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15일, 30여년 간 대북지원 활동에 매진해 온 캐시 젤버거(Kathi Zellweger)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스위스 국적의 캐시는 북한의 식량난이 전세계에 알려진 1995년 홍콩 카리타스의 대표로 대북지원을 시작했으며, 2006년부터 2011년까지는 스위스국제개발청(Swiss Agency for Development and Cooperation)의 평양사무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도 인연이 깊습니다. 사업 초기부터 대북지원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의 장에서 만나왔으며, 특히 2009년부터 매해 우리민족이 진행하고 있는 대북협력 국제회의에서 캐시는 항상 중요한 연사로 우리와 함께 해 왔습니다.
요즘 캐시는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해 일해 온 지난 30여 년을 되돌아보며 이를 정리하는 책을 집필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년 또는 내후년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캐시의 책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북지원의 오랜 경험을 이렇게 정리한 책이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캐시와의 환담 자리에서 최완규 상임공동대표는 “당신은 여전히 북한에서 6개의 M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캐시는 자신의 마지막 방북은 코로나 직전인 2019년 말이었다면서 그때까지도 6M의 변화는 분명해 보였으며, 그 이후 북한을 직접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아마 6M의 변화는 여전히 중요한 관찰 포인트일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 캐시 젤버거는 과거 북한에서 6개의 M(Market, Money, Mobile phones, Motor cars, Middle Class, Mindset / 시장, 돈, 휴대폰, 자동차, 중산층, 사고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음
캐시가 가지고 온 스위스 초콜릿과 최완규 대표가 고향 공주에서 가지고 온 밤을 나눠 먹으며, 북한의 두 국가 선언의 영향부터 캐시가 즐겨 만든다는 밤케이크까지...우리의 얘기는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언젠가는 북의 친구가 가지고 온 송이와 남쪽 한우를 함께 구워 먹을 날이 올까요?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친구로 인해 오래 보지 못한 북쪽 친구들이 더욱 그리워지는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