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공지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2] ‘우리는 적대와 혐오, 편견을 넘을 수 있을까?’

[함께읽기]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25-05-31 17:39
조회/Views
3620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은 '평화, 미래를 만나다 -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차 평화 대화 이후 참가자가 작성한 후기를 공유합니다 🙂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2]



"우리는 적대와 혐오, 편견을 넘을 수 있을까?"


추윤권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참가자, 직장인)




5월 27일(화), 『북한,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기』라는 주제로 『청년 한반도 평화대화』 2회차 대화가 열렸습니다. 이날 모임은 양두리 님의 특별순서 「내가 다녀온 북한, 내가 만난 북한 사람」으로 시작하여, 참가자들이 북한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자연스럽게 마련해주었습니다. 단순한 강연을 넘어, 참가자들은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를 통해 '북한'이라는 대상에 대해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는’ 시선을 새롭게 정립해 나갔습니다.

첫인상: 강연보다 가까웠던 체험담

행사는 양두리 선생님의 특별강연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남북교류가 쉽지 않던 시기 직접 북한을 방문했던 이야기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은 만남의 기록이었습니다. 특히 "내가 다녀온 북한, 내가 만난 북한"이라는 제목에서처럼, 한 명 한 명의 사진 속 북한분들을 '개인'으로 만나고 기억하는 자세가 인상 깊었습니다.

마치 사진 속의 북한 분들을 오래된 친구처럼 설명하시는 이야기를 통해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히 체제나 정치의 문제를 넘어 사람에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고, 한편으로는 분단의 현실로 한 민족을 만날 수 없다는 비참함도 동시에 느꼈습니다.

콘텐츠로 형성된 이미지와 실제 북한

'북한 관련 콘텐츠와 실제 모습의 괴리'라는 첫 번째 토픽은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영화, 드라마, 유튜브, 이탈주민의 증언 등에서 접하는 북한의 이미지는 주로 경직되고 비인간적인 체제, 군사적 대치의 이미지였습니다. 그러나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사랑의 불시착'처럼 인간적인 감정을 담은 콘텐츠에 대한 언급도 있었고, 고증의 정확성과 상상력의 공존에 대한 토론이 펼쳐졌습니다.

이 대화를 통해 느낀 것은, 북한은 ‘미디어 프레임’을 통해 접촉되는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의 모습은 결국 누군가의 렌즈를 통해 굴절된 모습일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생긴 편견과 오해가 북한 주민에 대한 거리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북한 주민’과 ‘북한이탈주민’은 누구인가

워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 토론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북한 주민’과 ‘북한이탈주민’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 감춰진 우리의 무의식적인 타자화였습니다. 특히 ‘곁에 있지만 곁에 없는 존재’,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키워드는 남한 사회가 여전히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처럼 느껴졌습니다.

북한이탈주민과의 직접적인 접촉 경험이 있는 이들은 그들을 ‘개인’으로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저 역시 그들을 집단적 이미지나 고정관념 속에서 이들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결국 만남의 부재에서 오는 인식의 한계이자, 접촉 이론(Contact Theory)의 실천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로 이어졌습니다.

편견을 넘는 방법: 리프레임(Reframe)과 공동체의 지지

세 번째 토픽에서는 '적대와 혐오, 편견을 넘을 수 있을까?'라는 깊은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특히, 북한이탈주민이나 북한 주민에 대한 기존의 프레임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레임을 없앨 수는 없지만, 다른 프레임으로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는 말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은 위험하고 낯선 존재’라는 프레임을 ‘북한도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간’이라는 프레임으로 리프레임 할 때, 편견은 줄고 감정적 거리도 좁아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외롭고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토론의 장에서 토론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 조심성이 있습니다.

상대를 사람으로 바라보았다는 이유만으로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현실은 ‘용기 있는 시선’을 사회적으로 지지하는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했습니다.

추가로 남한에는 현재 약 3만 5천 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남북한의 상이한 체제와 문화를 모두 경험한 존재로서, 편견과 혐오를 넘어 상호이해로 나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북한 주민을 직접 만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은 그들과 남한 사회 사이를 연결해줄 수 있는 유일한 접점입니다. 그들이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직접 전달할 때, 우리가 생각하는 왜곡된 북한이 아닌 ‘사람 사는 곳으로서의 북한’이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이들의 삶이 우리 사회에서 ‘예외’가 아니라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질 때, 우리는 남과 북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조금 더 가깝고, 편견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를 위한 성찰

