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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돌 기념식 이모저모 1] 22살 김우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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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Date
2018-06-2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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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돌 기념식 이모저모 1) ‘22살 김우리의 하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지난 6월 21일 열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창립 22돌 기념식 및 후원의 밤」 행사에서  “22살 김우리의 하루”라는 영상을 선보였다. 이 순서는 “스물두 살 우리민족, 상상하고 기대하고 실천하라!”라는 제목에 걸맞게 가상의 22살 대학생의 하루를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로 보여주면서 그 내용을 내레이션에 담았다. 이날 행사에서 “22살 김우리의 하루”는 청중들의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22살 김우리의 하루” 내용을 만들기 위해 사무처에서는 TF팀이 구성됐다. 이영재 부장과 장근영 간사, 양두리 간사, 강지헌 간사 등 4명으로 구성된 TF팀은 여러 차례의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고 세부적인 내용을 덧붙여나갔다. 그렇게 만들어진 내용을 하나의 이야기로 서술한 이는 양두리 간사다. “22살 김우리의 하루” 전문을 아래에 전재하면서, 여러 아이디어들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든 양두리 간사와의 짧은 대담을 먼저 전한다. [편집자 주]

21일 행사에서 선보인 “22살 김우리의 하루”는 무엇인가 ‘모호함’이 많았다. 그 시점이 언제인지, 남과 북이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것이 어느 정도이고 어떤 단계에 있는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이러한 모호함은 의도한 것인가? 아니면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과 능력의 한계 때문인가? 양두리 간사에게 물었다.

- “22살 김우리의 하루”를 대표로 집필한 셈인데, 재미있었나요?

“재미있었어요.”

- 어떤 점이 재미있었나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하는 일의 특성이기도 한데, 남북관계는 그동안의 우리 역사 속에서 기대와 실망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번에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졌을 때도 너무나 감동스럽고 놀랍고 기쁘고 기대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리 실망을 예비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22살 김우리의 하루“에 대해서는 배경이나 시점에 대해 일부러 모호함을 가져간 측면이 있어요. 이렇게 배경을 모호하게 해 놓으니까 오히려 자유로웠다고 할까요? 이런저런 표현과 상상을 하면서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데’ 하면서 그 배경이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TF팀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에도 ‘이건 어때?, 저건 어때?’ 툭툭 던지는 말들이 그럴 수도 있겠다 하면서 자유로운 상상이 가능했던 거죠. 또 이야기를 만들고 내용을 쓰다 보니까 ‘진짜 이런 날이 올 수도 있잖아’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 기대와 상상이 선순환되고 증폭되면서 더 자유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런 점이 무척 재미있었어요.”

- “22살 김우리의 하루”에는 꽤 많은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는데, 특별히 강조하거나 애착이 가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저 개인적으로는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와 한라산 등반을 계획하고 있는 함경북도 출신 친구 이야기에 애착이 가요. 김우리가 제주도 출신이어서 함경북도 친구가 제 고향에 간다고 하니까 귤과 한라봉을 꼭 먹으라고 하는데, 함경북도 친구가 그러잖아요. ‘귤과 한라봉 그거 함경북도에 있는 우리 집 앞 수퍼에서도 판다’고. 그게 뭐 특별하냐는 거죠.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었어요. 남쪽에서만 생산되는 농산물이 북쪽의 여느 가게에서 판매되는, 그런 게 전혀 특별하지 않은,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죠.

몇 년 전 개성에 갈 때 집에서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북에는 귤이 나지 않으니 귤 좀 가져가서 만나는 북쪽 사람들과 간식으로 나눠 먹으라고요. 당시 만난 북쪽 사람들은 초면이기도 하고 해서 제가 드린 귤을 대부분 거절했는데, 한 분이 귤 하나를 받으셨어요. 그리곤 5초 쯤(?) 그 귤을 빤히 바라보시더라고요. 그 5초가 꽤 길게 느껴졌어요. 그 분은 그 귤을 그 자리에서 드시지 않고 주머니에 넣으셨는데, 제가 드린 걸 그 분이 받아주셔서 저로서는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요. 나중에 생각하니 그 분이 귤을 어떻게 하셨을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그 때의 기억과 겹쳐 이 이야기에 가장 애착이 가네요.“

