳으로 옮겨 살게 된 것입니다. 두 사람 모두 나이가 많아 연금을 수령해야 하지만, 무국적자라 필요한 문서가 없어 연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구호 물품 박스를 전달 받은  김 타마라)

“평생을 일하며 지냈는데, 이렇게 집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낯선 병원에서 노년을 보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전쟁이 끝나 이들이 미콜라이우로 돌아가더라도 집이 심각하게 부서진 상태라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들의 현실은 전쟁으로 인해 집을 떠나야만 했던 수많은 고려인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입니다.

우크라이나 고려인 후원하기
전체 1,381
번호/No 제목/Title 작성자/Author 작성일/Date 조회/Views
공지사항
[함께읽기]2025년, 북은 어떤 신년 메시지를 내놓았을까요? - 신년 토론회 후기
관리자 | 2025.01.06 | 조회 4124
관리자 2025.01.06 4124
공지사항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1) 공멸의 경쟁으로부터 전환하기 - 공동안보
관리자 | 2025.01.03 | 조회 4933
관리자 2025.01.03 4933
공지사항
[알림]2024년 기부금영수증 발급 안내
관리자 | 2024.12.10 | 조회 6114
관리자 2024.12.10 6114
1378
[스토리]전쟁의 비극, 고려인 가족의 부서진 집과 끝나지 않는 피난 생활
관리자 | 2024.12.24 | 조회 2946
관리자 2024.12.24 2946
1377
[연대]동북아의 여성 평화활동가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다!
관리자 | 2024.12.19 | 조회 2016
관리자 2024.12.19 2016
1376
[알림]위난에 처한 재외동포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 후기
관리자 | 2024.12.19 | 조회 2725
관리자 2024.12.19 2725
1375
[알림]위난에 처한 재외동포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관리자 | 2024.12.16 | 조회 4611
관리자 2024.12.16 4611
1374
[알림]2025년 북 신년 메시지 분석과 정세 전망 토론회
관리자 | 2024.12.11 | 조회 5897
관리자 2024.12.11 5897
1373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0) 비상계엄과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
관리자 | 2024.12.09 | 조회 5156
관리자 2024.12.09 5156
1372
[알림]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성명서 - 한반도 평화는 굳건한 민주주의에서 시작된다
관리자 | 2024.12.04 | 조회 5877
관리자 2024.12.04 5877
1371
[스토리]홍옥사나의 한국어 이야기_우연이라는 문
관리자 | 2024.11.25 | 조회 3564
관리자 2024.11.25 3564
1370
[스토리]평양개성탐구학교 답사 기행... 교동 무학리 은행나무 이야기
관리자 | 2024.11.25 | 조회 3415
관리자 2024.11.25 3415
1369
[알림]경기도무용단 <세종> 공연에 우리민족 회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관리자 | 2024.11.19 | 조회 6269
관리자 2024.11.19 6269
1368
[스토리]우크라이나에는 ‘고려 샐러드’를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관리자 | 2024.11.18 | 조회 3441
관리자 2024.11.18 3441
1367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9) 격변을 예고하는 ‘트럼프시즌 2’, ‘우리 민족’은 어디로
관리자 | 2024.11.15 | 조회 7748
관리자 2024.11.15 7748
1366
[캠페인][한반도 평화행동-기자회견]전쟁 프로세스를 평화 프로세스로!
관리자 | 2024.11.12 | 조회 7577
관리자 2024.11.12 7577
1365
[스토리]2024 주한 외국 대사관-시민사회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관리자 | 2024.11.08 | 조회 3593
관리자 2024.11.08 3593
1364
[알림]<19기 씨티-경희대 NGO 인턴십>에 우리민족이 함께 합니다~
관리자 | 2024.11.05 | 조회 4023
관리자 2024.11.05 4023
1363
[스토리]카자흐 코나예프 한글학교, 우리민족이 보낸 도서와 한복 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관리자 | 2024.11.01 | 조회 3625
관리자 2024.11.01 3625
1362
[알림]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KB손해보험 노조의 사회공헌기금 지원단체로 선정
관리자 | 2024.10.30 | 조회 4006
관리자 2024.10.30 4006
1361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8) 오직 평화!
관리자 | 2024.10.24 | 조회 11039
관리자 2024.10.24 11039
1360
[스토리]평양/개성탐구학교, 5년간 이어진 비결은?
관리자 | 2024.10.23 | 조회 3909
관리자 2024.10.23 3909
1359
[스토리]우크라이나 고려인 2,407명 880가구에 올해 3번째 생필품 지원을 시작하였습니다.
관리자 | 2024.10.23 | 조회 3319
관리자 2024.10.23 3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