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공지

전쟁의 비극, 고려인 가족의 부서진 집과 끝나지 않는 피난 생활

[스토리]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24-12-24 19:17
조회/Views
5621
[편집자 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고려인동포를 돕기 위한 긴급구호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현지 고려인단체 ‘아사달’과 협력하여 어려움에 처한 고려인 동포들에게 생필품과 의약품 기타 구호물품을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포화속에서 힘겹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고려인 동포들의 이야기를 ‘아사달’ 대표 박표트르가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사달’ 대표 박표트르입니다.


전쟁은 언제나 파괴와 죽음, 그리고 고통을 가져옵니다. 특히 최전선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 자포리자시와 같은 도시의 고려인 가족들에게 그 고통은 더욱 심각합니다.

자포리자시는 자포리자주의 중심 도시로, 전선에서 불과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최전선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2024년 가을부터 이 도시는 유도 폭탄과 드론 공격에 점점 더 많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전선이 가까운 탓에 미사일과 다른 파괴적인 무기들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도시를 타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 속에서, 차이 타티아나와 그녀의 세 자녀는 결국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9월, 그녀는 가족과 함께 우크라이나 중부 지역 키이우주 부챠시로 피난을 떠났습니다. “아이들이 폭격 소리에 시달리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너무 걱정됩니다.”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지도)

한편, 전 뱌체슬라브는 가족과 함께 자포리자시에 있는 한 기업소 건물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4년 11월 22일, 그가 일하던 기업소가 유도탄 공격을 받았습니다. 강력한 폭발로 건물의 유리창은 모두 깨졌고, 벽에는 큰 금이 갔습니다. 그의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이제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시청에 도움을 호소했지만, 너무 많은 주민들이 같은 요청을 해서 시청에서도 도와줄 자원이 없다고 합니다.”



위 사진속 부서진 건물은 전 뱌체슬라브 가족이 살며 일하던 곳입니다.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고려인들 중 많은 이들이 전쟁으로 인해 집을 잃거나 고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들은 낯선 지역에서 집을 빌려서 생계를 이어가야 하지만, 이런 생활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막막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과 혼자 사는 노인들은 더 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정부는 많은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 시설이 부족해 학교와 병원 같은 공공시설을 임시 대피소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1956년생 김 타마라와 1952년생 리 트로핌 부부는 각각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났습니다. 소련 붕괴 이후인 1993년, 이들은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으로 이주해 정착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2월 24일 전쟁이 발발하며, 심한 폭격으로 그들이 살던 마을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많은 집이 완전히 혹은 부분적으로 파괴되었고, 이들 부부의 집도 심하게 부서져 결국 정든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이들은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 지역의 한 병원 건물에 머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에 수용되었다가 두 달 뒤 이곳으로 옮겨 살게 된 것입니다. 두 사람 모두 나이가 많아 연금을 수령해야 하지만, 무국적자라 필요한 문서가 없어 연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구호 물품 박스를 전달 받은  김 타마라)

“평생을 일하며 지냈는데, 이렇게 집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낯선 병원에서 노년을 보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전쟁이 끝나 이들이 미콜라이우로 돌아가더라도 집이 심각하게 부서진 상태라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들의 현실은 전쟁으로 인해 집을 떠나야만 했던 수많은 고려인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입니다.

우크라이나 고려인 후원하기
전체 1,400
번호/No 제목/Title 작성자/Author 작성일/Date 조회/Views
공지사항
[연대]<초대합니다> 남북관계 및 평화통일분야 정책토론회 - 차기 정부에 바란다!
관리자 | 2025.05.16 | 조회 577
관리자 2025.05.16 577
공지사항
[연대]6.6 모이자 임진각으로! - DMZ순례단과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대회
관리자 | 2025.05.15 | 조회 1794
관리자 2025.05.15 1794
공지사항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4)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를 준비하는 마음가짐
관리자 | 2025.05.12 | 조회 1697
관리자 2025.05.12 1697
공지사항
[함께읽기]'아이들은 어떻게 평화를 배우지?' - 계수초 선생님의 평화축구 수업후기
관리자 | 2025.04.28 | 조회 4066
관리자 2025.04.28 4066
공지사항
[함께읽기]'아일랜드 청년이 바라본 한반도와 그 너머의 평화'
관리자 | 2025.04.22 | 조회 4754
관리자 2025.04.22 4754
1395
[알림]'평화, 미래를 만나다' -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관리자 | 2025.04.22 | 조회 6585
관리자 2025.04.22 6585
1394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3) 예측 불가능이 희망의 근거
관리자 | 2025.04.21 | 조회 4984
관리자 2025.04.21 4984
1393
[알림]2024년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 실적 명세서
관리자 | 2025.04.14 | 조회 2493
관리자 2025.04.14 2493
1392
[알림]2024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업보고서 발간
관리자 | 2025.04.07 | 조회 5276
관리자 2025.04.07 5276
1391
[알림]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성명서 - 윤석열 파면은 주권자 시민의 승리
관리자 | 2025.04.04 | 조회 5809
관리자 2025.04.04 5809
1390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2) 해방 80년의 남북관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관리자 | 2025.03.26 | 조회 8192
관리자 2025.03.26 8192
1389
“아버지의 이야기이자 딸 지형의 성장기” - '유령의 시간' 작가와 함께 한 북 콘서트
관리자 | 2025.03.20 | 조회 2918
관리자 2025.03.20 2918
1388
[알림]<참여신청> 제81회 정책포럼 - '유령의 시간' 김이정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
관리자 | 2025.03.04 | 조회 8124
관리자 2025.03.04 8124
1387
[함께읽기]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무국적 고려인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전합니다.
관리자 | 2025.03.03 | 조회 3058
관리자 2025.03.03 3058
1386
[스토리]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20기 첫 공동대표 회의가 열렸습니다
관리자 | 2025.02.28 | 조회 3422
관리자 2025.02.28 3422
1385
[캠페인]한반도 평화행동,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 발송
관리자 | 2025.02.21 | 조회 9201
관리자 2025.02.21 9201
1384
[스토리]학생들이 기부한 헌 교과서, 한민족어린이를 위한 사업기금이 되었습니다
관리자 | 2025.02.20 | 조회 8580
관리자 2025.02.20 8580
1383
[연대]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미국 평화 단체 연합의 서한
관리자 | 2025.02.05 | 조회 8311
관리자 2025.02.05 8311
1382
[스토리]알리나 멘샤코바의 김치 담그기 체험, 그 특별한 순간
관리자 | 2025.01.22 | 조회 4213
관리자 2025.01.22 4213
1381
[함께읽기]2025년, 북은 어떤 신년 메시지를 내놓았을까요? - 신년 토론회 후기
관리자 | 2025.01.06 | 조회 10929
관리자 2025.01.06 10929
1380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1) 공멸의 경쟁으로부터 전환하기 - 공동안보
관리자 | 2025.01.03 | 조회 10869
관리자 2025.01.03 10869
1379
[스토리]전쟁의 비극, 고려인 가족의 부서진 집과 끝나지 않는 피난 생활
관리자 | 2024.12.24 | 조회 5621
관리자 2024.12.24 5621
1378
[연대]동북아의 여성 평화활동가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다!
관리자 | 2024.12.19 | 조회 3468
관리자 2024.12.19 3468
1377
[알림]위난에 처한 재외동포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 후기
관리자 | 2024.12.19 | 조회 4791
관리자 2024.12.19 4791
1376
[알림]위난에 처한 재외동포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관리자 | 2024.12.16 | 조회 6969
관리자 2024.12.16 6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