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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대표에게 길을 묻다 3) 장순천 대표, "뿌리가 튼튼해야 오래가고 힘이 있습니다"

[인터뷰]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20-10-13 11:32
조회/Views
2994

"뿌리가 튼튼해야 오래가고 힘이 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2020년 하반기 꽉 막힌 남북관계와 불안정한 한반도 주변 정세 속에서,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창립 24주년을 맞아, 창립과 운동의 취지를 다시 기억하고, 변화된 조건과 환경에 맞는 우리의 운동을 어떻게 설계하고 준비해나가야 하는지, 공동대표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공동대표에게 길을 묻다>를 기획하였습니다.


  박남수, 전정희 공동대표에 이어 세 번째로 장순천 공동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장순천 대표님은 20여년 전부터 후원자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시다가, 2019년 초부터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현재 환경(수질)분야에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본 인터뷰는 922일 오전 대표님 사무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 코로나19로 힘드실 텐데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손도 잘 씻고, 마스크도 잘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잘 준수하면서요. 덕분에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먼저 코로나19 이야기를 하자면 제가 박사과정을 ‘미생물’ 쪽으로 공부했습니다. 미생물이란 것의 생존력이 대단합니다. 지구의 역사가 45억 년인데 인간이 지구에서 생존한 건 350~450만 년이에요. 45억 년을 365일로 둔다면, 인간은 지구에서 고작 7~8시간 산 거에요. 쥐라기 때 1억 년을 산 공룡보다 훨씬 짧습니다. 반면에 미생물들은 40억 년 가까이 살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세균들이죠. 언제라도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유행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위기만 잘 극복하면 지구상에서 인간의 생존 기간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 씻고, 마스크 쓰는 것이 어느 정도 생활화가 될 테니까요. 분명한 것은, 인간이 지구와 환경 앞에 겸손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는 확실하게 우리 인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습니다.”



우리민족에 참여하신지 20여 년이 넘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시민단체, NGO 등의 활동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언젠가 이용선 전 사무총장이 의미 있는 일을 시작 했는데 같이 하자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단순히 후원자로 참여했는데, ‘우리’의 활동을 하다보니 취지와 의의가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2006년에 평양 정성제약공장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평양을 방문해서 사업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를 만나다보니, 기존에 생각했던 북한에 대한 모든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남과 북이 서로 돕는 현장을 눈으로 목격한 이후로 ‘우리’가 정말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아내와 아이까지 후원자로 연결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자문위원을 거쳐, 2019년부터는 공동대표라는 중책을 맡았습니다. 인연이 된지 벌써 20년 쯤 되었습니다. ‘우리민족’과 함께 러시아 볼고그라드와 사할린, 중국 연변 등을 가보고 하면서 일찍 시작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이 들어서 하려고 하면 어색해서 못했을 것입니다. 봉사도 습관이거든요.”


대표님께서는 환경분야 전문가로서, 여러 국책사업 등 정책자문을 활발히 해오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전공은 환경인데 특히, 수질분야입니다. 어느덧 35년을 해오고 있습니다. 도로 건설, 세종시와 도청의 부지선정 등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많이 해 왔습니다. 지자체, 토지공사, 도로공사 등에서 규모 있는 정책사업을 약 2천5백 여건 수행를 했는데, 당장의 이익보다는 합리적 판단인가를 고민하면서 우리 후손들에게는 미래 가치가 있냐 없냐를 기준으로 평가를 했습니다. 남한은 인프라 사업을 50년 이상 해서 신규는 없고 거의가 보수하고 수정하는 재생입니다. 북한은 인프라가 전혀 되어 있지 않으니, 어떻게든 남한에서 적극 참여를 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남북한의 통합 및 협력의 방향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북한이 가난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북한 주민들의 교육 수준은 세계적입니다. 대내외적 여건과 환경만 갖추어지게 되면 베트남이나 태국을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는 남북 사이의 경제규모나 생활수준이 비교조차 어려울 정도로 크게 벌어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이 북한에게 인도적 지원 등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남한이 북한보다 더 잘 살게 된 것이 불과 40여년 정도 밖에 안 되었습니다. 우리도 천재지변 등 어려울 때 북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동등한 입장에서 협력을 해야 상호공존이 되는 것입니다. 향후 투자와 관광 등을 추진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북한의 관계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길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보다는 교류와 협력이 중요합니다


“남북한은 당장의 통일보다는 꾸준한 상호 교류협력이 중요합니다. 통일은 자연스럽게 와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남북 사이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전제가 되어야겠죠. 북한은 노동력과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남한은 자본력과 기술이 있죠. 이 둘이 합쳐진다면 첨단산업과 제조업이 잘 갖춰진 세계 유일의 한반도가 될 것입니다. 또한, 유라시아 철도가 일본까지 놓여 진다면 동북아가 한달음에 대륙과 연결이 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기차와 자가용을 타고 북한을 거쳐 유라시아로 갈 수 있는거죠. 우리 국민들은 여행을 참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비행기를 타고서 공항에서 공항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북한이 연결이 되고 유럽과 아시아를 육로로 여행하게 되면 견문이 넓어지고 많은 기회가 올겁니다. 이것만으로도 남북에게는 큰 이익입니다. 국제 사회에도 크게 기여하게 되구요”


남북 간의 사업 중에 무엇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남북 사이에 관광 하나만 해결되어도 획기적이라고 봅니다. 북한 투어 뿐만 아니라, 북한 사람들도 남한 투어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양쪽이 서로 왕래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서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가 되고, 그러면서 배려와 양보가 뒤따르게 됩니다. 이런 과정들을 생략하고 물리적으로 ‘통일을 하자’ 이러면 말이 안 되죠. 어떤 사람들은 동서독처럼 하자고 말합니다. 아주 고무적인 일이죠. 그런데 혼란과 후유증은 엄청 클 겁니다. 그럴 필요는 없잖아요”


시민사회단체로서 우리민족의 강조점을 어디서 찾아야할까요?


“저는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민족’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종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탄탄한 재정과 철저한 회계지침에 따라 운영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무처 직원들에게 기본적인 생활이 보장된 급여와 복지가 제공되고 편안한 상태에서 각자 맡은바 일을 충실히 해내는 것입니다. 사무처 직원들의 생활이 안정되지 못하는데 사회적으로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후원 확대와 더불어 사회적기업 운영 등 자체 수익사업의 참여도 모색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논의는 경험과 지혜가 많은 대표님들과 함께 터놓고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에 관한 충분한 의견을 듣고 실행을 해야 합니다. 서로가 진지하게 논의 하다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면 자연스레 근본적인 고민이 해소 될 수 있습니다”


우리민족에게 바라는 바를 말씀해주십시오.


“지금까지 의미있는 일을 하는 수많은 NGO들이 있었습니다. 새롭게 생겨난 곳도 많았지만, 또 그에 못지않게 사라진 NGO들도 있었습니다. 운동의 방향이나 의미가 잘못되어 지지를 받지 못하여 없어진 곳 보다는, 자생력이 없어서 스스로 문을 닫은 곳이 더 많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의 NGO들이 갖춰야 할 덕목들이 있습니다. 첫째로 중요한 것은 자기 조직을 제대로 건사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가 비전을 보이는 것, 마지막이 리스크(위험) 관리입니다. 남북관계도 안 좋고,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상황이니 정부가 챙겨주겠지, 아니면 직원들이 참고 견뎌 주겠지라고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민족’이 시민단체로서 남북관계의 발전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과 세계에 흩어진 우리민족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스스로의 뿌리가 단단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목소리가 오래가고 힘이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지혜를 모아서 어려운 길을 잘 헤쳐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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