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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3/4차 후기] ‘정보가 되기 전, 데이터를 만나는 일’ – 염나은

[스토리]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6-08-27 04:45
조회
16899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은 작년에 이어 ‘2026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 모두를 위한 평화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3/4차 대화 후기]

’정보가 되기 전, 데이터를 만나는 일‘

염나은 (영국 리버풀 대학교 환경 평가 관리학 석사과정)

””

학부 시절, 데이터와 정보의 차이를 배운 적이 있다. 데이터는 흩어진 사실이고, 정보는 그 사실들이 맥락 속에서 의미를 갖게 된 상태다. 중요한 것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편향된 정보 속에서 길을 잃고 있었다. AI 는 순식간에 그럴듯한 정보를 만들어내며, 진영 논리 속에서는 같은 사실도 서로 다른 이야기로 엮인다.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해석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무엇을 믿고 공부해야 할지 흔들릴 때가 많았다. 그때 만난 것이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라는 중립적인 단어들로 이루어진 프로젝트였다. 이곳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청년들이 각자의 데이터를 자유롭게 꺼내놓고, 대화를 통해 함께 의미를 만들어가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

3차시에서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로부터 러-우 전쟁이 이어진 지난 4년간의 일상을 들었다. 어려웠다. 화면 너머에서 한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듣는 방식은 섣부른 감상과 판단을 잠시 멈추게 만들었다. 뉴스를 통해 접하던 전쟁의 단편이 아니라, 전쟁이 계속되는 곳에서 지금도 일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삶도 계속되고 있었다. 장기화된 전쟁 속에서 휴전에 대한 여론이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전쟁은 국가 간 충돌을 넘어 공동체와 사람들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

””

4 차시에서는 ‘2056 년, 다른 한반도를 상상하다’라는 미래 토론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우주 시나리오와 기후위기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30년 뒤의 한반도를 상상했다. 흥미로웠던 것은 시나리오별로 30년이라는 시간을 다르게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우주 시나리오는 30 년을 급격한 변화의 시간으로, 기후위기 시나리오는 변화에 적응하는 시간으로 바라봤다. 서로 다른 미래를 그렸지만 두 팀 모두 AI 와 한반도라는 공통된 개념을 전제했다. 미래의 AI 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인구 밀도와 디지털 환경을 갖춘 한반도가 중요한 입력 데이터가 된다면, AI가 이해하는 ‘인간’의 모습에도 한반도의 경험이 반영될 수 있다는 상상이 이어졌다. 분단의 역사, 이념 갈등, 휴전 체제,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진 급격한 성장까지.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경험들이 미래에는 인류를 이해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

그 순간 자연스럽게 현재의 한반도로 다시 시선이 돌아왔다. 돌아보면 평화 대화는 하나의 결론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었다. 서로 다른 경험과 관점을 데이터 럼처 꺼내놓고, 대화를 통해 조금씩 정보로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언젠가 지금의 대화가 한반도의 미래를 이해하는 정보가 될지, AI 가 인류를 이해하는 데이터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 가능성은 지금처럼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끝까지 대화를 이어가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사실만은 분명하게 남았다. 중요한 정보가 될지도 모르는 데이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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