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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0주년 특집 9: 남북 의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다! [등록일 : 2016-09-02]

[스토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3-27 11:45
조회
5898
[창립 20주년 특집] 사진으로 전하는 우리민족 9

남북 의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다!

북한 전역에서 200여명의 의사들이 평양에 모였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재미동포 의사들과 일본에 거주하는 조선적 의사들도 먼 길을 돌아 평양에 모였습니다. 남쪽에서도 의과대학 교수들과 개원의, 한의사들을 포함해 28명이 자리를 같이했습니다. 2007년 9월의 일입니다.

이렇게 전 세계의 우리 동포 의사들이 모여 토론회를 합니다. 2007년 열린 토론회는 꼬박 이틀 동안 진행됐습니다. 일흔이 넘은 북한의 노학자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프로그램인 파워포인트로 자료를 만들어 발표를 합니다. 재미동포 의학자는 60여장이 넘는 슬라이드로 구성된 자료로 발표를 합니다. 2개 분과로 나뉘어 진행된 분과별 토론회에서는 북쪽과 남쪽, 해외 동포 의사들이 번갈아가며 자신들이 연구하고 경험한 의학적 지식과 사례들을 발표하고 공유합니다.

이처럼 남과 북, 해외의 우리 동포 의사들이 한날한시에 모여 진행하는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국내외 동포들의 평양의학과학토론회’로 불리는 이 토론회는 1999년에 시작해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2016년 올해에는 지난 6월 1일~2일 평양 쑥섬 과학기술전당에서 제18차 평양의학과학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짐작하다시피 지난 6월의 토론회에는 남쪽 의사들이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올해뿐만이 아닙니다. 남쪽 의사들이 이 토론회에 참석한 것은 2003년과 2004년, 2006년, 2007년 등 4차례에 불과합니다.

2007년 9월에 열린 제9차 평양의학과학토론회에는 리봉훈 조선의학협회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보건부문 일군들과 의학과학자 등 200명이 참석했습니다. 일본에서는 김대식 재일본조선인의학협회 부회장, 미국에서는 김윤범 미국 시카고의학대학 명예교수와 남영한 UNI치과의원 원장 등을 포함한 재미동포 의사들이 참석했습니다. 남쪽에서는 을지대학교 총장 및 의과대학 교수들과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9월 11일 저녁 환영만찬부터 사실상 시작된 토론회는 12일 오전에 개막식과 종합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조선의학협회 중앙위원회의 리봉훈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국내외 동포의학자들이 민족의 의학과학기술을 더 높은 단계에로 발전시키며 조국통일과 내 나라의 융성번영에 적극 이바지하리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진행된 종합강의에서는 일흔이 넘은 노학자로, 자강도 화평군인민병원에서 근무하는 주규식 박사가 「세계 최초의 의학대백과전서인 <의방류취>의 력사적 및 서지학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무균돼지로도 유명한 미국 시카고의학대학의 김윤범 교수는 「이식면역학과 림상장기이식의 발전추세」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오후부터는 기초 및 내과학분과, 외과 및 구강병학분과 등 2개의 분과로 나뉘어 분과별 논문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다음날인 13일 오전까지 진행된 분과별 논문 발표에서는 《어린이결핵성 뇌막염마비기의 조기진단지표 설정과 합리적인 치료방법을 확립하기 위한 연구》, 《체외수정에 대한 연구》, 《침구치료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 《소아마취의 최신지견》, 《새로운 인공치아재료에 대한 연구》등 60여건의 논문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평양의학과학토론회는 북한에서 열리는 의학 관련 토론회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입니다. 북한 전역의 의사들이 모이는 토론회에 남측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참석하면서 북한의 의학 기술과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토론회 진행에서도 개선점을 찾고 실제로 개선해 나가는 북한 보건의료 당국의 노력을 볼 수 있기도 했습니다. 그 몇 가지 사례를 볼까요?

2006년의 제8차 토론회와 2007년의 제9차 토론회에서 가장 달라진 부분은 발표 현장의 PC가 데스크톱에서 노트북으로 발전(?)했다는 점입니다. 2006년의 토론회에서는 3개의 분과별 발표장에 데스크톱 컴퓨터와 프로젝터가 비치돼 발표자들의 발표를 도왔는데, 2007년엔 노트북 컴퓨터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전체 참석 인원과 발표장 크기에 비해 스크린이 작은 게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토론회 진행에 필요한 시설들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습니다.

달라진 건 하드웨어뿐만이 아닙니다. 북측 의사들의 발표 자료에 동영상이 등장하는 등 소프트웨어에서도 발전된 모습이 보였습니다. 2006년 8차 토론회 때의 북측 발표 자료는 단조로운 텍스트로만 구성되고 슬라이드 수도 10장 미만이 대부분이었는데, 2007년 9차 토론회에는 동영상과 사진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남쪽의 의사들은 북쪽 의사들의 열의와 헌신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첨단 의료기기와 해외의 다양한 연구성과에 대한 접근 부족으로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려는 그들의 열의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남과 북의 의사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이는 때가 어서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손종도 부장
 [편집자 註]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이어질 특집 ‘사진으로 전하는 우리민족’은 지난 20년 동안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다녀왔던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하려 합니다. 남북이 처한 현실의 벽을 조금씩 조금씩 넘어왔던 이야기, 사람과 사람의 만남 이야기가 녹아있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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