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4일 오후, 홍대에 위치한 청년문화공간 JU 카페에서 평화활동가와 연구자 40여명이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리빌딩 포럼>의 첫 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무너진 남북관계와 위기의 한반도, 어떻게 보고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번 워크샵은 장장 4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리빌딩 포럼은 시민평화포럼과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함께 추진하는 모임입니다. 이 포럼은 무너진 남북관계와 위태로운 한반도의 상황에 절망만 할 것이 아니라, 연대의 힘으로 ‘다시 희망을 세우자’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김성경 평화나눔센터 소장(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과 홍상영 사무총장을 비롯해 10여명의 기획단이 꾸려진 후, 몇 차례의 회의를 거쳐 이번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워크숍은 참석자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시작하여,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의 포럼 제안 취지를 설명하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정 소장은 현재의 암울한 상황 속에서 희망의 출발점은 사람이고 우정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며 ‘희망을 재건’하자고 얘기했습니다.
정 소장의 발표 이후, 워크숍의 하이라이트인 소그룹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참여자들은 총 4개 그룹으로 나뉘어 1) 무너진 남북관계와 한반도 위기의 원인과 배경 2) 남북관계 재설정과 한반도 평화의 희망을 되살리기 위한 실천방안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정말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습니다. 무너진 남북관계와 한반도 위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남북 간의 신뢰 부재, 한반도 평화에 대한 우리 사회 무관심, 정부와 시민사회의 역량 부족, 두 체재의 이질성 등을 꼽았습니다. 더불어 현재 동북아를 둘러싼 신냉전과 같은 국제 정세, 북측의 안보우려에 대한 무시, 남남갈등도 함께 언급됐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남쪽 사회에서 평화와 통일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모두가 공감했으며, 이를 위해 시민사회의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또한 ‘평화 우선’, ‘무력 배제’, ‘상호 인정’의 원칙 속에서 현재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남북 간, 국내적, 국제적 옹호활동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더불어, 다수의 참석자들은 남북 간, 북한과 국제사회 간 접촉면을 확대하며 신뢰의 기반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반도 위기의 원인을 설명하는 많은 포스트잇 가운데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악플보다 무플이 더 위험하다”.
그 어느 때보다 우발충돌의 위기는 고조되는데 사회적 무관심은 더욱 심화되는 상황속에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비롯한 시민사회가 집중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