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공지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1] ‘통일은 먼 이야기지만, 평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함께읽기]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25-05-25 17:40
조회/Views
3443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은 '평화, 미래를 만나다 -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차 평화 대화 이후 참가자가 작성한 후기를 공유합니다 🙂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1]



"청년세대에게 통일은 먼 이야기지만, 평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준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석사과정)


오늘날 많은 이들은 청년세대가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한국전쟁의 포화와 냉전의 공포를 직접 느껴보지 못했고, 통일이나 민족의 개념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한편 최근까지도 대학생이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반도 관련 활동들은 대체로 ‘통일을 왜 해야하는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민족사의 비극인 식민지배와 분단으로 인한 고통이 얼마나 큰지, 통일이 국민 전체에게 얼마만큼의 의미와 이익이 있는지 등 통일의 당위성과 편익을 중점적으로 다뤘던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 세대에게 통일과 민족은 관성적인 구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고, 한반도 문제 역시 세대 간의 인식 차이 속에서 점차 잊혀져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1회차를 통해, ‘정말 우리 세대가 한반도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는가?’ 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었습니다. <평화 대화>에 참석한 다양한 배경의 청년들을 보면서 우리 세대가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통일의 당위성이라는 전제를 벗어난 공간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닐지 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1회차에 진행된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시간은 참가자 모두가 “북한은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라는 물음에 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북한에 대한 네 가지 인식(한 국가/다른 국가/협력대상/적대대상)이 표시된 사분면 위에서 스스로 위치를 선택해 각자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같은 세대 안에서도 남북한이 하나의 나라거나 혹은 별개의 국가라는 인식이 나뉘었고, 북한이 우리의 적대대상인지 협력대상인지를 바라보는 시각도 각자 달랐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북한을 우리와 한 나라로 생각하는 참가자들보다, 별개의 나라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수가 비슷하거나 더 많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기존의 교육방침에서 지배적이었던 통일론과는 달리, 청년세대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히 하나의 입장으로 설명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북한을 한 국가이자 통일의 대상으로 설명했던 기존의 교육과정을 거쳐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시각이 이처럼 다양화된 것은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통일 담론이 중심이던 기존의 시각에서 우리 세대가 얼마나 많이 이동해왔는지를 알게 된 만큼, 이에 맞는 새로운 담론의 장도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는 통일이 아니라 평화를 중심으로 했기에 청년들이 한반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포용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청년세대에게 통일은 먼 이야기지만, 평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날 청년세대에게 통일은 먼 이야기지만, 평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통일이 국가의 문제라면, 평화는 개인 실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전혀 없는 이들에게도 평화는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반도의 불안한 평화가 깨지는 순간 그 피해는 그 누구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가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청년세대가 한반도 문제에 갖는 의미는 더욱 큽니다. 앞으로 가장 긴 시간을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하는 입장에서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야말로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청년세대가 기존의 여러 가지 사회 규범에 대해서 ‘이게 정말 맞나?’ 라고 끊임없이 되묻는 것처럼, 우리가 물려받은 한반도의 첨예한 대립 상황에 대해서도 똑같은 질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는 정치권이나 기성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여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는 정치권이나 기성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여야 합니다. 청년세대가 한반도 평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논의할수록, 그 자체로 한반도 평화는 더욱 가까워질 것입니다. 통일의 당위성을 내면화하며 자라나지 않은 세대가 남북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야말로 비로소 우리 사회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충분한 해결 의지를 가지게 되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평화 대화>를 통해 더욱 많은 청년들이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기를 바라며, 더 나아가 앞으로는 한반도 평화 논의의 장도 청년들이 직접 주도하여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전체 1,416
번호/No 제목/Title 작성자/Author 작성일/Date 조회/Views
공지사항
[알림]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주한 외국 대사관-시민사회 간담회 개최
관리자 | 2025.07.10 | 조회 1159
관리자 2025.07.10 1159
공지사항
[함께읽기][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5] “청년의 자리에서, 평화를 말하다”
관리자 | 2025.07.07 | 조회 2219
관리자 2025.07.07 2219
공지사항
[함께읽기][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4] '전쟁'이 사라진다면 '평화'가 올까
관리자 | 2025.06.30 | 조회 3436
관리자 2025.06.30 3436
공지사항
[스토리]‘새로운 남북관계, 적대 해소를 위한 노력에서부터’ -82차 정책포럼을 마치고
관리자 | 2025.06.27 | 조회 3153
관리자 2025.06.27 3153
공지사항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6) 평화, 가까운 미래에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관리자 | 2025.06.23 | 조회 3824
관리자 2025.06.23 3824
공지사항
[알림]우리민족, ‘민간 남북협력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보고서 발간
관리자 | 2025.05.27 | 조회 5024
관리자 2025.05.27 5024
103
[함께읽기][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3]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분단’
관리자 | 2025.06.09 | 조회 3288
관리자 2025.06.09 3288
102
[함께읽기][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2] ‘우리는 적대와 혐오, 편견을 넘을 수 있을까?’
