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일 오후, 우리 정부는 대한적십자사의 언론 브리핑을 통해 기록적인 폭우로 심각한 수해를 당한 북한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북한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물자를 지원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한 금번 정부의 대북 수해지원 제안을 적극 환영하며, 이와 동시에 북측 당국의 긍정적인 화답을 기대한다.
정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국제기구를 통한 우회 지원이 아니라, 남북 간 협의를 통한 직접지원 의사를 명확히 하였다. 우리는 수해지원의 긴급성을 감안한 정부의 이러한 방식에 동의하며, 북측과의 원활한 협의를 통해 직접 지원이 성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수해의 여파는 몇 주, 몇 달, 길게는 몇 년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긴급지원뿐 아니라 보다 중장기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더불어,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남북관계 경색을 고려할 때, 당장 남북 당국 간 직접 협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외부의 지원이 필요한 북측 수재민들에게 도움이 닿을 수 있도록 우리 정부는 남북 당국 간 직접지원은 물론, 민간 차원의 지원, 해외동포를 통한 지원,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 등 모든 채널을 열어야 한다.
지난 30여 년간 인도주의와 동포애에 기반 한 서로돕기운동을 실천해 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북측 수재민에 대한 긴급지원을 위해, 최근 북한주민접촉신고를 정부에 제출하였다. 정부가 신속히 접촉신고를 수리, 북측 수재민을 돕기 위한 활동에 하루 빨리 착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북측 당국도 그간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활동해 온 남측 민간단체들이 북측 주민과 다시금 함께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지난 2019년 이후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다. 남북 간 모든 대화 채널이 끊어지며, 한 순간의 오해와 오판으로 인한 우발충돌의 위험마저 높아져 있다. 대화의 단절, 우발충돌의 위험, 남북관계 경색 장기화라는 악순환을 끊어야 할 때다. 과거 남북은 최악의 자연 재해를 새로운 관계 수립의 기회로 만든 경험을 갖고 있다. 그 협력의 경험을 되살려, 남북 공히 겪고 있는 지금의 어려움을 서로 힘을 합쳐 극복하고, 더 나아가 다시금 화해와 협력을 얘기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