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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석기자의 북한 농기계수리공장 현장 방문기 [등록일 : 2002-0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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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7-03-2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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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4
[고수석 기자의 북한 방문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이용선 사무총장 등 13명은 이 단체가 지원하는 북한 농기계수리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닷새간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본사 통일문화연구소 고수석 기자는 이번 방문에 동행, 남측 기자로는 처음으로 평양시 사동구역 남산동에 있는 협동농장을 방문하는 등 현재 북한의 생생한 모습 취재했습니다.

고수석 기자의 북한 방문 취재기사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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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농장 방문기] "남한서 보내준 이앙기 고장없어 좋습네다"

촘촘히 심는 기존 재배법 바꿔놔

작년 남한식 실험으로 증산 효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이용선 사무총장 등 13명이 이 단체가 지원하는 북한 농기계수리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닷새간 평양을 방문했다.

본사 통일문화연구소 고수석 기자는 이번 방문에 동행, 남측 기자로는 처음으로 평양시 사동구역 남산동에 있는 협동농장을 방문, 남한에서 지원한 이앙기로 북한 농부들이 모내기하는 모습 등을 통해 북한 농업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지난 24일 오후 2시30분쯤 평양시 사동구역 남산동 미림시험농장. 평양시내에서 동쪽으로 자동차 30분거리에 위치한 이 농장에선 지난해 5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지원한 이앙기로 한 농민이 비지땀을 흘리며 모심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앙기를 어떻게 쓰게 됐느냐"는 기자 질문에 이 농민은 "지난해 6월부터 남한에서 보내준 설명서를 보고 모판을 이앙기에 심고 모를 나누는 방법 등을 배웠습네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은 잘 하기 때문에 따로 배울 필요가 없습네다"며 "남조선 이앙기가 고장나지 않고 잘 달려 좋습네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남한에서 보낸 이앙기가 처음으로 북측의 농사를 지원하는 데 투입된 것이다. 이는 북한이 1970년대부터 주장한 주체농법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라는 게 우리측 농업전문가들의 평가다.

주체농법의 특징은 한마디로 농업생산을 집약하는 것으로 크게 포기농사의 원칙적지적작.적기적작의 원칙과학적 영농방법의 실현 등 세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포기농사 원칙에 따른 밀식(密植)재배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국제기구 등으로부터 지적을 받아 왔다.

북한은 지금까지 현장의 모심는 간격을 20㎝로 해 남한보다 10㎝ 정도 폭이 좁았다.

이에 따라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병충해 발생률이 높았으며,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해 벼가 튼튼하지 못했다는 것.

*** "올해는 가뭄없어 다행"

이 대목은 북한 농업 관계자도 일부 인정했다. 농업과학원 농업기계화연구소 박길남 소장은 "식량증산을 위해 북남이 합쳐 우리 땅에 맞는 새로운 농기계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한 측이 제공한 이앙기(모심는 폭이 30㎝)를 북측이 도입함으로써 포기농사의 원칙이 변하기 시작한 것도 이의 일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權泰進) 북한농업연구센터장은 "남한 이앙기의 보급으로 90년대 중반부터 융통성이 생긴 주체농법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곳곳 "모내기 전투" 푯말

북한 농업과학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두곳에 남한 이앙기로 모내기를 실험적으로 해본 결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최근까지 보행이앙기 50대, 승용이앙기 2대를 보냈으며 이들 이앙기는 평안북도 정주시 등 농업과학원 분소에 배치됐다.

북한은 지난 10일을 전후해 모내기가 한창이다. 평양시 외곽 일대 협동농장에는 "모두다 모내기 전투에로"라는 글자가 새겨진 표지판이 곳곳에 보였다.

미림시험농장도 최근에 모내기를 시작했다. 다른 지역보다 다소 늦은 이유는 토지정리가 막 끝났기 때문이라고 농장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농장은 농업과학원 산하의 농장으로 새로운 농업 기술을 시험하거나 직접 농사를 짓는 국영농장이다.

이날 이 농장에선 생산한 지 20여년이 넘는 북한산 이앙기를 함께 사용했지만, 북한에서는 이것마저 귀해 다른 농장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김성훈(金成勳) 전 농림부장관은 "지난해는 간헐적으로도 농기계를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부품 부족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런 탓인지 이 날도 모를 심다가 이앙기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서 멈춰서는 바람에 이앙기 운전사가 농장 기사장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

북한산 농기계 가운데 사용이 가능한 것은 25% 정도로 알려졌다. 특히 타이어 등의 부품 부족이 농기계 고장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윤여두(尹汝斗)이사장은 "북한이 식량난을 극복할 수 있는 지름길은 농기계의 개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건너편 논에는 이앙기가 없는 탓인지 수(手)작업으로만 모내기하는 농민들이 일렬로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햇볕을 가리기 위해 남자들은 모자만 썼고, 여자들은 모자 위에 보자기로 얼굴을 가렸다.

일부 농민은 허리를 잠시 폈다가 이앙기로 모심는 장면을 부러운 듯이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다.

북한 여성 농민 가운데 일부는 모내기를 할 때 거머리 방지용으로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북한에서 스타킹은 흔치않은 제품이라 대부분 남자들처럼 장화를 신는다.

이날 만난 여자 농민은 "최근엔 모내기 전투가 시작되면서 스타킹의 보급이 조금씩 늘었습네다. 하지만 스타킹이 익숙하지 않아 불편합네다"고 밝혔다.

이 여자 농민은 모판을 이앙기 운전사에게 전달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스타킹을 연신 올렸다.

미림시험농장의 건너편 협동농장에서는 긴 파이프를 연결, 논에 물대기가 한창이었다. 이 지역 농장은 최근에 토지정리를 마쳐 모내기를 막 시작하는 곳도 있었다.

*** 스타킹 신고 모내기도

지난달 29일 노동신문은 "논농사는 물농사"라고 강조했다. 안내원도 "올해는 적당한 비로 물대기가 예년보다 수월해졌다"고 귀띔해줬다.

농업과학원 이경식 부원장은 "짧은 기간 내에 북남이 힘을 합쳐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공동사업을 진행합세다"고 밝혔다.

모내기 전투 중에도 잠시 쉬는 휴식시간은 농민들에게 꿀맛이다. 원두막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농민들은 흘러내리는 땀을 수건으로 닦으면서 허리를 연신 두드렸다.

농촌 지원을 나온 학생들도 농장 지도원의 지시에 따라 모를 심은 뒤 삼삼오오 모여 주패놀이(카드놀이)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낮 최고기온은 27도를 넘어 몹시 후텁지근했다. 논두렁에서는 이 날씨에 제격인 에스키모(아이스크림)를 농민들이 나눠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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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고수석 기자

2002. 0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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