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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만나는 평양과 개성 ... 평양개성탐구학교 조별 과제를 마치고②

[스토리]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26-01-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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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76
[편집자 註]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지난 2020년부터 평양(개성)탐구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노이 노딜과 코로나19 등으로 남북간의 교류가 단절된 상황에서 북한 지역을 하나의 여행지로 간주하고 북한에 대해 미리 탐구를 해 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 이름도 ‘북한’을 쓰는 대신 북한의 여러 지역을 가볍게 여행한다는 측면에서 ‘평양’과 ‘개성’이라는 도시명을 사용했습니다.

평양(개성)탐구학교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시간, 참가자들은 조를 나누어 자신들이 직접 설계한 평양과 개성, 혹은 다른 지역의 여행 일정을 발표합니다. 이렇게 마련된 여행 일정이 지금까지 수 십 편에 이릅니다. 아래에 평양(개성)탐구학교 참가자들이 직접 마련한 여행 일정을 소개합니다.


음식으로 만나는 평양과 개성


... 평양개성탐구학교 조별 과제를 마치고


이승환 & 유호상


(2025 평양개성탐구학교 참가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주관한 ‘평양·개성탐구학교’는 북한을 낯설고 이질적인 공간이 아니라, 일상의 장소로 다시 바라보고자 한 시도였다. 특히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평양·개성 여행 기획하기’는 그동안의 강의 내용과 참가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북한을 이해하고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지를 하나의 구체적인 여행 일정으로 풀어내는 작업이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그동안 생소하게 느껴져 온 북한을 음식이라는 익숙한 매개를 통해 탐구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첫날 일정은 ‘평양, 맛의 도시를 걷다’라는 주제 아래, 평양이라는 도시를 음식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방향으로 구성했다. 평양 순안공항 도착 후 시내로 이동하며 평양의 도시 구조와 최근 변화 양상을 간략히 소개하는 순서를 포함했는데, 이는 참가자들이 이후 마주하게 될 음식들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위한 목적이 있다. 김일성광장에 하차해 주변을 둘러본 뒤 대동강변을 산책하며, 평양의 현대적인 풍경 속에서 도시의 기억과 일상이 어떻게 축적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도록 했다.

이후 북한에서의 첫 식사는 옥류관 방문으로 구성했다. 평양을 대표하는 음식인 냉면을 중심으로, 그 기원과 조리 방식, 남북 냉면 문화의 차이를 살펴보며 음식에 담긴 평양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이해하도록 했다. 아울러 매 식사 후에는 참가자들이 각자의 인상과 생각을 기록하거나 공유하며, 남북 음식문화의 차이와 공통점을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오후에는 대동강맥주공장 견학을 통해 평양의 근대적 음식문화와 소비 양상, 그리고 여가와 취향의 변화를 살펴보는 일정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음식문화가 단일하고 고정된 이미지로만 이해될 수 없음을 직접 체감하도록 했다. 저녁에는 대동강수산물시장을 포함해 현지식 송어회 정식을 계획함으로써, 평양의 일상 식문화와 지역 식재료가 지닌 특징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셋째 날 일정은 ‘국제도시 개성, 그리고 문화교류’라는 주제 아래, 개성을 역사적 도시이자 오랜 시간 문화가 교차해 온 공간으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고 구성했다. 특히 개성공단과 같은 현대적 공간과 고려궁터, 왕건릉과 같은 역사적 공간을 함께 아우르는 동선을 마련해, 개성이 축적해 온 문화교류의 층위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개성민속여관에서 전통식 13첩 반상을 체험하는 시간을 통해, 공동체 형성 과정에서 음식이 수행해 온 역할과 그 의미를 함께 살펴보도록 했다.



이후 송악산 일대에서는 전통차를 마시며 잠시 쉬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해, 앞선 일정에서 느낀 점들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북한에서의 마지막 점심은 개성약과와 개성약밥을 중심으로 구성해, 분단 이전부터 이어져 온 공통의 식문화를 되짚는 마무리 식사로 계획했다. 이를 통해 음식이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불러오고, 사람과 지역을 잇는 매개가 될 수 있음을 정리하며 전체 일정을 마무리하도록 했다.

이번 기획은 음식을 매개로 갈라진 시공간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시 잇는 경험을 상상해보는 과정이었다. 이를 통해 북한을 멀고 추상적인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생활세계로 새롭게 그려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이러한 작은 상상과 기획이 차곡차곡 쌓여, 언젠가 분단으로 단절된 관계를 다시 잇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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