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96-보도,성명서] 현 시국에 관한 각계 인사 성명서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7-03-21 11:15
조회/Views
866
우리 시민 사회 인사들은 1996년 11월 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시민사회 각계 인사 시국간담회를 열어 시국에 관한 의견을 모은 후 이와 같은 뜻을 가진 분들의 동의를 얻어 오늘 탑골공원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와 아울러 시국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이번 기회에 국가안보의 강화를 위해 국민적인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과 같이 북한이 도발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우리의 모든 힘을 모아 그동안의 허술한 국방태세와 안보 불감증을 시정하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그러나 최근 이양호(李養鎬)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군의 기강이 해이하고 군의 부패가 여전하며 공정한 인사(人事)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제아무리 군비를 증강한다고 해도 그것이 전력증강에는 제대로 이어질 수 없다. 정부는 국방비를 증액하기 앞서 먼저 군을 개혁하고 기강을 확립하는데 주력하여야 한다.
안보 태세 강화는 정부와 군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고 국민이 각성하고 아울러 민군(民軍)이 튼튼히 결속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이에 우리는 정부가 시민 사회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함으로써, 정부와 시민사회가 돈독히 결속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결과적으로 인권이 유린되고 자유민주주의가 조금이라도 위축된다면 이는 거꾸로 전국민적 안보태세를 약화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리고 부장간첩의 침투가 법과 제도의 미비함에서 기인된 것이 아니라 국방 태세가 해이한데 원인이 있는 만큼, 국방과 안보는 현재의 법체제 안에서 그 기능과 역할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2. 사회 각 분야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정의실현을 위한 개혁을 지속해야 한다.
사회 각 분야에서 부정 부패를 척결하고 사치와 낭비, 무사안일주의와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하여 우리사회의 건강성과 일체감을 유지하지 않으면 튼튼한 안보는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사회 지도층이 각성하고 분발해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공직자의 부정부패가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안보차원에서 이 문제를 근원적으로 척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국민 앞에 보여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경제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경제난의 근본 원인은 구조적인 인플리이션과 높은 땅값, 높음 금융비용으로 인한 고비용체질, 재벌에게 과도하게 집중되는 경제력, 노동집약적 저(低)부가가치 산업 구조로 인한 비효율, 중소기업의 경영난, 과도한 정부규제로 인한 저(低)효율 등에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이나 경제개혁의 후퇴가 아니라 오히려 한국은행 독립과 금융자율화를 통한 물가안정, 재벌정책 및 산업구조의 개혁, 공정한 경쟁 체제 확립, 불로 소득을 흡수하기 위한 세제개혁과 토지공개념 확립, 불합리한 정부 규제축소, 금융실명제 정착을 실현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체질을 강화시킬 경제개혁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결국 모든 문제는 현 정부의 개혁의지가 실종된 데서 비롯되었다. 현 정권이 정권재창출에만 집착한 나머지 개혁을 후퇴시키고 법 집행을 공정히 하지 않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권력 투쟁 와중에서 보신주의와 기회주의에 빠지고, 고쳐져야 할 개혁과제들이 방치되어 사회전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는 특별히 김영삼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공정하고 깨끗한 사회의 실현을 위한 개혁을 지속하기를 촉구한다.

3. 지금의 대결구도를 평화구도로 전환시키는 것이 우리의 나아갈 방향이다.
안보에 대한 관심을 동시에 평화실현과 동포애발휘와 결합해야 한다. 안보와 동포애는 서로 대립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안보 없는 동포애는 감상적 통일 논의로 흐르게 되고, 동포애 없는 안보는 군사충돌로 치달을 위험이 있다. 오히려 동포애를 발휘하는 것이 북의 돌출 행동을 억지(抑止)해 안보에 기여하게 되고, 그렇게 해서 안보가 강화되면 우리는 더욱 안심하고 동포애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이 남북 대화를 거부하고 무장 간첩 침투와 같은 도발을 계속 감행할 뿐만 아니라 보복 위협발언 등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현실이 오늘의 남북 갈등을 일으키는 커다란 원인이다. 따라서 남북 간의 긴장이 자칫 군사 충돌로 비화되지 않도록 지금의 대결구도를 평화구도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요청되고 있다.
