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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 이모저모 1) 최완규 상임공동대표의 개회사 전문

[스토리]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8-11-07 16:14
조회/Views
3229
2018년 10월 31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공개로 진행된 2018 대북지원 국제회의는 최완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의 개회사로 문을 열었습니다.

최완규 상임공동대표는 개회사에서 대전환의 국면에서 변화를 열망하는 남과 북의 역동에 맞추어 대북지원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미 핵 협상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단체가 힘을 합해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아래는 최완규 상임공동대표의 2018 대북지원 국제회의 개회사 전문입니다.


2018년 대북지원 국제회의 개회사


최완규(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2018년 국제회의 참석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최완규입니다.

단풍 황홀함이 절정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 끝자락에서 여러분들을 아주 의미 있는 자리에서 만날 수 있고 회의를 여는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을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우선 오늘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해 주실 조명균 통일부장관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조 장관님은 지난해와 올 한해 남북한이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여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역할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대북지원 사업과 회의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갖고 항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경기도와 에버트 재단 관계자들께 제 마음을 다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오늘 환영사를 해 주실 이화영 경기도 부지사님과 에버트 재단의 스벤 스베어젠스키 소장께 각별한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두 분 모두 평소 그 누구보다도 남북한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문제를 깊게 천착 해 오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바쁘신 가운데에도 회의 자리를 빛내 주신 귀빈 여러분들께도 특별한 감사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오늘과 내일 이틀 간 주목할 만한 발제와 유익한 토론을 해주실 분들과 지난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남북관계의 부침과 상관없이 뜨거운 동포애로 대북지원 사업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후원자분들께도 최상의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참석자 여러분 2018년 대북지원 국제회의는 그 어느 해의 회의보다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남과 북의 관계가 대전환의 길을 걷고 있는 국면에서 회의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남북관계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전과 이후로 대별할 수 있을 만큼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번 회의에 과거와 달리 현재 평양에 상주하는 EUPS 1의 로랑 드 루이뜨 대표와 EUOS 5의 코랄리 블루아조 대표께서 흔쾌히 참석하셨습니다. 달라진 남북관계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올 해는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긴 세월 동안 남과 북은 모두 상대방을 부정하고 악마화함으로써 자신의 국가정체성과 주민들의 일체성을 강화시켜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북한은 재앙 수준의 전쟁을 경험했고 국가가 주도하는 군사 중심의 안보절대주의를 고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남과 북은 서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안보비용을 경쟁적으로 올려 나갔습니다. 그럴수록 긴장은 고조되었습니다. 안보불안도 가중되어 갔습니다. 이른바 안보딜레마에 빠져 버린 것입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남과 북 모두 안보프리즘만을 통해서 상대방의 모든 면을 인식하고 평가해 왔습니다. 용서와 화해보다는 대결과 갈등을, 신뢰보다는 불신을 선호했습니다. 전쟁위협과 공포는 상수였습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는 과거 남북한 관계를 옥죄어 왔던 낡은 패러다임을 걷어 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성공 여부는 고사하고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던 평창 올림픽은 평화 올림픽의 상징으로 세계적으로 각인되었습니다. 평창 올림픽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남과 북의 두 정상 중 어느 일방이 과거와 다른 방식, 즉 조건 없이 선의를 갖고 선물을 주었을 때 상대방도 호의를 갖고 또 다른 선물로 화답하는 열린 자세가 주효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선의의 선물은 곧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로막아 왔던 한반도 비핵화(북한의 비핵화)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두 정상은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과감하게 열어 가며 한반도에서 전쟁은 더 이상 없을 것을 우리 민족 앞에 약속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1 경기장에 운집한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짧지만 깊은 울림이 연설에서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김정은 위원장과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북미 간의 문제로만 인식되었던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남과 북이 함께 고민하게 된 것입니다. 그야 말로 패러다임의 이동(paradigm shift)입니다.

이처럼 평화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맞이하면서 남한의 대북 지원 단체는 물론이고 국제기구나 해외의 민간 대북 지원 단체의 지원사업도 새롭게 재구성될 필요가 있습니다. 때론 단체의 명칭이 그 단체의 성격과 역할을 결정 할 수도 있습니다. 우선 이제부터는 명칭을 지원 사업이 아니라 협력 사업으로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이젠 북한을 단순한 지원 사업의 대상으로만 간주하는 사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수혜국을 사업의 파트너 보다는 수혜자라는 일방적 대상으로 여기면 그 사업은 실패하기 쉽습니다.

또한 남한의 대북협력사업과 국제사회의 대북 협력 사업은 구분되어야 할 것입니다. 보편적 인권과 인류애라는 차원에서 추진되어 온 국제사회의 인도 지원 사업과 달리 남한의 대북 협력 사업은 민족 혹은 동포 사이의 사업과 함께 두 국가 차원의 사업이 다소 모순적으로 결합된 특수 관계를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앞으로 대북 협력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북한의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의 목적과 노선을 정확하게 인지해야 합니다. 북한은 2018년 신년사와 4월 20일 개최된 노동당 제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종래의 핵과 경제건설 병진노선을 폐기하고 과학교육사업의 혁명적 전환을 통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델러리(John Delury)교수는 뉴욕 타임스 기고문을 통해서 미국은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발전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김 위원장의 경제발전 전략은 아시아의 또 다른 경제발전 모델을 만들어 내는 일 지고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는 위대한 경제 개혁자가 되고 싶어 하며, 그는 체제의 중심과제를 안보에서 번영으로 이동시키려 하고 있으니, 미국은 그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길이 북한의 위협을 줄이고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는 빠른 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9.18 평양 정상회담 특별 수행원으로 방북했을 때도 이러한 열기는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북측은 특별 수행원들 중에서도 유독 경제계 인사들에게만 집중적인 관심을 보였습니다. 도심 거리의 구호도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 “과학 중시, 인민중시”일색이었습니다. 북측의 당과 정부 인사들은 물론이고 주민들도 이제는 한 번 잘 살아 보아야 한다는 열망을 갖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열기를 되돌리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들은 나노산업, 첨단 융 복합 산업, 정보 통신 및 환경 생명 공학 등 첨단산업 분야의 비약적 발전을 통한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김일성대학과 김책공업대학은 교과 과정을 이러한 경제발전노선에 따라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북한과의 협력 사업은 바로 이러한 변화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5.1 경기장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가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보았다”고 평양 시민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마 대통령도 이런 변화의 열망을 감지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 처리 문제를 놓고 북한과 미국은 여전히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북제재의 완화 나아가서 해제는 현재로서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물론 민간단체들도 북한과의 본격적인 협력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정부와 국제기구, 국내외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의 협조 하에 북미 간 핵 협상이 원활하게 타결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내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의 변화에 맞춘 정교한 지원 사업계획을 세울 때입니다.

1998년 요한 바오르 2세 교황은 쿠바를 방문해서 쿠바가 세계를 향해 문을 열어야 하지만 세계도 쿠바에게 문을 열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모두 이제부터 북한은 세계를 향해서 세계는 북한에게 문을 활짝 열어 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북한의 꿈이 현실화되고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루어지면서 평화가 정착되기를 기원합니다. 이틀 간 열리는 이 번 회의가 부디 이러한 일들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실천할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모든 참석자 분들에게 제 마음을 다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먼 길을 오신 해외 참석자 여러분들 늦가을의 아름다운 서울 즐기시고 편안하게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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