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국회국제보건의료포럼에서 국제보건 정책 및 옹호 활동을 하고 있는 최세문입니다. 아이 셋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우리민족 사무처로부터 글을 부탁받고, 지난 20년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2003년 보건의료분야 대북지원사업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알게 되었습니다. 열악한 북한의 의료기관을 현대화하고 정성제약 공장을 설립해 의약품 접근성을 개선하는 일은 당시 중요한 보건의료분야 남북협력사업이었고, 이종무 소장님께서 친절히 인터뷰에 응해주셨습니다. 2004년에는 옥스팜이 발간한 개발협력사업 모형을 함께 공부하는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마포 사무실을 자주 드나들게 되었습니다. 그때 손종도 사무국장님과 동갑내기 이예정 사업국장님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일하는 국회국제보건의료포럼이 2018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북한 보건의료발전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준비 과정에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자문을 받고 있고, 우리민족 선생님들이 국제심포지엄의 토론자로 참여해 주기도 하셨습니다.
저는 2005년부터 그리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후원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2010년대 후반, 어려운 시기에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미국 의회와 UN대북제제위원회를 방문하여 UN제재가 인도적 지원사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옹호활동을 펼치고 성과를 내는 것을 보면서, 남편과 제 공동명의의 후원 계좌를 하나 더 만들게 되었습니다.
옹호(advocacy) 활동은 특정 사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자원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정책과 법률 개선에 영향을 미칩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내기 위한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합니다. 그러나 특정 사안에 대한 옹호활동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직접 도와주는 것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대개 관심과 재정적 지원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국제보건 옹호 활동가로서 저는 “옹호(advocacy)”의 중요성과 활동가들이 겪는 재정적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남북한 왕래 없이 어떤 개발협력사업 수행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옹호·국제 연대·연구 사업이 지속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시민사회가 직접 국제사회에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지지를 호소하는 일은 정부도 학계도 할 수 없는 빛과 소금 같은 민간외교활동입니다.
이번에 대학교에 입학한 큰 아이의 친구가 지난 6월 25일에 군입대를 했습니다. 아이의 엄마가 제 친구이기도 한데, 최근 비무장지대에서 오물풍선과 대북확성기 등으로 남북한 긴장이 높아지면서 군대를 보내는 부모는 가슴을 졸이며 매일 기도를 해야 합니다.
이 글을 부탁받고 준비하면서 초등학교 5학년생인 막내와 북한과 통일을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도덕 시간에 북한과 통일을 배웠는데,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30명의 절반도 손을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통일이 되면 남북이 전쟁으로 싸우지 않아서 좋지만 통일이 급한 것 같지는 않아서 제 아이도 손을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번에 막내 아이와의 대화에서 더 놀랐던 점은, “우리의 소원” 노래를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80년대에 ‘국민학교’를 다녔던 남편과 저는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고 “이 겨레 살리는 통일”이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막내 녀석은 노래 자체를 배운 적이 없답니다.
지금처럼 경색된 남북관계에서 미래 세대인 아이들이 북에 대해서 적대감만 가질까봐 많이 걱정됩니다. 북을 제대로 알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청소년을 위한 평화통일교육 등을 포함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옹호 활동 사업이 지속되고 확장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시민의 힘으로 정의롭고 건강한 한반도평화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데 주축이 되려면 시민들의 든든한 후원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우리의 연대는 더욱 튼튼해져야 합니다.
저는 이제, 아들을 군대에 보낸 친구에게 이 편지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후원신청서를 보내야겠습니다.
최세문 올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응원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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