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공지

20년 만에 드리는 편지, 20년의 기록

[캠페인]
작성자/Author
관리자
작성일/Date
2017-05-24 10:58
조회/Views
4785

강영식(모금캠페인용)


안녕하세요, 선생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강영식입니다.


지난 5월 10일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새 정부의 출범은 그동안 악화되기만 했던 남북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아니, 더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낼 것인가?’이겠지요. 우리 역사에 아픈 날이 많은 5월이지만, 5월은 또 푸르기도 해서 조금은 더 밝은 앞날을 꿈꿔 보기도 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도, 우리 사회도 한 뼘 더 자랄 수 있겠지요.


# 20년 만에 드리는 편지, 20년의 기록 


오늘 선생님께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간곡히 드릴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편지글을 메일로 드리는 것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창립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인 것 같습니다. 문득 20여년 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창립할 때의 생각이 떠오릅니다. 오늘 이 편지에 담긴 내용은 제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몸담았던, 조금은 서투르기도 했던 지난 20년간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서두가 이렇게 장황한 이유는, 이미 느끼시겠지만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어 한 번 해 보겠습니다. 저희들이 이 편지글을 드리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약 1년 반을 고민하고 토론해 왔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2017년 올해 6월이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이제 21살이 됩니다. 21살의 청년으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래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그 새로운 시작에 꼭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재정입니다. 계산을 해 보니 새로운 출발을 위해 약 1,000만원의 월정 후원금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그 이유를 말씀드리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월정 후원자로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후원에 동참하실 때에는 이 편지글 마지막에 있는 ‘후원하기’ 배너를 클릭한 후 화면에 나오는 대로 내용을 기입해 주시면 됩니다.


뜬금없이 이게 무슨 말이지?’라고 의아하실 지라도, 또 어떤 결정을 내리시든지 관계없이 우선 제가 드리는 말씀을 잠시 시간을 내어 들어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해인 2016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창립 2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초부터 저희들은 창립 이후 20년의 시간을 돌아보는 백서를 준비했습니다. 1996년 창립 당시의 상황을 돌이켜보면서, 20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표면적인 현상은 어쩌면 이렇게 달라진 것이 없을까 한탄을 하기도 했습니다. 분단 70년의 멍에를 극복하는 데 20년의 시간은 너무나 짧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백서를 작성하면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걸어온 길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백서를 쓰면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그동안 해 왔고, 지금 하고 있고, 하고자 하는 일이 어떤 의미의 것인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홈페이지의 자료실 281번 게시물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20년 백서 – 나눔과 평화의 길, 그 스무 해의 여정』이 올라가 있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한 번 훑어봐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이 백서에는 캐나다인으로, 지난 1997년 평양에 상주하면서 유엔 기구들의 식량원조 연락사무소장을 역임했던 에리히 와인가트너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조금은 긴 느낌이 있지만 일부를 인용하고자 합니다. 와인가트너의 이 글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하고자 하는 일의 의미를 아주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 나눔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가 다른 이와 무언가를 나눌 때, 그 나눔은 주는 이와 받는 이 양쪽 모두의 것이며, 자원을 나눈다는 것은 그러한 자원을 공동으로 소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나눔은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 자체를 정의하는 특징이다. 나누지 않는 공동체는 그 공동체적 속성을 포기한 것이며, 나눔에 대한 거부는 공동체가 분열되었다는 증거이다.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는 전쟁 발발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비무장지대는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남북간의 나눔과 ‘서로돕기’도 막아왔다. 그런 점에서 비무장지대는 한반도 공동체가 분열돼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물인 것이다. …… 한반도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바로 화해이다. 자원뿐만 아니라 고통과 슬픔, 갈망과 희망을 터놓고 나누는 것, 이것이 화해로 가는 첫걸음이다.”


와인가트너에 따르면 지금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는 전쟁 발발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남북간의 나눔과 ‘서로돕기’도 막아온 장애물입니다. ‘한반도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가 화해인데, 자원뿐만 아니라 고통과 슬픔, 갈망과 희망을 터놓고 나누는 것, 이것이 화해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와인가트너는 이야기합니다.


