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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보도,성명서] 국민에게 드리는 글

작성자/Author
ksm
작성일/Date
2017-03-06 15:59
조회/Views
729
북녘땅, 우리의 동포들이 기아선상에 헤매이며 전세계를 향하여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작년 북녘땅 곳곳을 휩쓴 엄청난 수마로 인해, 북녘동포들은 생존 그자체가 위협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인들은 한사람의 입이라도 줄이기 위해 집을 떠나는가 하면, 일부 부녀자들은 산과 들을 헤매며 나무껍질과 풀뿌리를 찾는, 말그대로 초근목피로 연명한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6일 유엔이 발표한 「대북한 홍수피해 복구 긴급지원을 위한 종합 보고서」는 북한 전체 어린이의 25%를 차지하는 5세 미만의 아동중 상당수가 이미 영양실조 상태거나 영양실조 직전의 위기상황에 노출도어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굶주림은 올 7∼8월에는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비록 이념이나 체제가 다르지만 생존의 고통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은 우리의 한 민족이요 겨레입니다. 북한의 식량난이 수해때문만이 아니라 체제의 경직성과 북한정권의 실정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나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당하는 것은 북한주민들입니다. 때문에 북한동포들의 고통을 같이 아파하며 우리의 정성을 전달하는 것은 같은 동포로서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현재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어 가는 이런 북한 주민의 고난을 덜어주기 위해 유엔 식량기구를 포함하여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지원과 국내의 종교단체를 중심으로한 여러단체가 나서서 긴급지원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대기근에 직면한 북한의 실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우리 국민 모두가 참여하여 남한동포들의 정성을 모아 전달할 범국민적 운동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우리는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을 발족시켜 북한동포를 돕는 일에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다같이 참여하는 범국민적 캠페인을 펼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만 한시적인 대응에 머무르지 않고 북한동포돕기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북한동포의 어려움은 몇번의 식량지원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고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선은 심각한 기근에 처한 주민에게 식량과 각종 생활필수품 등을 지원하고 나아가 보다 장기적으로는 수해복구, 농업기술의 지도 등의 지원으로까지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우리는 이 운동은 정부와 충분히 협의하에 전해할 것을 밝힙니다. 남북관계에 미치는 여러 가지 영향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펼쳐나감으로써, 우리 국민들이 보다 안심하고 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 운동은 앞으로 단순히 북한 동포에게 식량을 지원하는 차원뿐만아니라 남북한 주민 상호간에 누적되어 온 뿌리 깊은 이질성과 적대감을 해소하고 민족동질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작용하여, 남북한 평화공존과 나아가 통일시대를 앞당기는데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녘땅에선 오늘도 우리의 동포가 쓰러져가고 있으며 굶주림에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부디 뜨거운 동포애로 동참해 주시기를 호소드립니다.  우리는 이 운동이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쉽게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범국민운동이 발전될 수 있도록 월수입 0.3%이상을 정기적으로 회비로 헌금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2만원이 성금이면 북한주민 7명 가족이 한달을 살수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작은 도움이라도 북한 동포의 고난을 해결해 주는 젖줄이 됩니다.
어려울 때 도움을 준 이들을 우리는 평생 잊지 못합니다. 작년 우리정부가 보낸 쌀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되었고 북한 동포들도 그 쌀이 남한에서 보낸 것임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남한 동포들이 북한 동포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줍시다. 비록 분단의 세월은 길었지만 동포애는 결코 식지 않고 뜨겁게 타오르고 있음을 전합시다.
우리는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1996년 6월 21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발기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