- “김우리의 하루”에는 무엇인가 모호한 느낌이 많이 나요. 시간적인 배경도 명확하지 않고 남과 북의 교류에 대해서도 ‘하도 왕래가 자유롭다 보니’ 정도의 이야기만 있지 남과 북이 통일이 되었는지 아닌지 등도 잘 모르겠어요. 좀 전에 모호함이 의도적이었다고 했는데,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제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들어와 일한 지 3년째인데, 여기 와서 들은 이야기 중 색다른 것은 ‘우리가 하는 일은 상대가 있다’라는 말이에요. ‘이런 일을 오랫동안 해 온 단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남북간의 문제는 남과 북이 서로가 주체로 만나는 것이어서, 그래서 상대가 있는 일이고, 그래서 한쪽만의 생각이나 의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죠. 이 이야기는 남과 북의 미래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는 곧 남북의 미래는 서로가 같이 만들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쉽게 통일이라는 단어를 쓰곤 하지만, 통일이 어떤 의미인지, 그 경로와 형태는 어떤 것인지 사실 대단히 복잡한 문제잖아요. 물론 언젠가 통일이 되어야 하겠지만, 그 통일의 내용과 형태는 매우 다양한 과정을 거친 후 우리가 만들고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서, 지금은 모호함 속에서 우리의 상상력을 더 키우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우리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상상력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거든요”

-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글을 정리하는 제가 김우리가 되어야 해서 김우리의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물론 저는 2018년에 발 딛고 있는 터라 아주 자유롭지는 못하지만요. 그래서 부모님 이야기를 넣은 거 같아요. 아주 먼 미래인 100년 후를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고 전쟁을 기억하는 세대의 생각도 반영하고 싶었죠. 이산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마음이 아팠어요. 마지막에 북쪽 맥주 회사가 남쪽 맥주 회사와 힘을 합쳐 한반도를 대표하는 새로운 맥주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도 그런 일이 꼭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고요.”


“22살 김우리의 어느 하루


안녕하세요? 저는 22살 김우리라고 합니다. 제주도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북쪽에서 학교를 다니느라 부모님과 떨어져 개성에 살고 있어요.

제가 다니는 학교는 입학시험만 통과하면 어느 나라, 어느 국적의 학생도 다닐 수 있어요. 저는 공학계열로 입학을 해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동아리 활동도 하고 있는데, 축구를 가지고 아이들에게 평화를 가르치는 평화축구 동아리에요. 전국의 학교에 있는 연합동아리인데, 1년에 한번 씩 남과 북,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시아권의 학생들이 모여서 평화축구대회를 개최해요. 올해에도 얼마 전에 진행이 되었어요.

우리 학교는 남과 북, 그리고 외국의 학교들과 교환학점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 제도를 통해 저는 하반기에는 김책공과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갈 예정이에요. 공학계열에서는 가장 유명한 학교 중 한 곳이랍니다. 경쟁률이 치열해서 준비하는데 좀 애를 먹었어요

다른 친구들도 올 여름 계획이 참 많아요. 특히나 올해에는 한반도에서 올림픽이 열리잖아요! 남과 북이 공동개최하는 이번 올림픽은 ‘평화’ 올림픽으로 많이 홍보되었는데, 모든 종목에 단일팀으로 참가하게 된 부분도 한 몫을 했던 것 같아요. 다들 티켓을 못사서 발동동 구르고 있더라구요. 저도 무척 가고싶지만 아무래도 교환학생 준비 때문에 TV로나 봐야 할 것 같아요.

함경북도가 고향인 학교 친구는 여름방학 때 제주도 한 달 살기에 도전할 거래요. 백두산에 가봤으니 올 여름에는 꼭 한라산도 오르는 게 꿈이었대요. 그래서 근력 키운다고 봄부터 버스안타고 열심히 걸어 다닌다나요? 친구가 간다니까 제주도 출신인 제가 여기저기 맛집 추천 좀 해줬어요. 귤이랑 한라봉 꼭 먹으라고 했더니, 자기네 집 앞 슈퍼에도 판다고 코웃음 치길래 갓 딴 맛은 못 따라 올 거라고, 꼭 먹으라고 강조해뒀죠!

