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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옥사나의 한국어 이야기_우연이라는 문

[스토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11-25 16:45
조회
10201
<한국문화 다리놓기 프로젝트>

러시아 남부 볼고그라드주 고려인문화자치단체 ‘미리내’가 운영하는 고려인문화센터에서 한국문화를 배우며 스스로 더 나은 삶을 향해 성장해가는 고려인과 러시아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미리내’는 남부 러시아 볼고그라드주에 있는 고려인문화자치 단체입니다. 2005년 설립하여 청소년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글교실과 문화활동(풍물팀 등), 지역사회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며 볼고그라드 고려인 청년활동의 중심으로 성장하였습니다. 2019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후원으로 독자적인 건물을 구입하여 고려인문화센터를 개관하였습니다. 고려인문화센터에는 한글교실, K-PoP, 천둥(풍물놀이), 한국춤, 태권도,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려인과 러시아인 청소년, 청년 400여명이 한국문화를 배우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홍옥사나입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나 어릴 때 남부러시아 볼고르라드로 이주하여 성장했습니다. 고려인 단체 미리내에 참여하여 한국어를 배웠으며 현재 고려인문화센터 한글학교 교사입니다.



(고려인 축제에서 사회를 보고있는 홍옥사나)

저는 적어도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2010년, 진로 문제로 방황하고 스트레스를 가득 안고 살던 나를 작은 오빠가 ‘미리내’라는 문화 센터로 데려갔습니다. 사실, 큰 기대도 없었고 특별한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만남이 내 인생을 바꿔놓을 줄은 몰랐습니다. 당시 나는 한국어는 물론이고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거의 알지 못했고, 관심조차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미리내와의 만남 이후, 나는 마치 목마른 사람처럼 한국 문화에 빠져들었습니다. 밤새워 공부하고, 크고 작은 문화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통 무용, 사물놀이 등 다양한 것을 배워봤지만, 결국 내게 가장 잘 맞았던 건 한국어였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잘하지는 못했습니다. 발음은 엉망이었고, 단어도 잘 외워지지 않았으며, 문법은 특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한국어를 잘하고 싶다는 열망은 그 무엇보다 강렬했습니다. 한국어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움직였습니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공부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잠을 좋아하는 내가 수면 시간을 줄여가며 공부에 몰두했습니다. 쌓인 스트레스조차 한국어 공부로 풀 정도였습니다. 물론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지만, 결국 혼자 공부하며 헤쳐 나가야 했던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새로운 지식뿐 아니라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소중한 친구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기에 나는 끝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더 사랑하게 된 계기는, 아마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한국어 강사가 되어 수업을 했을 때였을 것입니다. 서툴고 두려웠던 내가 첫 수업을 마친 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은 내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한글학교에서 강의 중인 홍옥사나)

현재 나는 여전히 한국어를 사랑하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고 보람찹니다. 많은 일을 해봤지만, 내 마음속 1등은 언제나 한국어입니다. 앞으로도 한국어 교사로 계속 일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아름다운 언어와 문화를 전하고 싶습니다.

만약 그때 미리내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미리내를 통해 나는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쌓았고, 진정한 친구와 가족 같은 사람들, 그리고 삶의 즐거움과 사랑까지 찾았습니다.

앞으로도 나는 미리내와 함께 성장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한국 문화를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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