# 고통과 슬픔 등을 터놓고 나누는 것, 화해로 가는 첫걸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지난 20년은 바로 이러한 일을 해 온 과정이었습니다. 비무장지대라는 경계를 넘어 남과 북을 연결하고 분열된 한반도에 화해를 가져와 다시 한 공동체로 거듭나게 하고자 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10년 전 ‘인도지원 NGO, 평화 NGO, 남북통합 NGO’로 저희 스스로를 규정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열심히 했으며 이것이 결국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합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지난 20년간 북쪽 지역을 방문한 횟수는 551회에 이르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통해 북쪽을 방문한 인원도 6,532명에 달합니다.


최근 몇 년간 우리의 대북지원이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우리의 그러한 활동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남북간의 교류협력이 없이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합도 있을 수 없다고 저희는 믿습니다. 그런데 저희의 이러한 믿음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닙니다. 저희들의 믿음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지난 20년간 해 왔던 대북 인도지원의 과정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북 인도지원의 과정에는 어떤 일들이 있을까요?


사실 우리 민간단체들의 대북 지원은 결코 일방적이지 않습니다. 어떤 하나의 프로젝트가 기획되고 실행되어 그 성과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지난 20년은 그런 수많은 어려움을 넘어온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대북지원은 수많은 어려움을 넘는 과정


그 중 몇 가지만 이야기해 볼까요? 수많았던 어려움, 그리고 그것을 넘어온 일들 중에 여전히 잊지 못하는 게 있습니다. 첫 번째는 2005년 6월의 일입니다. 약 3년의 지원 끝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평양에 있는 정성제약연구소에 수액약품공장을 설립했습니다. 그런데 수액을 비롯한 제약공장을 짓는 것은 단순히 공장 설비만 현지에 갖다 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국제적인 우수의약품 제조 기준인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규정을 적용한 수액약품공장 설립을 목표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약품을 만드는 설비와 더불어 그곳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들 스스로가 약품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약 3년에 걸친 물자 지원과 교육을 거쳐 드디어 2005년 6월 9일 수액약품공장 준공식을 거행하기로 북측과 합의했습니다. 준공식 참석을 위해 남쪽에서는 약 100여명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후원자들이 비행기를 전세 내어 서해 직항로로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수액약품공장 준공식을 하려면 실제로 그 공장에서 수액이 생산되어야 합니다. 저는 당시 수액약품공장 지원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며칠 먼저 평양에 들어갔습니다. 정성제약 직원들에 대한 막바지 GMP 교육과 생산 설비 설치로 분주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쪽의 손님들이 오기로 한 상황에서 북쪽 정성제약의 직원들은 며칠 내내 밤을 새는 강행군을 했습니다. 저와 더불어 현장에 있던 남쪽의 기술자들도 정성 직원들과 함께 밤을 샜습니다. 마침내 남쪽의 전세 비행기가 평양비행장에 도착하는 당일 아침 수액제가 제대로 생산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같이 밤을 샌 저는 평양에 도착하는 남쪽 대표단을 마중하러 순안공항에 나갔습니다. 아! 그런데 저 멀리 태극 문양을 단 대한항공 비행기가 평양비행장 상공을 한 바퀴 돌아 활주로에 착륙하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울컥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와 함께 정성제약 현장에서 며칠 밤을 샌 북쪽의 사업 담당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와 그 북쪽의 사업 담당자는 그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먼산바라기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저희들의 대북지원 사업에서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과정, 게다가 평생을 다른 체제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만나는 상황에서 얼굴 붉히는 일이 왜 없었겠습니까? 그런데 그러한 과정에서 북의 사람들도 변하고 저희들도 변했습니다. 아니, 변했다는 표현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1998년 첫 방북을 했습니다. 당시 북쪽은 남쪽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습니다. 시민단체나 민간단체의 개념이 전혀 없던 북쪽 사람들은 저를 정보기관의 하수인으로 오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오해는 얼마 가지 않았습니다. 여러 차례의 방북과 지속적인 만남으로 그러한 오해는 곧 불식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노력했지만 북쪽도 노력했습니다. 물론 관계는 좋아졌다가 또 나빠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사무총장인 제가 북쪽의 거부로 일정 기간 북한을 방문하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간도 지나고 보면 일시적이었습니다. 남과 북의 만남은 그 진척이 무척 더디지만, 그래도 꾸준히 무엇인가가 만들어졌습니다.


