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공지

남북의 무용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꿈꾸며, <순수 - 더 클래식> 공연 후기

[스토리]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22-04-18 14:49
조회/Views
3138


오케스트라의 조율 소리에 조명의 밝기가 낮아집니다. 자연스레 공연장 내 소음이 사라지며 모두의 시선이 어두운 무대 위를 향합니다.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맞추어 우아한 전통한복을 입은 무용수들이 나타납니다. 동그랗게 손을 맞잡고 풍작과 풍요를 기원하는 춤 ‘강강술래’를 추기 시작합니다. 서양의 악기 소리에 강강술래라니? 그런데 낯설지도 난해하지도 않고 이렇게 아름답다니? 첫 무대부터 ‘전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경기도 무용단과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만든 <살풀이> 공연이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작곡가 비탈리가 쓴 바이올린 곡 ‘샤콘느’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으로 불린다고도 하는데요. 청력의 저 깊숙한 곳까지 건드는 듯한, 카랑카랑한 바이올린의 슬픈 선율이 공연장에 울려 퍼집니다. 그에 맞추어 무용수가 하늘거리는 명주천으로 허공에 곡선을 그리며 진혼무인 살풀이를 춥니다. 어찌 보면 가장 한국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한’의 정서를 서양 악기가 표현할 수 있을까? 문득 떠오른 의문은 공연의 시작과 함께 의식할 새 없이 금방 흩어져버렸습니다. 1에 1을 더한다고, 꼭 2가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신선한 조화가 익숙한 감정을 더 깊게 자극할 수도 있구나. 우리 악기에 맞춰 출 때와는 또 다른 ‘한’이 표현됩니다.



본 공연을 기획한 김상덕 예술감독은 인사말에서 “본질은 본질과 만난다”고 말합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사람이 살면서 느끼는 감정과 애환은 인간 본질의 특성입니다. 그렇기에 각자의 문화와 표현의 도구가 다르더라도, 인간의 감정을 예술로 승화시킨 우리의 춤과 서양의 음악이 맞닿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전혀 다른 두 문화의 만남이 주는 새로움과 신선함을 보고 듣고 느끼며, 남과 북의 무용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상상했습니다. 각각의 아름다움을 가진 둘이 만나 또 다른 방식의 아름다움이 새롭게 탄생한 것처럼, 남과 북의 만남 또한 그럴 수 있지 않을까. 1 + 1 = 2 의 방식이 아니라, A + B = C 가 되는 방식으로요. 새로움을 탄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역시 만남이라는 확신 또한 함께 얻었습니다.

힘이 넘치는 <진도 북춤>을 보며, 전국 팔도 지역의 전통 무용이 갖고 있을 각자의 아름다움을 그려봅니다. 한반도 구석구석의 아름다움을 우리가 고루 느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남과 북이 가진 같음과 다름으로 더 풍부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바라고 또 기대합니다.

(기획홍보팀 양두리 부장)

전체 1,311
번호/No 제목/Title 작성자/Author 작성일/Date 조회/Views
공지사항
[알림]북민협 결의문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근간인 남북 교류협력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관리자 | 2024.02.27 | 조회 4047
관리자 2024.02.27 4047
공지사항
[스토리]'2024년 북한 신년 메시지 분석과 정세 전망' 토론회를 마치고
관리자 | 2024.01.03 | 조회 12404
관리자 2024.01.03 12404
공지사항
[알림]네이버 계정에 잠자고 있는 '콩'을 우리민족에 기부해주세요! 😀
관리자 | 2022.04.01 | 조회 24464
관리자 2022.04.01 24464
1308
[스토리]관계 맺기의 시작이 긍정적이고 평화롭기를 바라며 - 의정부여중 평화축구 진행
관리자 | 2024.03.21 | 조회 314
관리자 2024.03.21 314
1307
[알림]제98차 공동대표회의 개최… 2024년 주요 사업계획안 심의∙통과
관리자 | 2024.03.13 | 조회 756
관리자 2024.03.13 756
1306
[연대]독일 하인리히 뵐 재단이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관리자 | 2024.03.04 | 조회 972
관리자 2024.03.04 972
1305
[스토리]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던 시간 - 김지은 인턴의 활동 후기
관리자 | 2024.02.15 | 조회 1265
관리자 2024.02.15 1265
1304
[스토리]평화를 위해 사회적 의식을 확산시키는 힘 – 이예원 인턴의 활동 후기
관리자 | 2024.02.15 | 조회 877
관리자 2024.02.15 877
1303
[스토리]눈이 펑펑 온 이번 겨울, 2023학년 2학기말 헌 교과서 수거 마무리!
관리자 | 2024.02.15 | 조회 895
관리자 2024.02.15 895
1302
[스토리]남북교류협력의 미래, 우리민족 정책연구위원회와 함께 고민합니다
관리자 | 2024.02.05 | 조회 1200
관리자 2024.02.05 1200
1301
[함께읽기]“아이들의 ‘다른 남북 관계’ 상상 능력, 가장 큰 평화의 힘입니다” - 양두리 부장 한겨레신문 인터뷰
관리자 | 2024.01.12 | 조회 2764
관리자 2024.01.12 2764
1300
[알림]주정숙 사무국장, 2023 수원시 자원봉사 유공포상 수상
관리자 | 2023.12.27 | 조회 3233
관리자 2023.12.27 3233
1299
[알림]민간평화통일교육 단체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컨퍼런스 열려
관리자 | 2023.12.27 | 조회 2315
관리자 2023.12.27 2315
1298
[함께읽기]평화축구를 경험한, 학교 선생님들의 소감은?
관리자 | 2023.12.15 | 조회 2480
관리자 2023.12.15 2480
1297
[알림](사전등록) 2024년 북한 신년 메시지 분석과 정세 전망
관리자 | 2023.12.14 | 조회 6223
관리자 2023.12.14 6223
1296
[알림]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KB손해보험 노동조합으로부터 500만원 기부 받아
관리자 | 2023.12.12 | 조회 3423
관리자 2023.12.12 3423
1295
[알림][ 2023년 기부금 영수증 발급 안내 ]
관리자 | 2023.12.06 | 조회 11651
관리자 2023.12.06 11651
1294
[함께읽기][경향신문] 양무진 교수 칼럼 - 누구를 위한 ‘강 대 강 남북관계’인가
관리자 | 2023.11.30 | 조회 2551
관리자 2023.11.30 2551
1293
[알림]제7회 동북아 SDGs 이해관계자 포럼 중국 북경에서 열려
관리자 | 2023.11.30 | 조회 2084
관리자 2023.11.30 2084
1292
[스토리]남북 교류협력을 위한 법과 제도 - ‘상호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하여’ : 제78회 평화나눔 정책포럼 후기
관리자 | 2023.11.30 | 조회 2180
관리자 2023.11.30 2180
1291
[알림]‘북민협’, 통일부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관리자 | 2023.11.29 | 조회 1960
관리자 2023.11.29 1960
1290
[함께읽기](기고글) 강영식 공동대표 "평화는 교류협력의 지속적 상태"
관리자 | 2023.11.22 | 조회 1237
관리자 2023.11.22 1237
1289
[캠페인]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 - “정전 70년, 전쟁을 끝내고, 지금 평화로!”
관리자 | 2023.11.22 | 조회 882
관리자 2023.11.22 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