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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규 상임공동대표에게 듣다 [등록일 : 2016-01-13]

[인터뷰]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7-03-27 10:58
조회/Views
1774

분단 70년을 보내며


 


최완규 상임공동대표에게 듣다

-- 인터뷰: 최완규 상임공동대표


(신한대학교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원장)


                                                                                                                        손종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장

 2015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2015년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였다. 35년간의 일제 식민지 시대를 끝내고 우리는 광복을 맞이했지만 이는 곧 분단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7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우리 한반도의 분단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 분단이 언제 해소될 수 있을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의 한 통계에 따르면 한반도 남쪽 주민의 약 92%가 분단 이후 출생한 세대이다. 이는 곧 분단 이전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 사람이 전체 주민의 8%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한반도 북쪽에서는 주민의 95%가 분단 이후 출생한 사람들이다. 북쪽에서는 분단 이전에 태어나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 사람이 전체의 5%에 그친다. 70년이라는 세월이 결코 짧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분단 70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야 할까? 그리고 분단의 세월이 71년이 되는 내년에도 우리는 분단 극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최완규 상임공동대표를 찾았다. 최완규 대표는 지난 여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직에서 물러난 후 지금은 신한대 석좌교수로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는 지난 12월 10일 의정부에 위치한 신한대학교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원장실에서 이루어졌다.






- 분단의 세월이 70년을 넘어 이제 71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분단 70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요?


“우리가 해방 이후 3년의 멍에와 부정적 유산을 극복하지 못한 게 아닌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해방 3년의 상황과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방정국 3년을 보면 선 정부수립 후 통일하겠다는 정치 세력들이 한쪽은 미국을, 다른 쪽은 소련을 업고 권력을 장악함으로써 일종의 성공을 한 셈이지.


 논리적으로 보면 결국 한국전쟁이라는 것은 그 틀에서 나온 게 아닌가. 어느 한쪽이 먼저 정부를 수립하고 통일을 시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 어떤 측면에서 우리가 아직 그 유산을 벗지 못함으로 인해 우리는 여전히 제2의 한국전쟁이 가능한 구조로부터 해방되지 못했다라고도 할 수 있어요. 한편 당시엔 선통일 후 정부수립론자들도 존재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이들은 현실에서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실을 도외시하고 꿈만 가진 명분론자들이라는 비난을 받았지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과연 그렇게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지요. 오직 현실주의적 입장에서만 그들의 정책 실패를 평가할 수 있을까? 그들의 문제의식이나 뜻을 지금 이 시점에서 제대로 성찰해 보고 그것을 통해서 분단 70년을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의식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어요.”


- 대표님은 지난 1977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원으로 학계에 발을 담그신 이후 37년을 연구자로 보내오셨습니다. 지난 70년간 우리 사회의 북한 연구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텐데요, 이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50년대 북한 연구는 내막을 폭로하는 게 다였어요. 정치적 입장을 굉장히 투영시킬 수밖에 없었지요. 60년대 학계에서도 북한 연구가 본격화되지 않았습니다. 북에서 넘어왔던 사람들이 주로 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요. 연구의 자유도 상당히 제한되어 있었지요. 자료부터가 우선 그랬어요. 그 당시에는 불온간행물이라는 표현을 썼었지요. 지금도 특수자료실이라고 부르고 있죠? 그래도 비교적 자유롭게 북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게 노태우 정부 이후부터예요. 그렇게 북한 연구는 치우쳐 있었어요. 맹목적인 반공주의와 환상적인 교조주의가 한쪽은 좌로, 한쪽은 우로 왜곡시키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죠. 80년대 말 북한 방문기가 50여종이 나왔는데, 그러한 것들도 일종의 극단에 있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나마 인도적 지원단체들이 북에 다니면서 북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그 역시 북에 대한 인식 자체에 의해 재단될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점은 사실 지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요.”


- 대표님은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직에서 조기 퇴임하시고 이곳 신한대의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원장으로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탈분단’과 ‘경계’의 의미는 무엇인지요?


 “탈분단의 의미는 지금 당장을 통일을 하자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완고한 분단 체제가 있으므로 인해서 생기는 다양한 부정적 현상을 극복해 보자라는 의미에요. 탈분단을 통일과 등치시키는 게 아니죠. 경계는 피아를 구분하거나 만나지 않고 대립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경계를 자연스럽게 인정하면서 확인하고, 협력하자는 의미에요.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갈등하는 경계가 아니라 교류협력 등을 활성화하고 휴전선 인접지역을 어떻게 공동의 장소로 만들까 고민하는 등, 교류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방법을 찾자는 것이지요. 전세계 사례들을 한반도 맥락 속에서 풀어보고 싶어요. 분단이 70년을 넘는 상황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것이지요.”


- 분단이 70년을 넘었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분단 극복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북한이 자체적으로 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가끔씩 통일을 이야기하지 말자라는 주장도 하곤 하는데, 이는 통일이 필요없다는 말이 아니라 통일의 양태에 대해서도 새로운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요. 남과 북이 우선 평화롭게 사는 것부터 논의를 해야 하죠”


 최완규 대표는 다른 자료에서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한 북한은 통일의 일방적 대상이 아니라 소통과 관계맺음을 통해서 통일 코리아가 추구해야 할 정치, 경제, 사회문화 영역의 새로운 규범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협력의 대상”이라고 밝히면서 “이때 가장 중요한 일은 어느 일방의 변화를 강제하는 정치경제적 통합보다는 먼저 상호변화를 통한 사회문화적 융합을 이루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대표가 만든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이 하고자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남과 북은 분단된 채 70년이라는 긴 세월을 각각 지내왔다. 70년이라는 세월 동안 분단이 해소되지 못한 것은 어쩌면 분단과 분단 극복에 대한 우리의 문제 제기가 잘못된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분단 70년이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는 분단과 통일에 대한 우리의 질문 자체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소식지 88호 송년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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