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방진복에 모자까지 쓴 두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사진 속 이야기의 주인공은 평양에 40여명의 제자를 두고 있는 (주)창이엔지의 노선호 대표(사진의 오른쪽)와 신중용 고문(사진 가운데)입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지난 2005년 6월 평양에 있는 정성제약종합공장 내에 수액약품공장을 완공했습니다. 이 수액약품공장 건설을 도운 국내 업체가 (주)창이엔지입니다. 노선호 대표와 신중용 고문은 (주)창이엔지를 대표해 수액약품공장이 2005년 완공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수액약품공장을 건설키로 결정했을 때 국제적인 우수의약품 제조 기준인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규정을 적용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GMP에 대한 개념이 없는 북한에서 이를 적용한 약품 제조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공장 건설 초기부터 공장을 운영할 정성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조했습니다.
노선호 대표는 수액약품공장 건설 당시 다음과 같은 목표를 세웠다고 합니다.
첫째, 제조환경을 CGMP(Current GMP) 시설 기준에 적합하게 시공하여 우수한 수액제공장을 건설한다.
둘째, 수액제 생산시설은 위생적이고 생산성이 높은 고품질 설비로 제작하여 제공한다.
셋째, 정성제약 독자적으로 GMP 공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기술자료와 문서 등을 제공하고 충분한 GMP 교육과 현장기술교육(OJT)을 지도한다.
이러한 목표 아래 노선호 대표는 공장 건설에 필요한 모든 자재와 설비들에 대해 엄격한 품질 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정성 직원들이 스스로 운영할 수 있도록 공장 하드웨어 전반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노선호 대표의 역할이 주로 하드웨어에 대한 교육이었다면 신중용 고문은 약품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태도, 자세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교육을 담당했습니다. 그는 수액약품공장 기술진에게 약 200시간에 이르는 GMP 교육을 직접 진행했습니다.
신중용 고문은 교육을 준비하며 약품 생산에 필요한 기술교육 이외에 교양강좌를 따로 준비했다고 합니다. 약품을 생산하는 일은 곧 ‘사람을 살리는 약’을 다루는 것으로, 이를 배우기 위해서는 인간의 존귀함을 먼저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마음이 가난한 자여, 복이 있나니.’, ‘두드려라, 열리리라.’,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등 여러 명언들을 인용하여 강의를 했다고 합니다.
노선호 대표와 신중용 고문은 자신들의 교육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 북한에서 열심히 약품을 생산하고 있을 정성의 기술진을 제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은 70년을 떨어져 살아온 사람들이 사제 관계를 맺게 하기도 했습니다. 노선호 대표와 신중용 고문은 북쪽 제자들이 약품을 생산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이 조만간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편집자 註]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이어질 특집 ‘사진으로 전하는 우리민족’은 지난 20년 동안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다녀왔던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하려 합니다. 남북이 처한 현실의 벽을 조금씩 조금씩 넘어왔던 이야기, 사람과 사람의 만남 이야기가 녹아있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