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공지

'민간 남북협력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 정전 70년 기념 정책토론회 후기

[스토리]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23-09-22 13:49
조회/Views
7573
“지금의 남북관계 현실 속에서 희망을 찾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러나 미래에서 현재를 바라본다면 우리는 희망의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정전 70년을 기념하여 9월 20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최완규 상임대표는 ‘희망’을 얘기하며 토론회의 문을 열었습니다. 김성경 평화나눔센터 소장(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굴곡진 남북관계 역사 속에서, 남북 주민간의 만남을 통해 화해와 평화의 길을 열어왔던 민간의 남북협력사업을 재조명하고 미래 협력의 상을 그리는 자리였습니다.

기조발제로 나선 강영식 공동대표는 ‘민간의 교류협력은 한반도 평화구축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평화와 교류협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의지는 분명하다며 민간은 우리 사회의 저력을 믿고 담대하게 활동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기조발제 이후에는 세 명의 발제자가 각각 민간 남북협력의 새로운 접근법, 시민사회의 평화 전략, 지속가능한 민간 남북협력을 위한 제도화 등을 주제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조금씩 결이 다른 주제 속에서도 발제자로 나선 엄주현 사무처장(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이태호 평화군축센터 소장(참여연대), 홍상영 사무총장은 이제는 과거와 같이 남북협력사업만을 따로 떼어서 추진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동북아 정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평화 감수성을 높이는 사업들, 그리고 여타 평화구축 활동이 동반될 때 남북협력의 발전적 재개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의 일이 한층 복잡하고 어려워졌다는 얘기일 겁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한반도 문제와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남측 시민들의 시각은 진보‧보수 성향을 떠나 매우 합리적이고 안정적이라는 견해가 제시됐습니다. 이태호 소장은 지난 2018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평화‧통일에 관한 사회적 대화’에서 드러나 주요 인식 조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우리 시민들 대다수(약 63~70%)는 여전히 북한을 존중과 협력의 대상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북한에 대한 접근법에 있어서도 제재나 압박, 엄격한 주고받기와 벌칙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23% 정도인데 반해 70% 이상의 시민들은 대화, 협상, 선도적 화해조치가 더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한반도 미래 체제에 대해서는 한 체제로의 통합보다 두 체제의 공존이 더 이상적이라는 견해가 조금 더 앞섰습니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2022년 한미동맹이 급속히 강화되던 시기, 균형외교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한미동맹 강화보다 15% 이상 높았습니다.

남북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현 남북관계 분석에 이어 여섯 분의 지정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환경연구원의 명수정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빈번히 발생하는 북측의 자연재해는 식량, 에너지 문제 등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며 향후 남북협력에 있어 통합적 접근을 주문했습니다. 이어 수출입은행 강우철 박사는 북한의 식량난은 사실상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협력사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며 국제사회와의 공조, SDGs 등 국제적 스탠다드를 적용한 접근법을 강조했습니다.

이주성 북민협 사무총장은 최근 정부의 북한주민접촉신고에 대한 수리 거부 등을 예로 들며 대북협력과 관련된 제도와 원칙이 깨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어린이어깨동무 최혜경 사무총장은 지금 우리에게는 연대를 통해 평화운동의 성공을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성공 사례는 향후 평화운동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정 토론에 나선 조은성, 서수민 서강대 교수는 한반도 문제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던 경험을 나눴습니다. 조은성 교수는 청년층의 보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그에 비해 젊은 세대가 분단체제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발표한 수업 결과물을 공유하며 실제 숙의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학생들은 충분히 창의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수민 교수도 지금의 젊은 세대는 교류협력을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과거의 교류협력 사례를 충분히 소개하며 현재의 분단 문제를 고민하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학생들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자신의 문제로 느끼게 된다고 얘기합니다.

정전 이후 70년의 기간에서 민간의 남북교류협력이 활발했던 시기는 10여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 동안 우리는 남북 주민의 만남과 협력사업을 통해 서로 화해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된 환경을 반영하여, 그리고 평화운동과의 협력 속에서 새로운 협력사업을 그려 갈 때입니다.

연대와 상상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간입니다.