안보태세는 튼튼히 하되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과잉 반응은 자제하면서 인내를 가지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정부와 민간이 보일 수 있는 대북(對北)자세는 냉전적 사고에 기초한 획일적 대응이 아니라 정부의 빈틈없는 국방 태세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끈질긴 외교적 노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민간영역에서의 다양한 평화노력이 결합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4. 북한은 <기본합의서>를 실천하기 위해서도 남북대화에 응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도 1001년 12월과 1002년 2월에 걸쳐 채택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일련의 부속합의서를 기억하고 있다. 그 내용은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평화가 이룩될 때까지 현 군사정전협정을 준수하며, 경제교류와 협력을 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지금과 같은 긴장상태에서도 이러한 기본 합의서 정신이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남북은 서로 경쟁하듯 군사력을 증강할 것이며 그 결과는 군사적 대립의 격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하루빨리 남북이 서로 만나 평화 정착과 교류를 위한 대화를 재개하는 것만이 민족이 나아갈 유일한 길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특별히 북한 당국이 허심탄회한 자세로 남북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5. 아사(餓死)의 위기에 처한 북녘동포를 돕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북한의 체제의 모순과 거듭된 수해, 국제적 고립으로 인해 북한의 식량위기는 곡물 수확기가 지났음에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식량 위기로 고통을 겪는 북녘 동포들이야말로 바로 시대착오적인 북한정권의 희생자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북녘동포와 북한당국을 구분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입장에서 우리는 굶주리는 북녘동포를 돕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종교계의 최근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위기와 식량위기를 해결하는 최종 책임은 결국 동족인 우리가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북한동포돕기운동도 정부와 조율(調律)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어야 확산이 가능하다. 지금과 같은 긴장상황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사(餓死)위기에 처한 북녘동포를 돕기 원하는 우리의 바램이 조속히 성사되기 위해서도 남북 간의 화해가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1996년 11월 5일

학계 : 강철규(시립대 교수) 金成勳(중앙대 교수) 김신일(서울대 교수)│金永來(아주대 교수) 金泰吉(서울대 명예교수) 盧明植(경희대 명예교수)│裴戊基(서울대 교수) 白樂煥(인제대 총장) 邊衡尹(서울대 명예교수)│宋 W(전 연세대 총장) 愼 廈(서울대 교수) 劉載天(서강대 교수)│尹慶老(한성대 교수) 李根植(서울 시립대 교수) 李三悅(숭실대 교수)│李相禧 (상지대 이사장) 이재정(성공회신대학대 학장) 全哲煥(충남대 교수)│趙要翰(전 숭실대 총장) 趙昌鉉(한양대 교수) 韓完相(한국방송대학교 총장)
여성 : 孫鳳淑(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 申惠秀(여성의 전화대표)│李正子(전문직여성클럽 한국연맹 회장) 지은희(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사회운동 : 姜汶奎(아시아시민운동연구원 원장) 金聖在(한신대 교수)│金鍾林(흥사단 이사장) 金知吉(공동체의식개혁국민운동 협의회 상임대표)│朴在昌(고당기념사업회 회장) 徐京錫(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집행위원장)│徐英勳(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회장) 孫鳳鎬(경실련 공동대표, 서울대 교수)│吳在植(크리스찬아카데미 사회교육원 원장) 李潤求(한국선명회 회장)│兪在賢(경실련 사무총장) 元敬善(경실련 환경개발센타 이사장)│李華洙(크리스찬아카데미 원장) 印名鎭(바른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全濟鉉(남강문화재단 상임이사)崔烈(환경운동연랍 사무총장)
불교 : 姜昔珠(칠보사 주지) 권기종(동국대 교수) 김월서(전 불국사 주지)│法輪(한국불교환경교육원 원장) 서돈각(불교진흥원 원장)│宋月珠 (조계종 총무원장) 이성타(조계종 포교원장)│이승산(스님) 李泓坡(관음종 총무원장)
기독교 : 金明赫(한국복음주의협의회 부회장) 金成洙(전 성공회 주교)│김의환(총신대 총장) 金俊坤(C.C.C총재) 金鎭洪(두레마을 대표)│朴相增(전기독교사회무제연구원 원장) 朴宗和(기옥교 장로회 총무)│朴炯圭(목사) 李漢彬(전 부총리) 정복량(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鄭鎭慶(성결교 증경총회장) 지덕(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崔薰(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洪淳禹 (복음주의협의회 회장)│홍정길(한국교회 남북나눔운동 사무총장)
카톨릭 : 金蒙恩(연희동 성당 신부) 오태순(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회장)│崔昌武(서울대교구 사회담당 주교) 유덕희(평신도협의회 회장)
원불교 : 趙正根(원불교 교정원장)
유교 : 崔根德(성균관장)
천도교 : 金載中(천도교 교령)
법조계 : 金昌國(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李敦明(전 조선대 총장)│李世中(전 대한변협 회장) 최영도(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韓勝憲(변호사)
언론 : 金明傑(한겨레 신문 논설위원) 나형수 (KBS 해설위원장)│서한표(한겨레신문 주간) 安炳燦(전 시사저널 발행인)│이 성춘(한국일보 논설위원) 황규환(전 KBS 라디오 본부장)
문화예술 : 高銀(시인) 金芝河(시인) 白樂晴(교수)│劉賢穆(영화감독) 李浩哲(소설가)
지역 : 姜信錫(광주, 목사) 김규태(대전, 목사) 金容福(전주 한일대학교 학장)│류강화(신부, 안동 상지전무대 학장) 조아라(전 광주 YWCA회장)│鄭鶴(대구환경운동연합 대표) 鄭英文(목사, 부산종교인평화회의 대표)│朴升漢(한학자, 춘천경실련 공동대표) 고충석(제주대 행정대학원 원장) │최병곤(청주경실련 공동대표) 홍남순(변호사)
- 총 10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