전 이번 겨울에는 기차여행을 떠날 거에요. 서울역에서 중국, 러시아를 거쳐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가려고 해요. 요즘 저희 또래에서는 유행이라 주변 친구들 중에도 벌써 다녀온 친구들이 많아요. 그 친구들 이야기로는 유럽연합처럼 우리도 러시아까지 비자 없이도 갈 수 있다고 해요. 그리고 열차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Korea에서 왔다고 하면 South냐, North냐, 아직도 전쟁하냐 하고 묻곤 한다는데 사실 조금 새삼스러운 느낌이 들었어요. 하도 왕래가 자유롭다보니까요. 하여간에 긴 여행이라 준비할 것이 좀 많기는 하지만 너무나 신나요!

이번 여행은 친구 2명과 함께 가기로 했는데, 한 친구는 전에 우리 학교로 교환학생을 왔던 재일동포인데, 일본에 살고 있어서 부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오기로 했어요. 다른 친구는 평화축구 동아리에서 만난 재중동포 동생인데 그 친구는 지금 중국에 있어서 거기서 합류하기로 했고요.

제가 신나서 기차여행 이야기를 하면 저희 부모님은 ‘세상 참 좋아졌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두 분은 서귀포에서 옥류관 제주점을 운영하고 계시는데요. 처음에 오픈 준비를 위해 평양 본점에 가서 6개월 동안 레시피도 전수받고 오셨을 때도 ‘세상 진짜 좋아졌다’ 하셨고, 얼마 전에 삼촌이 결혼 상대로 청진이 고향이신 분을 데리고 인사를 왔는데 그 때도 똑같이 말씀하셨어요. 완전 입버릇이라니까요?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 이야기지만, 두 분이 어렸을 때는 남과 북이 서로 오고가려면 꼭 신고가 필요했대요. 하지만 그것조차도 굉장히 형식적인 제도였을 뿐, 자유로운 교류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하네요. 어제도 TV에서 하는 다큐프로그램을 봤는데요. 1996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만해도 교류도 많고 남과 북의 경제협력도 활발했다고 하던데 그 뒤로는 10년 동안 교류가 어려웠고 심지어 왕래 한번 없었던 해도 있다더라고요! 신고 없이는 팩스만 주고받아도 처벌대상이었고 한반도 전쟁이야기도 수도 없이 나왔다고 하죠.

남과 북에 대한 다큐를 보다 보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라는 단체가 굉장히 많이 나와요. 제 룸메이트가 지난번에 이 단체의 평양사무소에서 인턴 활동을 했었어요. 무려 1996년에 설립된 단체래요. 남과 북이 사이가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수 십년의 시간동안 북한에 대한 인도지원이나 개발협력, 남과 북의 교류를 위해 힘쓴 단체라면서 인턴인 자기가 다 엄청 뿌듯해 하더라고요. 지금은 말라리아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예전에는 남쪽이 꽤나 잘사는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북쪽과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말라리아 모기가 엄청 많았다나 봐요. 그런 시기에 말라리아 방역 사업을 주장한 것도 그 단체래요.

이렇게 지난 역사에 대해 수업 때도 배우고, TV나 영화로도 많이 접하지만 사실 상상이 잘 안가요. 거슬러 올라가면 같은 역사를 뿌리로 두고 있는데다,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과 수십년 동안 총부리를 겨누고 말도 안 섞다니... 심지어 전쟁 때문에 떨어진 가족들은 죽을 때까지 못 보기도 했대요. 물론 부모님이 절 혼낼 때는 조금 밉긴 해도 평생을 못 본다는건... 정말 상상도 안가고, 왜 그랬어야 됐을까 이해도 안가요. 바로 옆에 있는데 얼마나 슬펐을까요?

앗, 잠시만요. 친구에게 연락이 왔네요. 친구들이 오늘 밤에 모이자고 하는데요? 안그래도 요즘 점점 더워져서 시원한 맥주가 땡기던 차였는데! 맥주는 역시 대동강 맥주죠 ^^ 예전에는 북쪽 지역에서만 마실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남쪽 전국에도 유통망이 연결되어 집근처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남쪽 맥주 회사랑 콜라보로 한반도를 대표하는 새로운 브랜드를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나오면 꼭 먹어보려고요!

저기 친구들이 있네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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