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평양탐구학교 1기생들이 졸업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황해도 연백군과 개풍군을 배경으로 평화의 섬, 강화도의 가을을 함께 걸었습니다. 좁은 바다 건너 북측 연백군의 부부가 걸어가는 모습이 교동 망향대의 망원경 너머 눈앞에 보입니다. 한국전쟁 전에는 교동도 앞바다에 황해도 연백평야의 쌀을 실어 나르는 운반선들이 부지런히 오가고 있었답니다. 70여년 전 평화와 번영의 섬 교동도 앞바다를 다시한번 생생히 그려보았습니다.
연미정에 올라 졸업생들은 우리역사에게 가장 번영하였던 고려시대의 한강하구를 떠 올리게 되었습니다. 중국은 물론 멀리 페르시아에서 몰려 온 상인들의 무역선이 떠 있었던 곳. 천년 전 이곳 한강하구는 서해 바다가 예성강, 임진강, 한강으로 연결된 국제 물류와 무역의 중심지였다고 합니다. 우리역사에게 가장 화려하고 세계적으로 앞섰던 경제 및 문화 강대국 고려. “아시아의 맨하탄” 연미정 앞바다를 그런 모습으로 설명해 주신 해설 선생님의 말씀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앞 바다를 가로막은 3중 철책선이 더욱 미워졌는지 모릅니다. 10년 내에 우리 힘으로 이 철책선을 걷어내겠다고 힘주어 말씀하시는 강화도 평화활동가 선생님께 졸업생 모두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계속 만남을 이어가자던 인천 평양탐구학교 1기생들. 이 모임이 강화도 철책선 걷어내기 운동에도 든든한 옹호자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 보았습니다. 강화도의 가을은 그렇게 아름답게 깊어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