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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0주년 특집 19: 하늘에 맞닿은 수평선 너머가 동해예요?

[스토리]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7-09-27 14:09
조회/Views
2937
[창립 20주년 특집 ] 사진으로 보는 우리민족 19

2017

" 하늘에 맞닿은 수평선 너머가 동해예요? 북한 땅은 어디에 있어요? "

오른쪽 두만강을 경계로 북중 국경선이 있고, 러시아, 중국, 북한 국기 너머 삼국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방천 망해각 전망대입니다. 한중 청소년 평화 이니셔티브 친구들과 함께였습니다. 한중 청소년 평화 이니셔티브란 한국과 중국의 청소년이 북중 접경지역을 돌아보며 평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한반도, 그리고 동북아를 보다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는 강의와 답사, 활동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입니다.  올해 4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길공항에 내리자마자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재중동포와 처음 마주하는 자리는 직전까지 가장 긴장되고 사뭇 비장한 기운마저 감돕니다. 그런데 재중동포 친구들이 “안녕하세요” 하고 우리를 반기며 처음 인사하는 순간, 전까지 긴장감으로 가득 찼던 공기가 눈 녹듯이 풀어지는 경험을 매년 하곤 합니다. 서로 학교생활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조별 활동, 연길, 룡정, 도문 등 곳곳의 항일유적지를 둘러보며 친밀감을 쌓는 속도는 늘 어른보다 청소년이 빠르고 유연하다는 사실 또한 확인합니다. 현지에 사는 친구들과 함께 모든 일정을 소화하며 자연스레 그들의 역사, 문화, 생활방식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은 이 프로그램의 주요한 의의이기도 합니다.


 참가자들에게 매년 반응이 좋은 활동 중 하나로, “전쟁과 평화 사진전”이 있습니다. 강의를 통해 배운 갈등과 폭력, 평화의 유형을 모둠 별로 스스로 작품이 되어 표현하는 작업입니다. 서로 다른 배경의 친구들이 일상을 소재로 집, 학교, 학원 등에서 겪는 갈등을 나누고, 공감하며, 각자 생각하는 평화를 동작으로 연출합니다. 그 과정에서 청소년 특유의 재기발랄함과 상상력을 발견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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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즐거웠던 순간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연변은 접경 지역의 특수성을 지닌 곳입니다.  따라서 한중 관계의 부침에 따라 비자 발급부터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까다로웠습니다. 심지어 북한, 중국, 러시아 삼국의 경계인 방천에 가는 도중 군인이 직접 버스에 올라 검문을 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겉으론 담담한 체 했지만 내심 살 떨렸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우리말이 능숙한 동북3성 지역의 친구들임에도 불구하고 저희끼리 있을 때는 중국말로 소통하는 모습을 볼 때 찾아드는 이질감은 뭐라고 꼬집기 어려울 만큼 미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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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둥글게 마주 앉아 가장 기대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면 모두 입을 모아 ‘백두산 천지’를 말합니다. 그랬던 친구들이 모든 과정을 마칠 때는 막연하게 자리 잡고 있던 재중동포들에 대한 편견, 선입견을 극복하게 되었다는 소감을 전합니다.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때로는 불편한 감정을 견디는 경험을 거쳐 참가자 스스로 ‘이해’와 ‘공감’을 이야기할 때면, 실무자로서 뿌듯함이 차오릅니다. 동시에 재중동포 친구들과 계속 연결 고리를 이어나갈 수 있을 지 고민 역시 커집니다. 이 친구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동북3성 지역을 떠나 다른 연해지역 대도시로 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합니다.  주류사회로 진출하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재중동포 다시 말해 조선족 수가 점점 줄고 경제적인 이유로 하나둘씩 떠나가 마을이 비어가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중 청소년 평화 이니셔티브 참가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느낀 '이해'와 '공감'의 가치를 갖고 다양한 지역과 위치에서 성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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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문다리 건너 북한 땅을 바라보며 우리 친구들이 언젠가 저 붉은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길, 백두산 천지를 중국의 서파와 북파가 아닌 또 다른 길로도 갈 수 있게 되길 상상해봅니다. 더불어 한반도와 그 경계를 둘러싼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평화와 공존을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두만강 너머 북한 땅을 바라보던 그 순간부터, 우리는 서로가 함께 아파하고 기뻐하며, 앞을 바라보고 공감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장근영 간사



 [편집자 註]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2016년부터 이어지는 특집 ‘사진으로 전하는 우리민족’은 지난 20년 동안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다녀왔던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하려 합니다. 남북이 처한 현실의 벽을 조금씩 조금씩 넘어왔던 이야기, 사람과 사람의 만남 이야기가 녹아있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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