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서 인턴으로 약 7개월간 근무한 박지윤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제학 및 국제개발협력학을 전공하였고, 인턴 졸업과 동시에 학교 또한 마쳤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학생이 아니라는 사실에 기분이 묘하지만, 앞으로의 여정에 많은 설렘과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티-경희대 NGO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겨울방학 동안 우리민족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는 제가 무더운 여름까지 일하게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패딩을 입고 처음 들어왔던 사무실에 이제는 땀을 뻘뻘 흘리며 출근하는 인턴이 되었습니다.
제가 우리민족에 들어와 처음에 맡은 업무는 헌 교과서 수거,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기획, 그리고 우리민족 인스타그램 운영 등이었습니다. 젊은 청년으로서 우리민족과 젊은 세대 간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인턴을 시작했을 당시 주한미국대사관 ADH Academy라는 대학생 대상 공공 외교 프로그램의 회장을 맡고 있어서, 청년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어야 할지, 어떤 식으로 다가가야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참고가 가능했습니다. 활동을 하며 알게 된 대사관 외교관, 보좌관 선생님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대외활동과 인턴십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인턴 활동이 대외활동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또 대외활동 경험이 인턴 업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바쁜 시간이었지만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니 성실히 완수한 것에 뿌듯합니다.
2개월의 인턴십이 끝난 후 우리민족에서 청년 프로그램이 꼭 진행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프로그램을 실제로 진행하는 동안 인턴십 연장을 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주셨어요. 그래서 이렇게 7개월의 인턴십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고 싶은 욕심이 있던 터라, 제가 직접 운영 및 진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반가웠어요.
청년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청년을 중심에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정해진 답이 있는 자리에 등장해 구색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진심으로 서로와 그리고 우리민족이라는 단체와 교류하며 연대감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 또한 대학 생활 동안 스스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절대 하지 않는 주의였는데, MZ세대에게 진부한 프로그램을 들이미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점도 없고요.
그렇게 태어난 ‘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프로그램은 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같이 일했던 국장님들, 운영위원회의 교수님들 및 다양한 선생님들의 지혜와 혜안이 모인 덕분입니다. 또한, 참여해 주셨던 대학생, 직장인, 활동가분들께서 최선을 다해 프로그램에 임해주셨기에 저는 더욱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 대화의 3개 회차를 직접 진행하고, 아일랜드에서 온 앤드류가 특별 순서 발표를 잘 마칠 수 있도록 통역을 맡기도 하고(동시 통역사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다시 한번 솟아나는 계기였습니다.), 직접 프로그램의 A부터 Z까지 일해본 경험은 다른 단체에서는 얻기 쉬운 경험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이 부족한 저의 의견을 편견 없이 경청해 주신 이예정 국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위에 말씀드린 모든 분들 없이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 질문의 단어 하나까지 뜯어가며 고민하던 시간과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저는 희망을 품었습니다. 아직 세상에는 평화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다 같이 함께 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원래도 사람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일을 하면서 ‘역시 난 사람이 너무 좋다, 평생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다’라고 느꼈어요. 6번의 평화 대화, 철원 청년 평화 기행을 다녀오면서 저는 소속감, 연대감뿐만 아니라 같은 뜻을 함께하는 친구들과 교류하며, 7개월의 인턴십은 내내 감사한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민족에서 일하면서, 저는 남북 관계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해 뜻을 모으는 멋진 어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좀 더 나은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의 멋진 모습 또한 볼 수 있었습니다. 국제개발협력학을 전공하면서 개발도상국 여성과 아동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일조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일을 통해서 저는 역시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라고 더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금 제가 속해있는 커뮤니티 안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느꼈어요. 학창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느라 한국인이지만 한국인 정체성이 옅었던 제게, 우리나라가 얼마나 독특한 역사를 가진 나라인지, 제가 서울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희생과 노고가 있었는지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며 제가 누구인지에 관한 생각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저 혼자서는 절대로 하지 못했을 일들을 해내며 얻은 가르침은 앞으로 제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여러모로 지난 7개월의 시간은 배움, 감사, 그리고 즐거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우리민족에서 일하며 만났던 모든 존경스러운 어른들과, 자신의 신념과 비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내는 멋진 청년 평화 대화의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