 
전체 1,414
번호/No 제목/Title 작성자/Author 작성일/Date 조회/Views
공지사항
[함께읽기][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4] '전쟁'이 사라진다면 '평화'가 올까
관리자 | 2025.06.30 | 조회 524
관리자 2025.06.30 524
공지사항
[스토리]‘새로운 남북관계, 적대 해소를 위한 노력에서부터’ -82차 정책포럼을 마치고
관리자 | 2025.06.27 | 조회 1135
관리자 2025.06.27 1135
공지사항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6) 평화, 가까운 미래에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관리자 | 2025.06.23 | 조회 2092
관리자 2025.06.23 2092
공지사항
[알림] [제82차 평화나눔 정책포럼] 새로운 남북관계 - 정부와 시민사회, 무엇을 해야 하나?
관리자 | 2025.06.13 | 조회 3034
관리자 2025.06.13 3034
공지사항
[캠페인]‘적대를 멈추고 평화로!’ - DMZ 생명평화걷기, 그리고 평화대회
관리자 | 2025.06.10 | 조회 3109
관리자 2025.06.10 3109
공지사항
[알림]우리민족, ‘민간 남북협력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보고서 발간
관리자 | 2025.05.27 | 조회 3568
관리자 2025.05.27 3568
1368
[스토리]우크라이나에는 ‘고려 샐러드’를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관리자 | 2024.11.18 | 조회 5709
관리자 2024.11.18 5709
1367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9) 격변을 예고하는 ‘트럼프시즌 2’, ‘우리 민족’은 어디로
관리자 | 2024.11.15 | 조회 11137
관리자 2024.11.15 11137
1366
[캠페인][한반도 평화행동-기자회견]전쟁 프로세스를 평화 프로세스로!
관리자 | 2024.11.12 | 조회 10983
관리자 2024.11.12 10983
1365
[스토리]2024 주한 외국 대사관-시민사회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관리자 | 2024.11.08 | 조회 5561
관리자 2024.11.08 5561
1364
[알림]<19기 씨티-경희대 NGO 인턴십>에 우리민족이 함께 합니다~
관리자 | 2024.11.05 | 조회 5933
관리자 2024.11.05 5933
1363
[스토리]카자흐 코나예프 한글학교, 우리민족이 보낸 도서와 한복 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관리자 | 2024.11.01 | 조회 5330
관리자 2024.11.01 5330
1362
[알림]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KB손해보험 노조의 사회공헌기금 지원단체로 선정
관리자 | 2024.10.30 | 조회 5866
관리자 2024.10.30 5866
1361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8) 오직 평화!
관리자 | 2024.10.24 | 조회 13437
관리자 2024.10.24 13437
1360
[스토리]평양/개성탐구학교, 5년간 이어진 비결은?
관리자 | 2024.10.23 | 조회 5897
관리자 2024.10.23 5897
1359
[스토리]우크라이나 고려인 2,407명 880가구에 올해 3번째 생필품 지원을 시작하였습니다.
관리자 | 2024.10.23 | 조회 5082
관리자 2024.10.23 5082
1358
[스토리]우크라이나에는 잦은 정전으로 휴대용 충전기가 생활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관리자 | 2024.10.21 | 조회 4676
관리자 2024.10.21 4676
1357
[스토리]스위스에서 오랜 친구가 찾아 왔습니다~
관리자 | 2024.10.18 | 조회 4818
관리자 2024.10.18 4818
1356
[캠페인]한반도 평화행동 - 일촉즉발의 남북 충돌 위기를 막아야 합니다
관리자 | 2024.10.18 | 조회 4270
관리자 2024.10.18 4270
1355
[스토리]매슬라분 갈리나의 이야기_풍물놀이에 완전 매료되었어요.
관리자 | 2024.10.11 | 조회 6638
관리자 2024.10.11 6638
1354
[스토리]정책토론회 후기 - “지속가능한 평화와 협력을 위해 우리의 역할을 확장할 때”
관리자 | 2024.10.10 | 조회 16811
관리자 2024.10.10 16811
1353
[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7) 다문화‧다인종 사회와 '우리 민족' 
관리자 | 2024.10.08 | 조회 17537
관리자 2024.10.08 17537
1352
[스토리]전쟁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고려인들의 분투는 계속 됩니다.
관리자 | 2024.09.24 | 조회 7590
관리자 2024.09.24 7590
1351
[함께읽기]볼고그라드에 사는 18세 고려인 청년 한막심이 사물놀이와 만난 이야기
관리자 | 2024.09.23 | 조회 6296
관리자 2024.09.23 6296
1350
[알림][정책토론회]하노이 이후 남북교류 중단 6년-남북협력 민간단체, 무엇을 할 것인가?
관리자 | 2024.09.19 | 조회 13737
관리자 2024.09.19 13737
1349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6)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가 우선이다
관리자 | 2024.09.19 | 조회 13348
관리자 2024.09.19 13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