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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보도,성명서] 6대종교 공동 정축년 3·1절 성명서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7-03-2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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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정축년 3월 1일 정오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등 6대 종교의 대표자들이 78년전 3.1운동의 진원지이었던 탑골공원에 함께 모여 지난날 종교지도자들이 합심하여 일으켰던 기미년 만세운동을 회상하면서 오늘 우리의 상황에서의 3.1절의 의미를 새롭게 다지기 위한 기념식을 연합으로 갖게 된 것을 매우 감격스럽게 생각합니다.
특별히 3.1운동 당시의 종교인들이 서로 다른 신앙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초월하여 민족운동의 과제를 가지고 함께 행동하였기 때문에 3.1운동에 대한 공동의 회상은 우리로 하여금 앞으로도 여하한 종교간의 분쟁이나 갈등을 극복하고 민족의 대의를 위해 함께 행동할 것임을 다짐하는 결의에 이르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3.1운동이 일어난지 78년이 지난 오늘, 우리들은 여전히 심각한 민족적 고통 속에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1운동으로 달성코자 하였던 민족의 해방과 독립은 곧바로 분단의 비극으로 이어지고 동족상잔과 갈등대립의 쓰라린 역사가 반세기 이상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요즈음 부정부패와 경제난, 집단이기주의와 비양심, 그리고 정치의 후진성으로 온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특별히 우리들 종교인들이 낡고 부패한 정치를 개혁하고, 우리의 삶의 개혁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경제를 살리는 일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북녘 땅의 현실입니다. 지금 北에서는 우리 동포들이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통제 속에서 압박과 굶주림, 그리고 절망과 좌절의 늪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식량난은 너무도 절박합니다. 이미 수십만명의 餓死者가 발생했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훨씬 더 많은 동포들이 餓死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들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의 경우에는 마음만 먹으면 북녘 동포들을 餓死의 위기에서 완전히 해방시킬 수 있는 충분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족의 고통을 강건너 불보듯이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한눈을 파는 사이에 자칫 시기를 놓쳐 엄청난 수의 餓死者가 대량으로 발생하게 된다면 이에 대해 우리도 책임의 일부를 느껴야 할 것입니다. 78년전 우리의 선배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3.1운동을 일으켰다면 이제 우리들은 민족애의 발휘를 위한 제2의 3.1운동을 일으켜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시대 최대의 민족운동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어려움에 처한 북쪽의 우리동포를 돕는 동포애발휘 운동일 것입니다. 물론 국내의 어려운 사람들도 도와야 하지만 .........의 위기에 처해있는 사람들은 북한동포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를 종교대표자들은 이 땅의 모든 종교인들을 위시한 온 국민에게 북한동포돕는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하고자 합니다. 北의 南을 향한 증오심을 녹이고 전쟁도발 가능성을 봉쇄하기 위해서도 북한동포를 도와야 합니다. 우리가 진실로 평화통일을 원하고 남북간의 화해를 희망한다면 북이 가장 절박하게 식량을 원하고 있는 지금, 그들을 도와야 합니다. 훗날 통일된 후에 북한동포들이 1997년 우리가 굶어 죽어갈 때 당신들은 무엇을 했는가하고 질문할 때 우리에게 답변할 말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들은 정부당국에게 對北 식량지원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북한정권의 속성을 명확히 알게 된 만큼 한국정부가 對北韓住民대책을 수렴함에 있어서 더 이상 북한당국의 입장에 따라 좌우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북지원을 행할 것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규모도 이번에 정부가 약속한 6백만불 정도의 상징적인 수준이 아니라 기근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민간차원의 대북지원활동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배려하여야 합니다. 특히 언론과 기업이 적극적으로 민간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되어야 민간 모금운동이 활발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북한당국 또한 수해로 인한 피해 상황을 보다 투명하게 국제적으로 알리고 지원식량이 확실하게 피해주민들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도록 보장해주기 바랍니다.
우리는 또한 우리가 여러 가지 이유로 북녘 동포들을 제대로 돕지 못하고 있을 때 우리동포들을 도와준 미국, 일본, 중국 등의 나라와 전 세계의 종교단체 및 비정부기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희생되지 않기 위해 그들을 향한 인도적인 지원을 계속해 줄 것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우리들 6대종단 대표자들은 이번 3.1절을 기념하면서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 북한동포를 돕는 일에 앞장설 것이며 이로써 우리민족의 통일과 화해, 그리고 번영을 향해 나아갈 것임을 다짐하고자 합니다.

1997년 3월 1일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등록일 : 2002-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