정작 어려운 것은 남쪽의 일입니다. 제가 이 편지글에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20년을 이야기하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최근 7~8년은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사업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으며 대북지원에 대한 남쪽의 여론도 양쪽으로 갈려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묻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남과 북이 이렇게 서로를 불신하는 상황에서 교류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남는 것이 무엇일까요? 저희들의 답은 일상적인 안보 불안과 민생의 위기입니다. 2010년 11월 23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후원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이 어떤 날인지 기억하시나요? 바로 연평도 포격이 있었던 날이고 이로 인해 네 분의 우리 주민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그 날의 연평도 포격은 3월의 천안함 사건과 연결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저희들이 절실하게 느낀 점이 있습니다. 지금 분단된 땅, 한반도에 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게 되었습니다. 북쪽은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자리에서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북한을 상대하지 않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vs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기 저희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접속어를 많이 썼습니다. 정치군사적으로 남북관계가 좋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정치적인 인도적 대북지원을 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라는 접속어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남북관계가 후퇴하고 위기 상황이 된 것은 우리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이 거의 중단돼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북관계가 후퇴하고 한반도의 평화가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을 해야 합니다. 이는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을 평화의 차원으로 확장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우리는 최근 몇 년간 3~4월만 되면 한반도 전쟁 위기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우리는 그러한 전쟁의 불안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남북관계와 관련, 우리 국민 대다수가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보다는 평화관계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2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자체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은 새로운 정부가 북한과 평화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대북관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새로운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관련해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68.6%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반면 ‘북한에 대한 강경한 대응으로 나가야 한다’는 응답은 26.5%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일은 우리 국민들의 이러한 바람을 받아 안는 것입니다.


2016년 상반기 20년 백서를 통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지난 20년을 정리한 저희들은 하반기부터는 미래 설계에 들어갔습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본 것은 앞으로의 일을 전망하고 계획하는 것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비전위원회를 구성해 20주년의 시점에서 앞으로의 20년을 전망한 비전과 미션을 논의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새로운 비전과 미션입니다. 저희는 오는 6월 21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새롭게 정립된 비전과 미션을 선포하는 자리를 가지려 합니다.


이에 더해 저희들은 3대 핵심목표와 10대 실천과제를 도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이 이제 저희들이 하고자 하는 일입니다. 저희들은 우선 우리 민족의 공동 발전과 남북간 격차 해소를 위한 교류협력의 확대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서로돕기운동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가능하고 상호이익이 되는 방식의 남북협력사업을 선도하고자 합니다. 한반도 갈등해결과 우리 사회의 평화문화 확산도 저희가 주요하게 해야 할 일이며 국내외 연대 강화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이 중의 몇 가지 일들은 4~5년 전부터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중 영국 브라이튼대학교에서 만든 F4P(Football for Peace) 프로그램은 스포츠를 통한 평화문화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저희가 주요하게 확대해야 하는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홈페이지 ‘소식•공지’란의 690번 게시물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연구역량을 강화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사무처 내에 정책논의 기구로 ‘평화나눔센터’를 두고 있습니다. 외부 전문가들이 정책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평화나눔센터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여러 사업에 대해 정책적인 자문과 각종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 평화나눔센터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폭넓게 진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을 정리, 외부에 알리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최근 절실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사실 그동안의 우리 활동을 반성적으로 평가한 끝에 나온 것입니다. 대북지원이 활발하던 시기, 저희들은 말 그대로 북쪽 지역을 방문하느라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지원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한 달에 두 번씩 북을 방문하고, 북에서 돌아와서는 그 다음 방북을 위해 많은 사람을 만나 지원물자 목록을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 빠진 것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일들을 우리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앞에서 제가 ‘과정’이라는 표현을 썼었는데, 대북지원의 과정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 남과 북의 사람들이 만나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제대로 정리해 알리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가 대북지원에 대한 남남갈등이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남북간 교류협력의 확대를 위해서도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이전의 대북지원 사업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남북간 협력사업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사무처 인원으로는 역부족입니다. 10년 전 대북지원이 활성화했을 당시 사무처에서는 저 사무총장을 제외하고도 4명의 인원이 남북협력팀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교류협력이 중단된 이후 최근 남북협력팀에는 1명만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 3명 상근자와 사업비 등 매월 최소 1천만원 필요


