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한반도 평화 대화 1/2차 대화 후기]
고지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사실 나는 ‘한반도’ 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다. 관심이 없었다기 보다는 어떻게 들여다 보아야 좋을지 몰랐다. 솔직히, 들여다보기 꺼려지는 마음도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겠다. 변명하자면,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기존의 관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 관점이라 함은 지금은 점차 희미해져가는 ‘민족’을 포함한 통일 담론이다. 공론장에서 늘상 하나의 이유로 등장하는 민족은 그것의 일원으로서 스스로를 인식할 기회를 얻기 어려운 청년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선뜻 공감하고 나서기 어려운 것이었다. 오히려 세계화의 도래, 한반도 안팎에서 일어난 민족 개념의 분절화 등 통일과 민족이라는 연결이 수명이 다했다는 인상을 강화해주는 현상들만 반복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뿐이었다. 오늘날 그 ‘민족’의 공백은 지정학적 이행기 논리로 채워졌고, 나에게 한반도는 미중 경쟁의 유력한 단층선에 있는 지역으로 더 가깝게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