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스위스 제네바국제개발대학원 (The Graduate Institute, Geneva; IHEID)에서 국제개발학 석사를 전공하고 있는 전혜림입니다.
우리 나라의 많은 사람들에게 그러 하듯 제게도 북한이라는 곳은 참 가깝고도 먼 곳이었습니다.
북한 관련 전문지식과 직접 경험은 학기중에는 쉽게 접할 수 없기에, 잠시 한국에 들어와 있는 겨울방학을 이용하려던 찰나, 제가 공부하고 있는 개발학의 가장 핵심인 인도주의와 북한이 접점하는 NGO 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제게 꼭 맞는 단체라는 생각에 고민없이 바로 지원하게 되었고, 그 덕에 지난 한달 동안 학교 울타리 밖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으로 가득찬 뜻깊은 겨울방학을 나게 되었습니다.
한 달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년 사업계획수립회의를 참관하며 지속적으로 협업하고 소통하려는 사무처의 노력을 직접 볼 수 있었고, 손종도 국장님이 처음으로 진행하신 ORID 워크숍을 통해 직위체계를 허물고 대화의 장을 여는 아주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홍상영 사무총장님이 시시때때로 강조하시던 대북 시각의 변화는 제가 여태껏 논문 안에서만 읽어왔던 ‘집단의 편향된 주관화’의 폐해를 한반도의 맥락에서 생각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무 관련해서 저는 댄 위원님을 도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영자신문 Peace and Sharing에 기사 두 개를 게재 하였고, 그 과정 속에서 개풍양묘장 사업 관련 정보와 유엔제재면제 체제에 대해서도 아주 세세히 공부 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20 통일신년음악회와 헌교과서 수거에 참여 하면서 민간단체의 후원 과정 또한 체험 할 수 있었습니다.
공공 기관에서 경험했던 것 과는 달리 비교적 수평적인 근무 환경이 새로 웠고, 상황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밀고 나가려는 현지 민간단체의 기동력과 강한 의지 또한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제재가 의도치 않게 민간의 인권과 자유에 미치는 영향은 평소 나라간, 지도자간의 감정이 앞선 세계 정치에 휘둘리다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한달 동안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챙겨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신 사무실 식구분 한분 한분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