이 모든 일들을 위해 저희들은 3명의 상근자가 새롭게 필요한 상태입니다. 이들의 급여와 또 새롭게 시작할 영역의 사업비 등 사무처에서 필요한 지출 비용을 모두 계산해 보니 매월 최소한 1,000만원이 새롭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 달에 1,000만원을 새롭게 모으는 것, 무리한 욕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들의 이러한 결론은 지난해 초부터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수없이 고민하고 토론했던 결과입니다. 지난 20년의 저희 활동을 반성적으로 평가하고 새로운 20년의 청사진을 갖고 있는 저희의 바람입니다. 물론 저희의 이러한 바람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그만한 능력이 있어?”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후원자인 서울대학교 윤지현 교수의 답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수년 전 밥(BaB) 캠페인을 접하면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후원자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통일이 될 때까지 매년 조금씩 더 후원할 생각으로 정말 적은 금액의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통일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몇 년간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보며 사소한(?) 걱정이 생겼습니다. ‘후원금이 더 커지기 전에 통일이 돼야 할 텐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제가 아는 국내외 NGO 중 사무처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능력’이 단연 최고입니다. 이제 20살, 성년의 나이를 지났으니 앞으로의 20년 중년이 될 때까지 더욱 건강한 활동을 기대합니다!!”


지난 20여년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이제 새로운 20년의 길을 나서려 합니다. 청사진을 그리고 그 기반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입니다. 물론 고민이 많습니다. 우리가 청사진을 그린 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북쪽은 어떻게 반응할까? 북쪽과 남쪽을 우리가 모두 설득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지치지 않고 이 일을 수행할 수 있을까?  사실 이 모든 고민들에 대해 답을 내놓을 능력은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한 단체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아니 우리가 결국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 남과 북이 서로를 잇는 가교(架橋)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남과 북, 해외의 우리 겨레가 서로를 이을 수 있는 가교(架橋)가 되기를 바랍니다. 남에서는 북쪽 이야기를, 북에서는 남쪽 이야기를 더욱 많이 하면서, 그것이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정의롭고 건강한 한반도평화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있겠지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새롭게 마련한 비전에는 이전에 없던 한 단어가 생겼습니다.


바로 ‘시민’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 5. 24.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강영식 올림


※ 이 편지를 읽으시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월정 후원자로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미 후원을 하고 계시는 분들은 증액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후원 방법은 편지글 마지막에 있는 ‘후원하기’ 배너를 클릭하신 후 필요한 내용을 기입해 주시면 됩니다.


후원에 참여하실 때는 아래 후원기대표를 참고해 주십시오. 저희들은 앞으로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모금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이 편지를 보내 드린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선생님을 포함해서 다른 분들이 참여하신 후원 결과에 대해서 몇 차례 중간보고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후원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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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Peace Monday – 7월 4일 월요일 1시간, ‘평화’에 투자하세요!
관리자 | 2022.06.15 | 조회 2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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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성명서, 「북한 코로나 발생, 남북의 신속한 공동 대응과 협력을 촉구합니다」
관리자 | 2022.05.12 | 조회 5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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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성명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에 대한 긴급지원을 촉구합니다”
관리자 | 2022.04.28 | 조회 8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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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종전과 평화를 위한 거리서명의 날, Peace Monday - 그 세번째 이야기
관리자 | 2021.12.06 | 조회 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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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KSM 서포터즈’ 출범
관리자 | 2021.07.30 | 조회 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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