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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0주년 특집 11: 북으로 보낸 ‘마늘’이 ‘깐마늘’이 되다! [등록일 : 2016-11-25]

[스토리]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7-03-27 12:10
조회/Views
2141
[창립 20주년 특집] 사진으로보는 우리민족 11

북으로 보낸 ‘마늘’이 ‘깐마늘’이 되어 남으로 내려오다

수많은 아주머니들이 나란히 앉아

무엇인가 껍질을 벗기고 있습니다.

무엇인지 가늠하시겠어요?

마늘입니다.

이곳은 개성공단에서 북으로 4km 떨어져 있는 개성의 한 공장입니다. 마늘은 남쪽에서 생산돼 북으로 올라간 것인데요, 이들 북쪽 아주머니들이 껍질을 깐 마늘은 다시 남쪽으로 내려옵니다. 이들은 왜 이런 일을 할까요? 이 사진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인도지원 사업, 그 중에서도 특히 개발협력 사업을 펼친 것이 남북간의 경제협력으로 진화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중의 하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보건의료 분야의 대북 인도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5년 북쪽 평양시에 위치한 정성제약종합공장 내에 수액약품공장, 2006년에는 알약품공장을 준공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공장의 준공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었습니다. 바로 제약 공장 운영과 생산에 필요한 원료의약품을 조달하는 것이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도 원료의약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경화(달러)가 부족한 북한으로서는 원료의약품을 조달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이 원료의약품 조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성제약과 남쪽 기업과의 경제협력을 주선했습니다. 정성제약이 남쪽 기업과의 경제협력으로 이윤을 얻고 그 이윤을 공장 운영에 필요한 원료의약품 구입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보토록 한 것입니다.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지만 결국 성사된 비즈니스 모델은 남쪽의 마늘을 북으로 가져가 껍질을 까서 다시 가져오는 매우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남쪽의 소비자가 시장이나 마트에서 살 수 있는 깐마늘은 보통 중국에서 들여온 것이 많았는데, 이렇게 북쪽에서 마늘을 깔 수 있도록 하면 외화도 절약하고 보존성이나 품질이 더 우수한 깐마늘을 유통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제협력을 위해 개성 인근에 마늘을 까는 공장이 필요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북측과의 협의를 통해 남쪽에서는 산과늘농수산이라는 업체가, 북쪽에서는 정성제약이 이 경제협력의 주체로 나서도록 하고 2006년 준비과정을 거쳐 개성공단에서 4km 떨어진 곳에 1천평 규모의 공장을 건설했습니다.



공장이 완공된 시기는 2007년 2월입니다. ‘정성의학종합쎈터-산과늘농수산 개성건강식품분공장’이라는 이름의 공장이 조업식을 가진 2월 6일, 남쪽에서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산과들농수산 관계자 150여명, 북쪽에서는 민족화해협의회와 정성제약 관계자 40여명과 개성 주민 300여명이 모였습니다.

조업 초기 이 공장은 매일 20톤의 남쪽 마늘을 북으로 보내고 1,500여명의 개성 주민들이 손으로 껍질을 벗긴 후 다시 남쪽으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산과들농수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경제협력은 2008년 한때 월 매출이 4억원에 달할 정도로 남쪽 기업과 북쪽 정성제약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성제약 관계자들도 이 경협에서 나오는 수익이 수액약품공장과 알약품공장 가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밝혔지만 이 사업은 남쪽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개발협력) 사업이 경제협력으로 진화한 좋은 사례 중의 하나입니다. 남쪽 민간단체의 북에 대한 작은 접근이 더 크고 잦은 만남을 이끌어 내게 된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접근을 통한 변화가 바로 이런 것일 테지요. 2008년까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사무총장직을 맡았던 이용선 현 공동대표는 정성제약 지원사업의 이러한 진화를 두고 “북한에 산업 하나가 안착되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한 지를 훈련하게 만드는 좋은 계기”였다라고 말하면서 “단순히 시설 하나가 가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법률, 기술이 같이 가는 것을 남과 북이 다같이 경험하게 만든 좋은 프로젝트”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손종도 부장
 [편집자 註]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이어질 특집 ‘사진으로 전하는 우리민족’은 지난 20년 동안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다녀왔던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하려 합니다. 남북이 처한 현실의 벽을 조금씩 조금씩 넘어왔던 이야기, 사람과 사람의 만남 이야기가 녹아있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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