2회차 평화 대화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만남의 방식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단지 접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만나느냐,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단 한 번의 만남도 사람을 적대적으로 만들 수 있고, 반대로 편견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대화를 통해 북한 관련 콘텐츠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과 북한 주민과 이탈주민을  ‘개인’으로 받아들이는 감각을 더 훈련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전체 1,416
번호/No 제목/Title 작성자/Author 작성일/Date 조회/Views
공지사항
[알림]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주한 외국 대사관-시민사회 간담회 개최
관리자 | 2025.07.10 | 조회 1142
관리자 2025.07.10 1142
공지사항
[함께읽기][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5] “청년의 자리에서, 평화를 말하다”
관리자 | 2025.07.07 | 조회 2216
관리자 2025.07.07 2216
공지사항
[함께읽기][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4] '전쟁'이 사라진다면 '평화'가 올까
관리자 | 2025.06.30 | 조회 3435
관리자 2025.06.30 3435
공지사항
[스토리]‘새로운 남북관계, 적대 해소를 위한 노력에서부터’ -82차 정책포럼을 마치고
관리자 | 2025.06.27 | 조회 3151
관리자 2025.06.27 3151
공지사항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6) 평화, 가까운 미래에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관리자 | 2025.06.23 | 조회 3820
관리자 2025.06.23 3820
공지사항
[알림]우리민족, ‘민간 남북협력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보고서 발간
관리자 | 2025.05.27 | 조회 5014
관리자 2025.05.27 5014
1290
[캠페인]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 - “정전 70년, 전쟁을 끝내고, 지금 평화로!”
관리자 | 2023.11.22 | 조회 5778
관리자 2023.11.22 5778
1289
[알림]<춤의 도상> 공연 무료 관람 이벤트!
관리자 | 2023.11.16 | 조회 6673
관리자 2023.11.16 6673
1288
[알림][사전등록] 제78회 평화나눔 정책포럼 <남북 교류협력의 원칙과 제도 - '촉진'이냐, '제약'이냐?>
관리자 | 2023.11.08 | 조회 9634
관리자 2023.11.08 9634
1287
[함께읽기]아이들이 평화가치를 몸으로 실천해보는 기회 - 계수초 3학년과의 평화축구
관리자 | 2023.11.02 | 조회 7612
관리자 2023.11.02 7612
1286
[함께읽기]러시아 볼고그라드의 한글학교 봄학기에 109명이 졸업했습니다.
관리자 | 2023.11.01 | 조회 5722
관리자 2023.11.01 5722
1285
[함께읽기]2023 평양/개성 탐구학교, 졸업여행 다녀왔어요!
관리자 | 2023.11.01 | 조회 6447
관리자 2023.11.01 6447
1284
[함께읽기]‘다시 만난’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 2023 후원의 밤을 마치고
관리자 | 2023.10.30 | 조회 9732
관리자 2023.10.30 9732
1283
[알림]2023 주한 외국 대사관-시민사회 간담회 개최
관리자 | 2023.10.13 | 조회 7199
관리자 2023.10.13 7199
1282
[알림]창립 27주년 기념 후원의 밤 <다시 만날 결심> 개최
관리자 | 2023.09.26 | 조회 11125
관리자 2023.09.26 11125
1281
[스토리]경기도 일산을 찾은 개성탐구학교! - 개강식 및 1강 개최 소식
관리자 | 2023.09.25 | 조회 8106
관리자 2023.09.25 8106
1280
[스토리]소통과 경험 나눔의 자리 … 2023 평화통일교육박람회 참여
관리자 | 2023.09.25 | 조회 7288
관리자 2023.09.25 7288
1279
[인터뷰]"기부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 - '생일 기부'로 후원한 20대 차소민씨의 이야기!
관리자 | 2023.09.25 | 조회 5990
관리자 2023.09.25 5990
1278
[스토리]'민간 남북협력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 정전 70년 기념 정책토론회 후기
관리자 | 2023.09.22 | 조회 7664
관리자 2023.09.22 7664
1277
[스토리]“우리를 잊지 않아줘서 고맙습니다” - 우크라이나 고려인 긴급지원사업 결과 보고
관리자 | 2023.09.06 | 조회 10533
관리자 2023.09.06 10533
1276
[스토리]"물과 공기가 이렇게 많이 오염되었는지 몰랐어요" - 초등학생의 '작지만 확실한 실천'
관리자 | 2023.09.06 | 조회 8102
관리자 2023.09.06 8102
1275
[알림]참여신청 - 정전 70년 기념 정책토론회
관리자 | 2023.09.05 | 조회 8905
관리자 2023.09.05 8905
1274
[알림]개성탐구학교[경기도]가 개강합니다! (20명 선착순 모집)
관리자 | 2023.09.04 | 조회 6177
관리자 2023.09.04 6177
1273
[스토리]“군비통제(arms control)” 논의를 두려워하지 말라 - 제77회 평화나눔 정책포럼
관리자 | 2023.08.30 | 조회 6295
관리자 2023.08.30 6295
1272
[함께읽기](워싱턴포스트) 미국이 북한에 양보해야 하는 이유
관리자 | 2023.08.16 | 조회 5124
관리자 2023.08.16 5124
1271
[알림]제77회 평화나눔 정책포럼 <한반도 안보 위기와 남북관계 전망>(8.29 화)
관리자 | 2023.08.16 | 조회 5880
관리자 2023.08.16 5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