관리자 | 2025.05.31 | 조회 3621
관리자 2025.05.31 3621
101
[함께읽기][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후기 1] ‘통일은 먼 이야기지만, 평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관리자 | 2025.05.25 | 조회 3443
관리자 2025.05.25 3443
100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4)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를 준비하는 마음가짐
관리자 | 2025.05.12 | 조회 4950
관리자 2025.05.12 4950
99
[함께읽기]'아이들은 어떻게 평화를 배우지?' - 계수초 선생님의 평화축구 수업후기
관리자 | 2025.04.28 | 조회 6955
관리자 2025.04.28 6955
98
[함께읽기]'아일랜드 청년이 바라본 한반도와 그 너머의 평화'
관리자 | 2025.04.22 | 조회 7328
관리자 2025.04.22 7328
97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3) 예측 불가능이 희망의 근거
관리자 | 2025.04.21 | 조회 7027
관리자 2025.04.21 7027
96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2) 해방 80년의 남북관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관리자 | 2025.03.26 | 조회 9432
관리자 2025.03.26 9432
95
[함께읽기]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무국적 고려인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전합니다.
관리자 | 2025.03.03 | 조회 4123
관리자 2025.03.03 4123
94
[함께읽기]2025년, 북은 어떤 신년 메시지를 내놓았을까요? - 신년 토론회 후기
관리자 | 2025.01.06 | 조회 11981
관리자 2025.01.06 11981
93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1) 공멸의 경쟁으로부터 전환하기 - 공동안보
관리자 | 2025.01.03 | 조회 11948
관리자 2025.01.03 11948
92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10) 비상계엄과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
관리자 | 2024.12.09 | 조회 9490
관리자 2024.12.09 9490
91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9) 격변을 예고하는 ‘트럼프시즌 2’, ‘우리 민족’은 어디로
관리자 | 2024.11.15 | 조회 11255
관리자 2024.11.15 11255
90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8) 오직 평화!
관리자 | 2024.10.24 | 조회 13543
관리자 2024.10.24 13543
89
[함께읽기]볼고그라드에 사는 18세 고려인 청년 한막심이 사물놀이와 만난 이야기
관리자 | 2024.09.23 | 조회 6381
관리자 2024.09.23 6381
88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6)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가 우선이다
관리자 | 2024.09.19 | 조회 13492
관리자 2024.09.19 13492
87
[함께읽기]<한겨레21> 인터뷰 '오물풍선 시대, 말라리아 공동방역의 추억'
관리자 | 2024.08.05 | 조회 8754
관리자 2024.08.05 8754
86
[함께읽기][가동평연-우리민족 공동칼럼] (2) 전쟁을 넘어 평화로
관리자 | 2024.06.25 | 조회 6900
관리자 2024.06.25 6900
85
[함께읽기]“아이들의 ‘다른 남북 관계’ 상상 능력, 가장 큰 평화의 힘입니다” - 양두리 부장 한겨레신문 인터뷰
관리자 | 2024.01.12 | 조회 9440
관리자 2024.01.12 9440
84
[함께읽기]평화축구를 경험한, 학교 선생님들의 소감은?
관리자 | 2023.12.15 | 조회 7903
관리자 2023.12.15 7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