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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중국동포 근로자 강제출국에 관하여 [등록일 : 2002-0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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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7-03-24 10:22
조회/Views
1886
이 글은 지난 4월 16일까지 20여일간 삭발, 단식농성을 벌였던 "외국인근로자 강제출국 반대농성장" 대자보에 쓰인 조선족동포의 글로, 현재 법무부에서는 "1년간 여행비자 재발급" 의 진전된 대안을 제시하여 농성을 풀고 보다 제도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눈물로 호소합니다! 제 이름은 "김경일"이라고 합니다.
저는 한국에 온지 일년이 되어갑니다. 인민폐 85,000원(한화로 1,400만원)을 주고 여권을 사서 왔습니다. 달마다 사십만의 이자를 물다보니 빚은 절반도 못 갚았습니다. 역대로 우리 조상들은 소를 팔아 자식을 공부시켰다 합니다. 나는 자식들을 공부시켜 출세시키려고 빚을 내어 큰 희망을 품고 선조들의 고향에 돈 벌러 왔습니다. 아직 일년이 더 있어야 간신히 빚을 갚겠는데 일년 내에 추방한다 하니 이게 웬 말입니까? 1,400만원은 중국에서 20년간 열심히 일해도 벌지 못할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입니다. 그나마 입지도, 먹지도, 일전도 쓰지 않고 모아야 말입니다. 이대로 추방되면 빚을 갚을 길은 전혀 없고, 자식들은 학업을 그만 둬야 하고, 이자는 점점 올라가고, 빚 재촉은 성화같아 살래야 살수 없고 죽는 길 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죄가 있습니까? 죄라면 할아버지 고향 땅에 돈벌러 온 것이 죄고 더럽고 힘든 일을 열심히 한 죄밖에 없습니다. 우리도 물론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 정부의 고충을 대략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왜 우리 200만 중국동포는 자자손손 설움만 안고 살아야 합니까? 우리들의 할아버지들은 나라 잃은 설움 안고 정든 고향을 떠나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광활한 만주에서 피 흘리며 싸우셨고, 우리 부모들은 일제의 탄압에 굶어 죽은 어린 자식을 가슴에 묻고 눈물 흘리며 두만강을 건너야만 했습니다. 그나마 고향으로 돌아가려 해도 나라를 두 동강 낸 38선이 가로막아 머나먼 남녘하늘만 쳐다보며 한탄만 하였습니다. 중국의 문화혁명 10년 동란의 와중에서 적지 않은 우리 부모들은 남조선 특무로 몰려 곤경을 치르고 죽어갔습니다. 심지어 견디다 못해 자살까지 했습니다.

중국의 개혁개방이후 한·중수교가 열리면서 드디어 우리는 우리의 부모들이 그렇게 그리던 고국에 희망과 기대를 갖고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생각은 너무 단순하였습니다. 갖은 비망과 조소, 임금체불, 성 침해, 불법체류자라는 감투까지 쓰고 추방당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13억에서도 기가 죽지 않고 민족의 전통과 문화를 굳게 보존하여 지켜왔으며 56개 민족에서 제일 문화가 있는 민족으로 뻗어왔는데, 그러던 우리가 선조의 고향 땅에 와서 완전히 기가 죽어 떨고 있습니다. 불법체류자로 낙인 찍혔기 때문에 경찰이 무서워 전철도 타기 꺼려지고, 밤중에도 소스라치며 식은땀을 흘립니다. 이제 우린 눈물마저 말라버렸습니다.

하얼빈에서 이를 갈며 침략의 원흉 이등박문을 처단한 안중근 의사님! 만주를 주름 잡으며 일제를 쳐부순 홍범도 장군님! 아직도 눈보라치는 만주의 심산속에 이름없이 누워 있는 독립군 장병들이시여! 그대들은 구천에서 다시 의병을 일으켜 우리 조상들을 다시 불러 보는 고향 땅에서 갖은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죽음을 바라보는 우리들을 구원하여 주십시오!

우리는 이대로 추방되면 죽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피맺힌 한이 됩니다. 피맺힌 한은 무엇을 낳는지 여러분은 잘 알 것입니다. 우리는 바랍니다. 한국정부는 제발 민족의 비극이 다시 재연되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지금 중국에 진출한 수많은 한국 중소기업들에 우리 200만 동포가 그들의 왼팔, 오른팔이 되어있습니다.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님!
햇볕정책으로 북한땅만 비추지 말고 눈물겨운 두만강 압록강을 넘어 한어머니 배속에서 태어난 우리 200만 동포에게도 따사로움을 주십시오. 우리는 통일의 선구자이며 통일을 촉진하는 조선족입니다. 외부와 철저히 봉쇄된 북한인민들은 한국국민들이 헐벗고 굶주리며 찌그러진 판자집에서 사는 줄로만 알아왔습니다. 그러나 이 몇 년간 우리 200만 중국동포들을 통하여 고도로 발전한 한국을 이젠 모두가 알게 되었습니다.

정책성이 강한 중국에서 우리 200만 동포는 30만 탈북자들은 껴안고 있습니다. 월강하여 밤중에 흠뻑 젖은 옷을 입고 문을 두드리는 북한동포들에게 우리는 젖은 옷을 갈아 입히고 먹을 것을 챙겨주고 차비를 대주며 남들의 눈을 피해 그들을 데리고 편벽한 산골 동북삼성, 우리 동포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곳으로 빼돌립니다. 아는 사이도 친척도 아닌 그들을 왜 동정하고 보살펴 살게 하겠습니까? 그것은 다름아니라 그들은 한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난 우리와 같은 백의민족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우리 20만 동포를 껴안지 못할망정 어찌 이다지도 우리를 무정하게 대한단 말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굳게 믿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의로운 정치인들, 역사학자들, 선량한 이 나라 국민들. 그들은 꼭 우리를 포옹할 것입니다. 우리는 고대합니다. 온 세상 우리민족이 다 모여 삼천리 에덴동산에서 한가족이 되어 마음껏 웃으며 살 그 날을...
그 날은 꼭 오고야 말 것입니다!
백의동포만세! 한민족만세!

2002년 4월 12일
길림성 연길시 김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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