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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7) 2025 DMZ 생명평화 순례 – 해원상생(解冤相生)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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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Date
2025-07-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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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와 (사)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정기 공동 칼럼을 발표합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DMZ 생명평화 순례 – 해원상생(解冤相生)의 길


이은형 신부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장)


2025년은 광복80주년임과 동시에 민족 분단 80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분단으로 인한 미완의 해방이 80년째 이어오고 있고, 80년이라는 시간 속에 대물림되어온 내외적인 증오와 갈등은 증폭되는 양상을 보여 왔습니다. 급기야는 북한을 자극하여 전쟁에 준하는 상황을 꾀하여 비상계엄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시도까지 이어졌음이 명백한 사실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민족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보여주는 안타까운 현실임에 분명합니다.

3년을 넘어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뿐만 아니라 가자지구에서 이어지고 있는 끔찍한 전쟁 그리고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발생한 급박한 상황들, 이 모든 갈등과 분쟁이 동북아의 화약고라고 불리우는 우리의 상황을 더욱 위태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세계정세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갈등의 한복판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평화를 향한 염원과 외침일 것입니다. 현재의 비정상적 상황을 극복하고 완전한 평화체제를 이루기 위한 연대의 발걸음이 필요합니다.

이런 우리의 상황을 직시하며 종교인들이 함께 모여 평화의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2024년 4대종교 성직자들이 함께 생명평화의 길을 걸었고, 올해는 분단80년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7대종교(한국종교인평화회의, KCRP)가 함께 연대하여 ‘생명평화 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출발하여 파주 임진각까지 이르는 총 385Km의 길을 18박 19일 일정으로 함께하였습니다. 각 종교의 성직자들 수도자들 그리고 국적을 달리하는 종교인들까지 함께 어우러져 평화를 기원하며 순례에 참여하였습니다. 숙식을 함께 하며 매일 서로 다른 종교의식에 참여하여 기도를 같이하고, 함께 서로를 보듬고 격려하며 긴 시간을 함께 걸었습니다.



특별히 올해 평화의 길을 걸으면서 주제를 ‘해원상생의 길’로 잡았습니다. 남과 북 그리고 우리 내부적인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분단의 과정 속에 발생했던 수많은 희생에서 비롯되었음을 기억하며 그 희생에 대한 종교의식을 진행하면서 순례를 이어갔습니다. 이념 갈등과 분단으로 인한 희생자들, 그리고 전쟁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넋을 기리는 각각의 종교의식들이 순례의 여정 중 의미 있는 장소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종교인들이 한마음으로 서로 다른 형태의 종교의식에 참여하면서 기원하는 그 모습이 우리가 지향하는 평화의 좋은 모범으로 보여졌습니다.

함께 순례하던 스님이 우리 모두가 함께 하는 모습이 ‘화엄세상’과 같다고 표현을 하였습니다. 화엄세상이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하느님 나라’와 그 의미를 같이하는 것입니다. 화엄세상을 그 스님은 이렇게 비유하였습니다. 들녘의 다양한 꽃들이 각자의 본성을 잃지 않고 아름다움을 뽐내며 서로 어우러지는 세상, 각각의 꽃들이 서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들판을 형성하는 것이 화엄세상에 비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각각의 종교인들이 자신의 본질을 유지하며 어울리는 이 순례단이 그야말로 화엄세상과도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평화(平和)의 화(和)는 ‘어우러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평화는 강제적 합일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강제적 일치는 파시즘으로 변질되기 쉽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존중하며 어우러지는 모습, 그것이 평화의 본질일 것입니다. 우리는 종교인들의 긴 순례 여정을 통해 그 평화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평화를 세상에 구현하는 것이 종교인들에게 주어진 사명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순례의 발걸음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순례 중 사전선거에 참여하였고, 함께 넉넉한 마음으로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함께 꿈을 꿉니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을 걷습니다. 넓은 의미로 본다면 그 길은 ‘신앙의 길’입니다. 그에 비해 우리가 걸었던 길은 ‘평화의 길’입니다. 평화를 염원하는 많은 이들이 이 길을 통해 평화를 느끼고 체험하며 평화의 연대를 이루었으면 합니다.



순례 중 많은 마을들을 지나쳤습니다. 과거 ‘안보’를 중심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마을들이 활력을 잃고, 유령도시처럼 변해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안보’가 아닌 ‘평화’로 활력을 찾아야 합니다. 민통선 안쪽의 평화의 길을 새롭게 조성하고, 그 길을 바깥쪽 마을과 연계하여 국내외 많은 순례객들이 평화를 꿈꾸고 나누는 평화체험 공간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럴 때 그 평화의 길이 상생의 길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단 80년입니다.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는 분단의 장벽을 새롭게 단장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언제 그 장벽이 걷힐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분단의 선이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선으로 남게 할 수는 없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희생된 그 자리에 새로운 생명들이, 고귀한 아름다움이 숨 쉬고 있습니다. 이제 죽음의 그늘을 걷어내고 희망의 새 시대를 그려가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평화, 사람과 자연의 평화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내일도 ‘생명평화의 길’을 계속 걸을 것입니다.



 

(사진1.2.3.) 7대종교가 함께하는 2025 DMZ 생명평화 순례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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